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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손잡은 이월드, M&A 막전막후 그룹 구조조정 방점…거래금액 막판 상향조정

진현우 기자공개 2019-03-07 10:19:0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시몬느PE를 재무적투자자(FI)로 초청해 진행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딜을 마무리했다.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는 작년 상반기 쥬얼리사업을 스핀오프(Spin-Off)해 이월드에 편입시키는 형태로 딜 구조를 설계했다. 자금은 이월드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매각으로 조달한다는 복안이었다.

2018년 9월. 이랜드그룹은 유안타증권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투자유치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곧장 기업실사에 착수한 유안타증권은 두 달 뒤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했다. 투자확약서는 이월드가 발행하는 RCPS와 CB를 총액인수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월드 경영권 지분(50%+1주)의 주식가치(Equity Value)는 2000억원으로 책정됐다.

◇ 이랜드월드 차입금 상환 '주 목적'… 시몬느와 전략적 협업 기대

작년 9월 추석연휴가 끝나고 급속도로 진행된 이번 딜은 이랜드월드가 메리츠금융그룹에서 빌렸던 사모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사모사채를 매입하면서 이랜드그룹 내 계열사들이 자본유치, 프리IPO 등을 하기 위해선 자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상에 내걸었다.

당초 이랜드월드는 올해 1월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빌렸던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기 위해 쥬얼리사업을 영업양수도 형태로 이월드에 넘기는 딜을 고안했다. 다만 메리츠금융그룹이 2018년 연말 안에 차입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금리를 올리겠다고 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2000억원 가량의 브릿지론을 실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랜드월드가 이월드의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유치한 FI 자금으로 올해 1월 상환에 나선다는 확약을 받고 대출을 실행했다.

이처럼 이월드와 시몬느PE의 거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랜드그룹의 구조조정을 주 목적으로 진행됐다. 다만 이랜드월드가 핵심 사업부이자 캐시카우(Cash Cow)로 꼽히는 쥬얼리사업부를 단순 구조조정 차원에서만 활용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쥬얼리사업부는 매년 200억원대 에비타(EBITDA)를 내는 효자 사업부였다. 탁월한 영업현금흐름에도 불구, 쥬얼리사업부에서 벌어들인 돈은 성장을 위한 재투자에 사용되지 않고 운전자본 부족에 허덕이는 스파오(SPAO), 로엠(ROEM) 등 패션사업부에 들어가는 한계점이 있었다.

따라서 이랜드월드는 쥬얼리사업부를 떼어내 기존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 이번 딜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월드와 손을 맞잡은 시몬느PE 뒤엔 세계 1위 핸드백 ODM업체로 알려진 시몬느가 자리잡고 있다. 시몬느는 명품 핸드백 마이클 코어스, 토리버치, 버버리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랜드월드와 시몬느 양사 모두 패션업 부문에 있어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몬느가 이랜드그룹이 보유한 중국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딜을 단순 구조조정 성격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 유안타증권이 만든 거래, 인수금융 '오버부킹' 투자자들로 북적

유안타증권은 이월드의 '50%+1주' 지분가치(Equity Value)를 2000억원에 맞춰 딜 발굴부터 쿠킹까지 진행해 왔다. 다만 M&A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이월드 주가가 상승했고, 주가에 따라 발행가를 결정하는 상장사의 특성상 기존 2000억원에서 2208억원으로 거래금액이 변경됐다. 주가 변동으로 상향 조정된 거래금액(208억원)은 이랜드월드가 펀드 LP로 참여해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시몬느PE는 총 거래금액 중에서 1000억원 가량은 프로젝트펀드로, 나머지 1200억원은 유안타증권의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프로젝트펀드엔 이랜드월드 외에도 유안타증권이 100억원 가량 출자했다. 유안타증권은 원래 1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LP들이 참여를 희망하면서 투자금액을 50억원 줄였다. 총액인수 후 셀다운(재판매)을 진행한 인수금융도 오버부킹을 기록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밖에 이월드의 소액주주들이 요청한 주식매수청구권이 10억원에도 못 미쳤다는 점도 이번 딜을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상장사인 이월드는 자사 매출액보다 9배 이상을 웃도는 쥬얼리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했다. 물론 이랜드그룹이 이월드의 지분 약 75%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안건 통과는 문제되지 않았다. 특별결의 사항의 통과요건은 발행주식 3분의1 이상, 출석주식의 3분의2를 초과하는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이랜드그룹 입장에선 다수의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추가 자금부담이 생길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사회 결의시점에 맞춰 이월드 주식가치가 상승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소액주주들은 많지 않았다. 향후 시장에 내다팔면 더 이득이 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2018년 11월 기준 소액주주들은 이월드 지분 25.22%를 보유중이다.

◇ 시몬느PE, 주가 업사이드 기대… 향후 성공적 엑시트 주목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시몬느PE는 이월드가 양수받은 쥬얼리사업부를 캐시카우로 활용해 재무적 안정성을 갖춘 우량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번 거래를 하우스 첫 딜로 낙점했다. 테마파크 사업체인 이월드는 시설투자로 고정비용이 많이 들지만 매출액 변동성은 크다. 반면 쥬얼리사업부는 고정비는 적지만 매년 꾸준한 현금을 창출하는 알짜 사업부다. 시몬느PE는 재무적 시너지효과를 통한 주가 업사이드를 기대하고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E-WORLD'는 1995년 3월 개장해 한 해 평균 약 250만 명의 입장객이 방문하는 테마파크다. 레저산업을 영위하는 이월드가 로이드(LLOYD), 오에스티(OST)로 유명한 이랜드월드의 쥬얼리사업부 인수를 결정했을 때만 하더라도, 업계는 돈이 필요한 이랜드월드가 핵심 사업부를 이월드에 떠넘긴 정도로 여겼다. 다만 이랜드와 시몬느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손을 맞잡았는지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시몬느PE 또한 이랜드그룹의 구조조정 딜에 가려져 있지만 하우스 차원의 첫 트랙레코드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시몬느PE는 삼성증권에서 IB업무를 담당했던 심재만 대표를 시몬느그룹이 영입하면서 출범한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성장을 갈망하는 기업들에게 경영전략을 제시하고, 숨겨진 기업가치(EV)를 찾아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게 시몬느PE의 설립 취지이자 하우스 차원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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