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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대표라서 가능한' 실험 [thebell desk]

이승우 자산관리부 부장공개 2019-03-14 08:43: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2일 07: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음식점에서 마지막까지 신발정리를 하던 기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 대한 한 지인의 전언이다. 그러면서 "그 모습이 남루하거나 비굴해 보이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잔잔한 감동과 교훈을 준다"고 했다.

IB업계 '대부'가 부족한 내공을 보완하기 위해 처세술을 구사하는 게 아니다. 진심에서 우러 나오는 자신감 그리고 여기에 덧댄 겸손함이다. 자신감과 겸손함의 묘(妙)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

정 대표의 자신감은 과감함으로 표현된다. 특히 IB 업계를 주름잡은 그 자신감이 자산관리(WM) 사업을 접하면서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KPI 폐지 이야기다.

NH투자증권의 KPI 폐지는 파격이다. 그동안 경쟁사들이 고객 중심으로 WM 사업을 하겠다고 외쳤지만 솔루션을 대할 때면 핵심을 외면한 채 주변만 맴돌았다. 직원 평가 역시 회사에 단기적으로 얼마나 이익을 주느냐로 귀결되기 마련이었다. 이런 문화에서 고객과의 소통, 즉 '과정 가치' 중시는 뜬금없을 수 있다. 하지만 WM 사업의 무게추를 확실히 고객에게 두겠다는 정곡을 향했다.

이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자산관리 사업을 들여다 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CEO의 당면 과제인 단기 실적에 연연한다면 KPI 폐지는 불가능하다. 고객과의 소통·대화를 통한 성과 도출은 당장의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IB 비즈니스를 통해 체득했던 고객 관리에 대한 자신감, 또 고객을 대하는 겸손함이 배어 있는 대목이다. 많은 이들이 '정영채 대표라서 가능했다'고 할 정도다.

KPI 폐지는 NH투자증권을 WM 업계의 선봉에 세우기도 했다. WM 업계에서 항상 뒷자리를 차지하던 NH투자증권이 전면에 나섰다. WM 비즈니스의 선두주자로 여겨지는 쟁쟁한 시중은행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사업전략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NH금융그룹에서 일어난 파격이라 그 의미는 배가된다.

따지고 보면 IB와 WM을 구분해 놓는 건 금융회사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고객을 위한 게 아니다. 고객에게는 그냥 '무슨 무슨 증권사'일 뿐이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WM과 IB 직원들에 대한 평가도 고객 중심에서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다. 다만 증권맨을 움직이는 핵심 키인 '성과급'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취임 후 1년이 지난 정영채 대표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영채 대표라서 가능한' 그런 일들이 앞으로도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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