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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가 IPO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 [thebell note]

전경진 기자공개 2019-03-21 08:19:2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8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올들어 잇따라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현재 케이스위스(K-Swiss)와 이앤씨(EnC) 매각 협상이 한창이다. 시장에서는 딜 클로징 후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각 자금은 사업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재무 개선을 위해 사용된다. 2017년 모던하우스와 티니위니 매각 자금이 계열사로 유입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모두 이랜드월드의 별도기준 차입금 감축에 쓰일 예정이다. 이랜드월드가 최근 계열사의 자금 지원 부담을 도맡으면서 부채 총량 감소가 필요해진 탓이다.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재무개선 보다는 자금 융통에 더 집중해왔다. 사업 자금이 필요하면 외부 차입금이나 계열사간 지원으로 해결했다. 이랜드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이랜드의 모든 브랜드들은 하나하나 공들여 키워온 '자식' 같은 존재들이라 그룹 위기 속에서도 브랜드를 정리할 생각은 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랜드그룹의 이런 변화된 행보는 기업공개(IPO)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로 읽힌다. 상반기 IPO를 진행하는 이랜드리테일이 그동안 지주사와 분담해온 그룹 지원 책임을 끊게 됐다는 메시지다.

이랜드리테일은 아울렛 업계 1 위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여왔다. 하지만 계열사 자금 지원 창구 역할을 하며 그룹과 동반 위기를 겪었다. 이랜드리테일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이랜드의 계열사'라는 이야기까지 회자될 정도다. IPO 흥행을 위해서는 그룹과의 재무적 절연 관계를 보다 확실히 시장에 보여줄 필요가 있었단 평가다.

이런 평가는 2017년 프리 IPO 때도 확인됐다.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총 2500억원 한도 내에서만 계열사 지원이 가능하도록 재무 통제를 약속 받은 후 자금을 투여했다.

이랜드그룹의 달라진 전략을 업고 이랜드리테일은 FI들과 별 다른 갈등 없이 IPO 절차를 밟는 모습이다. FI들은 IPO 까지 약정 기간이 남은 데다가 그룹이 성실하게 계약 조건을 따르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랜드그룹은 현재 계열사별로 스스로 사업을 영위하도록 재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꼭 필요한 자금 지원은 지주사를 중심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350억원 규모 유동화 증권 발행 때도 신용보강자 명단에서 이랜드리테일은 제외됐다.

이는 이랜드리테일의 IPO 흥행을 담보할 수 있는 요소다. 상장 후에 그룹 자금 창구로 다시 전락할 가능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의 사업 역량과 성장성만 보고 청약에 나설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 IPO를 앞두고 이랜드그룹이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가 공모주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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