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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비상은 비상인데 'MS 경쟁 포기 못해' [카드사 마케팅비용 분석] ③기타마케팅비용 늘자 수수료수익은 감소… '반비례' 뚜렷

조세훈 기자공개 2019-03-28 10:20:00

[편집자주]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손익보존을 위한 카드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마케팅 비용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은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 더벨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현황을 살펴보고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2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결정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올해부터 큰 폭의 수수료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고 수익성 방어를 해 줄 버팀목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연초 집행한 마케팅비용은 '비상' 선언이 무색할만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카드사가 기타마케팅비용을 대폭 줄이며 체질개선에 나선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의 결과물에 따라 전략을 재수립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위기'만 되뇌면서 정작 체질 개선에는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카드 3사 기타마케팅 비용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역대급 위기' 선언한 신한카드…기타마케팅은 '그대로'

신한카드는 2007년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업계 1위로 발돋움했다. 이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수익성 지표를 끌어올렸다.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실적이 개선됐으며 2017년에는 대손충당금 환입(세후 2600억원)과 비자카드 주식 매각(1800억원)에 힘입어 역대 최고인 92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 순이익은 5154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이상 급감한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도의 일회성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 등이 사라진 것을 감안하면 수수료 인하 흐름 속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신한카드도 올해만큼은 역대급 위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의 카드사'를 언급하며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당장 올해 1월 말부터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른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적용돼 카드업 전체적으로 80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이 감소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손실을 만회하는 방도는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높이는 것이지만 최근 현대자동차와의 협상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인상 폭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현실이다. 자동차업계와 더불어 유통사, 통신사들도 카드수수료 인상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카드업계는 수익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당장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올해 1월 7개 전업카드사의 총마케팅 비용 중 기타마케팅 비용 비중은 전년 보다 5.7%포인트 감소한 20%를 기록했다. 기타마케팅은 신차를 살 때 캐시백을 해주거나 아파트 관리비 납부시 할인을 해주는 등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투여하는 비용을 뜻한다. 대다수 카드사가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반면 신한카드는 홀로 기타마케팅 비용 비중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올해 1월 기타마케팅 비용 비중은 22.24%로 지난해(23.14%) 보다 0.9%p 감소하는데 그쳤다. 신한카드는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카드경쟁력 제고 TF의 결과물을 본 후 전략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카드 경쟁력 제고 TF는 지난해 11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후속 조치로 출범했으며 이달 말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아직 마케팅 비용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며 "TF가 내놓는 대책을 보고 이후 전략을 짤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시장점유율

◇'출혈 경쟁' 격화되면 수수료 이익은 감소

신한카드의 '나홀로 행보'는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의 신용판매 기준 시장점유율(M/S)은 2015년 25.82%에서 지난해 말 23.21%로 하락했다. 아직까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어 점유율 지키기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문제는 출혈성 비용을 떠앉고 점유율 방어에 나서면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더벨이 신한카드의 지난 4년 간 마케팅비용을 분석해 본 결과 신한카드는 기타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 수수료 수익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5년 적격비용 재산정 이후 기타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리며 시장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당시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연간 6800억원의 수수료 수익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신한카드는 이듬해 기타마케팅 비용을 전년 보다 11% 늘린 3683억원 사용했다. 기타마케팅 비중은 전년 보다 1.6%포인트 늘어난 28.3%를 기록했다.

기타마케팅비 증가로 그해 시장점유율을 지키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신한카드의 2016년 순수수료수익은 2278억원으로 전년보다 300억원가량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기타마케팅비용을 2015년 수준으로 줄이고, 고객 소비 증가를 뜻하는 부가서비스비용이 2000억원 증가한 끝에 수수료 부문 수익성이 반등했다.

신한카드 마케팅비용 및 수수료수익 추이

신한카드는 수수료 부문에서 수익성이 떨어지자 부업인 '대출 자산'에서 수익을 보전했다. 2015년 4조4500억원가량이던 현금서비스·카드론 취급고는 지난해 3분기에는 5조9740억원으로 34% 넘게 늘었다. 대출 자산 증가로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2000억원 가량 늘어난 2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대출 총량 규제(전년 대비 대출 증가율을 일정 비율 이내로 규제하는 것)가 현행 7%에서 5%로 줄이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어, 앞으로 대출 자산 증가는 둔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본업인 수수료 분야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을 검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가 큰폭으로 인하된 만큼 기타마케팅비 감소와 부가서비스 약관 변경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가 인하된 상황에서 캐시백, 무이자 할부 등 일회성 마케팅을 늘리는 출혈성 경쟁은 수익성 악화를 부를 뿐"이라며 "결국 업계 전체적으로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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