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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아시아나 MOU 연장 가능성은 유동성 공급 '적신호' 우려…강도 높은 조건 내걸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9-03-28 08:12:4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6일 14: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 내달 만료되는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 연장에 나설까. 아시아나항공이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으면서 산업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관리종목 지정 해제 등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채권단에선 MOU 연장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주주인 박삼구 회장이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주는지에 따라 연장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정정 감사보고서를 이날 공시했다. 지난 22일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지 나흘 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한정'에서 '적정'으로 감사의견을 수정하는 등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사유와 관련해 "재무제표 수정에 따른 감사보고서 재발행"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감사보고서 정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은 관리종목 지정 해제 등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산업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개선 MOU 연장의 키를 쥐고 있는 탓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해 4월6일 아시아나항공과 1년 기한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다음달 초 회의를 통해 그 연장 여부를 결정 짓는다. 대출 규모가 가장 많고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의 결정이 채권단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측과 MOU 연장 협의를 재개할 계획이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MOU 연장에 무난하게 합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한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재감사를 통해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번 재감사 결과와 무관하게 아시아나항공이 그간 추진해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지만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수정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의 지난해 확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7조1834억원으로 전년보다 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전년보다 88.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649%, 개별 기준 814%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은 공식적으로 원점에서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내부에선 MOU 연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MOU 연장은 산업은행의 면밀한 모니터링을 토대로 채권단이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대내외 환경 등을 고려할 때 MOU 연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MOU 연장과 관련해 강도 높은 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측된다. '한정' 감사의견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던 만큼 이를 회복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컨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 매각 뿐 아니라 박삼구 회장에게 추가 담보 제공을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에 유동성 확보 의지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전환됐지만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기 위해서라도 추가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근본적으로 회사와 대주주가 좀 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성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이 지난해 12월 담보로 제공한 지분은 금호고속 보통주 14만8012주, 금호산업 보통주 1만주,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만주 등이다. 당시 박 회장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보유 주식 전부를 담보로 제공했지만 금호고속 주식의 경우 일부만 담보로 제공했다.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주식 수는 87만1704주다.

산업은행이 MOU 연장의 조건으로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나빠지면 경영에 개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의 아시아나항공 신용평가등급도 변수다. 신용평가등급을 1노치(notch)만 내리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디폴트'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탓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관리종목 지정 해제, 회사채 상장 폐지 해소 등 급한 불은 껐지만 신용평가사의 신용평가등급에 따라 유동성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며 "신용평가사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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