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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최고 경영진의 '배터리 시프트' 확신 [전환기 맞은 정유업]③최재원 부회장, 초기부터 기획…김준 사장, 과감한 베팅

최은진 기자공개 2019-04-01 07:21:00

[편집자주]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한 지 수년이 지났으나 정유업체의 고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저유가 때문만이 아니다. 2010년대 들어 '환경' 중심으로 바뀐 세계경제 패러다임에의 적응, 비정유사업 투자 재원 확보, 에너지 산업의 혁명적 시프트(Shift) 시대 준비 등 불확실한 미래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작년말 유가 하락으로 실적 쇼크를 경험할 정도로 외생변수 변화에는 여전히 취약하다. 산업 전환기 기로에 선 정유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08: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사업 기획 초기부터 참여한 그는 2010년 자사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의 첫 시승식이나 서산 배터리 공장 착공식 등에 직접 참여하며 힘을 실었다. 당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을 때다. 최재원 부회장은 여러 계열사를 챙기고 있는 최태원 회장을 도와 신성장 사업 및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을 이끄는 역할을 하며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 하게 됐다.

하지만 2011년말 최재원 부회장의 경영부재라는 복병을 만났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동시에 과감한 베팅과 전략으로 강드라이브 걸고 있는 인물이 지난 2017년 신임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다. 현재 배터리 사업은 최재원 부회장의 조력 하에 김준 사장과의 '콜라보(collaboration)'로 추진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사업으로 육성하던 소재사업과 배터리 사업을 한 조직 내에서 추진하다가 2009년 하반기 배터리 사업 개발 본부를 별도조직으로 구축하면서다. 당시 최재원 부회장이 배터리 사업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직접 진두지휘 했다. SK㈜ 등기임원이었던 그는 그룹 내 신성장 사업 발굴 및 글로벌 M&A 등을 진두지휘 하는 역할을 맡으며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최재원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일종의 '시험대' 역할이기도 했다.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최재원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홍보 현장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지난 2010년 현대자동차와의 협업 하에 기획된 첫 전기차 블루온 시승식에 참여해 직접 시승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같은 해 서산에 2차전지 생산설비 착공식에도 참석해 배터리 사업에 사활을 걸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내 공식직함이 없는 상황임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공을 들여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재원 부회장은 2011년부터 경영공백기에 접어들었다. 그의 빈자리는 당시 최태원 회장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공동 대표였던 구자영 전 부회장이 채웠다. 구 전 부회장은 수펙스 산하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배터리 생산 설비를 늘리고 중국 시장에 합작법인(JV) 등의 형태로 진출하며 사업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

최재원 부회장이 2016년 7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후부터는 다시 공격적인 배터리 사업 투자가 시작됐다. 여기에 2017년 선임된 김준 SK이노베이션 신임 대표이사 사장의 공격적인 전략이 더해지면서 사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김준 사장의 경우 그룹 내에서도 알아주는 전략통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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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김준 사장은 2017년 부임 초창기부터 '탈(脫)정유'를 주장하며 지속성장이 가능한 배터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년간 이어온 배터리 사업이 연습게임이었다면 앞으로는 본게임으로 들어서겠다며 과감한 베팅을 예고했다. 배터리에 6조원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세계시장 30%를 점유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는 실제 투자로 이어졌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헝가리, 미국, 폴란드 등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국내 생산설비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최재원 부회장과 김준 사장은 나란히 모습을 보였다. 법상 공식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음에도 최재원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에서만은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년간 배터리 사업에 집중했던 열정과 애정, 그리고 김준 사장의 과감한 베팅과 전략 등이 어우러지며 콜라보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은 김준 사장 아래 배터리 사업 부문 조직을 총괄하는 책임자는 윤예선 대표다. 1963년생인 윤 대표는 고려대학교 EMBA 석사 출신으로, B&I사업 대표, Battery사업부장, SK루브리컨츠 Global사업추진실장 등을 거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은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김준 사장이 진두지휘 하고 있고, 그 아래 윤예선 대표가 이끌고 있는 배터리 사업부문이 있는 형태로 조직이 구축돼 있다"며 "초창기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최재원 그룹 부회장과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김준 사장이 함께 추진하며 지난 3년간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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