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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엔터, '차이나머니' 잠식? [위기의 엔터테인먼트]①中 '쑤닝', 2대주주…최대주주와 지분율 격차 단 0.02%p

정미형 기자공개 2019-04-02 07:24:00

[편집자주]

'버닝썬 게이트'가 지핀 엔터테인먼트사에 대한 불신이 업계 전체로 번지고 있다. 엔터 업종에서만 몇천억 원에 이르던 시가총액이 하루아침에 증발하며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엔터 업체 대부분이 지난해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향후 모멘텀도 부재한 상태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지배구조 및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예상치 못한 악재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는 이미 중국 자본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단순한 투자를 넘어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차이나머니' 공습에 대한 우려가 엔터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이는 국대 3대 기획사와 더불어 4대 대형 기획사로 분류되는 FNC엔터테인먼트의 현재 주소이기도 하다.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엔터)는 최근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획사다. 가수 빅뱅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에서 불거진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 동영상 사태에 소속 가수들이 연관됐기 때문이다.

FNC엔터는 지난 21일 소속 가수인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과 전속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최종훈은 승리·정준영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멤버로, 불법 촬영한 여성의 사진과 영상을 공유 유포한 것으로 알려지며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또 다른 FNC엔터 소속 가수인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도 같은 대화방 멤버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는 FNC엔터의 이른바 ‘개국공신'들로, 각각 2007년과 2009년 데뷔해 연달아 스타덤에 오르며 FNC엔터의 입지를 쌓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두 그룹이 흔들리며 FNC엔터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6일 1만7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20% 넘게 빠지며 8210원(28일 종가 기준)으로 추락했다.

◇'유재석 소속사'로 종합엔터사 역량 강화

FNC엔터는 2006년 가수 겸 작곡가인 한성호 FNC엔터 전 대표이사(이하 한성호 회장)가 설립한 피시엔케익뮤직(FNC MUSIC)으로 출발했다. 초창기에는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 같은 밴드그룹 위주의 음반 제작과 공연기획 등에 주력하다 점차 배우 및 개그맨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2012년에는 회사명을 지금의 FNC엔터테인먼트로 변경하고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했다.

2014년 12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엔터테인먼트 업체로는 SM엔터테인먼트(2000년), YG엔터테인먼트(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주식시장 직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이후로는 정형돈, 유재석, 노홍철, 김용만 등 예능인을 차례로 영입했다. 한때 '유재석 효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시가총액만 JYP엔터테인먼트의 두 배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 FNC엔터는 계열사 총 10곳을 거느린 엔터사로 몸집을 불렸다. FNC엔터를 제외한 9곳은 비상장사다. 크게 음악·매니지먼트 사업과 미디어 콘텐츠 제작 사업, 기타 교육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과 중국에도 각각 FNC엔터테인먼트 재팬과 상해홍습문화전파유한공사를 현지에 설립하며 진출해 있다.

최대주주는 한성호 회장으로 지분 22.02%를 확보하고 있다. 동생인 한승훈 FNC엔터 대표이사와 부인인 김수일 씨도 각각 8.79%, 3.36%의 지분을 보유하며 있다. 2대 주주는 중국 쑤닝 유니버셜 미디어(Suning Universal Media)로 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산은캐피탈(9.27%), 로엔엔터테인먼트(5.14%)도 주요주주에 올라있다.

FNC주주

◇中유통공룡과 손잡으며 낮아진 최대주주 지분율

상장 당시 64.20%에 달하던 한성호 일가 지분이 30%대까지 줄어들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2015년 6월 동생 한승호 대표와 부인 김수일 씨는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65만주, 5.14%의 지분을 매각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공시에 단순 취득이라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음원 유통을 위해 FNC엔터와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손잡은 것으로 해석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음원서비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멜론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주요 주주에 오른 이후 FNC엔터의 음원·음반 유통을 로엔이 담당하게 됐다. 음원 사업은 FNC엔터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음원 사이트에 음원과 음반을 공급하려면 반드시 전문 유통업체를 거쳐야 가능하다.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지분을 매각한 같은 해 11월에는 중국 쑤닝 유니버셜 미디어(이하 쑤닝)로부터 218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쑤닝은 중국 가전 유통 업체이자 중국 100대 부호인 쑤닝그룹에 속해 있다. 이때 장외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통해 한성호 일가 지분 11.36%가 쑤닝으로 넘어갔다.

한 달 뒤인 12월 쑤닝은 보유 지분을 11.36%에서 22%로 늘렸다. FNC엔터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쑤닝으로부터 337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유치했다. 이에 한성호 일가 지분은 50.18%에서 38.81%로 떨어졌다.

쑤닝의 투자를 기점으로 한성호 회장 지분율은 지금의 22.02%로 내려앉았다. 이에 최대주주인 한성호 회장과 2대 주주 쑤닝(22%)의 지분율 차는 단 0.02%로 좁혀졌다. 불과 3238주 차이로, 전일 종가(8210원) 기준 약 2700만원 정도면 지분율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FNC자금조달

◇'차이나머니'에 경영권 잠식 우려

업계 안팎에서는 FNC엔터가 언제든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자본이 단순한 투자나 협력을 넘어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FNC엔터뿐만이 아니다. 대형 엔터 3사 중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자본 지분율만 10%가 넘는다. SM엔터테인먼트에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자금이 355억원가량 유입됐다.

특히 중국 자본을 유치한 몇몇 기업들의 경영권이 중국 업체로 넘어가면서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배우 서강준의 소속사 판타지오는 2017년 중국 JC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가며 대표가 바뀌었다. 배우 매니지먼트사인 심엔터테인먼트도 2017년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화이브라더스에 인수됐다.

다만 FNC엔터는 2015년 현재의 지분구조를 형성한 이후 아무런 지분 변동도 보이고 있지 않다. 한성호 일가 지분에 국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5.14%)까지 고려하면 우호지분은 40%에 육박한다.

게다가 쑤닝과는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FNC엔터는 쑤닝에게 지분을 넘긴 이듬해인 2016년 쑤닝과 함께 현지 합작 회사인 상해홍습문하전파유한공사를 설립을 공식화했다. 합작 회사는 쑤닝과 FNC엔터가 51대 49의 지분으로 출자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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