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감사 = 금감원 출신' 배경은 대관업무 적임자…종합검사·제재심의 이슈 '산적'
손현지 기자공개 2019-04-08 10:14:49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5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들이 상근 감사위원에 금감원 출신 인사를 선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3개 은행의 경우 공통적으로 역대 상근 감사위원 모두 '금감원 국장급'을 지낸 인물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 금감원 출신 감사위원을 발탁해왔다.이렇듯 은행들이 상근감사직에 유독 금감원 출신 인사를 선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대관업무에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상근감사는 보통 경영진의 내부통제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대관업무도 수행한다. 금융당국의 종합검사와 제재심의 등을 고려해 당국과 소통의 창구로서 기능하는 셈이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익중 전 금감원 특수은행검사국장을 사내이사 겸 상근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오는 2021년 3월 31일까지다.
농협은행은 초대 상근감사위원 부터 줄곧 관료출신으로 선임해왔다. 이용찬 초대 상근감사는 지난 1982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금감원 상호금융서비스국장을 지냈다. 그의 뒤를 이은 한백현, 김영린 역시 한국은행→금감원 코스를 밟은 인재들이다.
이번에 선임된 이 감사 역시 금감원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기획조정국 대외업무팀장 △총무국 업무지원팀장 △거시감독국 금융동향분석팀장 △기획조정국 조직예산팀장 △여신전문감독국장 △대전지원장 △특수은행검사국장 등을 역임해왔다. 이로써 농협은행도 '상근감사=금감원 출신'이라는 공식을 성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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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중은행들도 마찬가지였다. KEB하나은행의 이주형 상근감사와 전임자인 김광식 감사 모두 금감원 국장급 출신이며, 신한은행의 이석근·허창언 감사도 모두 금감원 부원장보까지 지낸 인사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금감원이 아닌 '민간' 출신 상근감사를 뽑은 전력이 있긴 하다. 우리은행은 최근 신임 상임감사위원에 오정식 전 씨티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4년 장형덕 전 교보생명 사장을 상근감사로 발탁했으며, 이후 2014년 선임한 정병기 감사도 기재부 출신으로 예외사항에 포함됐다.
다만 전 감사위원이 지난 2016년 4월 자진 사태한 뒤 3년간 공석으로 둔 상임감사위원직에 결국 금감원 출신인 주재성 감사위원을 선임했다. 우리은행도 비록 상임감사위원들을 금감원 출신인사들로만 채운 건 아니었지만 낙하산 오명을 씻기는 어려웠다.
사실상 2000년 이후 선임된 상임감사 모두 정·관계 인사들이다. 2002년 선임된 박진규 전 상근감사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이며, 그 뒤로 양원규 상임감사는 예금보험공사 출신, 조현명·김용우 상임감사가 감사원에서 요직을 지냈다.
이러한 인선체계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들의 '감사' 자리가 퇴직관료의 전유물이 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은행권 상근감사에 대한 대우가 후하다는 점도 이유다. 실제로 이들은 전용차량과 비서 제공은 물론 억대 연간 보수를 받는다. 또 사외이사와는 달리 전문성에 대한 요건이 없다. 결격요건만 있기에 '정피아'나 '금피아'가 상당히 선호하는 자리라는 게 정설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상근감사위원은 금융업의 특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선임한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은행들이 상근감사를 두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필요에 의해 상근감사직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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