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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 "국내보다 해외, 채권보다 주식·대체 방점" 박대양 CIO "적극적 운용전략, 목표수익률 4.3% 기대"

노아름 기자공개 2019-04-10 08:15:35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9일 15: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대양 사학연금 CIO(자금운용관리단장·사진) 집무실에는 화이트보드 다섯 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각각의 보드에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의 고객을 위해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자신이 저술한 책에서 던진 질문들이다. 대형 연기금의 관리자로서 책임감과 무게감을 엿볼 수 있다.

그의 방에는 또 금융·경기 사이클 그래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핌코(PIMCO)의 대처방식 등이 정갈한 글씨체로 적혀있다. 박 CIO 스스로도 머릿속 절반 이상을 화이트보드에 고스란히 옮겨 담았다고 자평할 정도다. 빼곡하게 기록된 경제지표와 잠언들 속에서 최고투자책임자의 고뇌와 근심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박 CIO가 쌓아온 내공은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사학연금은 올 1분기 금융자산 부문에서 7561억원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사학연금이 지난해 성적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올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박 CIO를 만나 최근 새롭게 바뀐 자산배분 전략 및 향후 사학연금 기금운용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시장은 좁다"…해외 투자비중 5년 뒤 40%로 훌쩍

박대양 사학연금 CIO(크기수정)
사학연금은 금융자산 16조원을 굴리는 '큰 손'이지만 주식 비중이 큰 탓에 지난해 쓴 맛을 봤다. 다만 금융전문가 박 CIO의 진두지휘로 올해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다. 올 1분기는 주로 해외 주식부문의 성과가 돋보인다. 여섯 가지 세부 투자분야(국내/외 채권·주식·대체) 중 해외주식 수익률(13.66%)이 가장 높았다.

해외투자 실적 덕택에 사학연금은 지난 1~3월 누적기준 투자수익 756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사학연금이 낸 손실액(4034억원)을 만회한 규모다. 올해 목표수익률은 4.3%, 연말기준 누적 투자수익 목표치는 지난해 손실액을 감안해 1조1000억원으로 잡았다.

박 CIO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전세계에서 한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할 뿐더러 국내 주식시장의 성장세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학연금은 해외투자자산을 꾸준히 늘려 5년 뒤에는 그 비중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수립한 자산배분 전략과도 일치한다. 사학연금은 향후 5년간(2019~2023년) 자산배분 전략을 지난해 10월 재설정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및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기준 29.6%로 집계된 해외투자(채권·주식·대체)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39.2%로 높인다.

이와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사학연금은 지난달 개최한 투자심의위원회(이하 투심위)에서 해외 부동산 펀드 출자를 결정했다. 박 CIO는 "호주 펀드에 1억달러(한화 8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해당 펀드에 담기는 자산(Asset)은 인프라 시설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출채권으로 목표수익률은 7.7%~8.2% 상당"이라고 말했다.

◇올해 블라인드 출자 계획 없어…"대체투자 수시로 심의"

지난해 12월 사모투자펀드(PEF) 위탁운용사로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택한 사학연금은 올해는 PEF 위탁운용사 공모계획이 없다. 다만 대체투자 확대 목표에 따라 국내외 프로젝트 투자 건은 수시로 검토한다. 지난해 기준 19.8%인 대체투자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29.7%로 높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체투자실을 비롯한 개별 조직의 역할이 주목된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5월 자금운용관리단 직제 개편을 통해 기존 1실 7팀이었던 조직을 2실(증권운용실·대체투자실) 5팀(투자전략·채권운용·주식운용·해외증권·국내대체팀) 1파트(해외대체파트)로 손봤다.

박 CIO는 "현재 직접투자된 대체자산은 대부분 SOC(사회간접자본) 부문"이라면서도 "좋은 투자대상이 있다면 자산배분 허용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각 팀에서는 업사이드(상승 여력)가 높은 투자대상을 수시로 가려내고, 매주 한 차례 갖는 실장 및 팀장 회의를 통해서는 기존 포트폴리오 현황을 점검한다.

특히 국내 대체투자 전략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 눈길을 끈다. 사학연금은 기존 지분투자 위주이던 PEF 부문 투자대상을 메자닌(Mezzanine), 인수금융, 부실채권(NPL)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이외에 오피스빌딩 이외에도 리테일과 물류자산 등으로 부동산 투자 대상을 넓혀 리스크를 분산시키겠다는 포부다.

동일한 맥락에서 이달 말에는 국내 패션업체의 물류센터에 투자를 앞두고 있다. 사학연금은 국내 한 기업이 충남 천안소재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조성하는 리츠(REITs) 우선주에 200억원을 베팅한다. 투자 기간(5년) 동안 사학연금은 연간 두 차례씩 배당을 받게 되며, 배당수익률로는 8%가 약정됐다.

사학연금과 2017년 1월부터 인연을 맺은 박 CIO는 지난해 연말 재선임이 결정됐다. 사학연금 CIO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업무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장 가능하다. 박 CIO는 삼성생명보험, 새마을금고연합회, 알리안츠생명보험 등을 거치며 전략수립 및 주식운용 분야 전문성을 쌓았다. 금융업계에서 익힌 투자 감각은 사학연금 기금운용단장으로서의 직무수행 자양분이 됐다는 평가다.

박 CIO는 "공적 기금의 에셋(Asset) 오너(owner)로서 30여명의 관리단 인력을 더욱 전문화시킬 것"이라며 "투자대상 및 섹터별 전략을 다변화하고 향후에도 기금의 경제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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