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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중국 성장 '제자리 걸음' 매년 신규 출점 100여곳 불구 성장률 0%…고정비·판관비 부담 '눈덩이'

전효점 기자공개 2019-04-10 15:32:46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9일 1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제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매년 점포 100곳 이상의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해온 사업방향과는 대조적인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니스프리의 중국 전략을 원점부터 재검토해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지난 1분기 최대 역점을 두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성장률 0%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니스프리는 2017년 이후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연매출은 2016년 7679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2017년 6420억원, 지난해 598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 7% 축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26%에 육박했지만 2017년 17%, 지난해 13%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실적 회복을 위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왔다.

가장 주목한 시장은 중국이었다. 이니스프리는 현지에서 매년 100곳 내외의 오프라인 점포 출점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이니스프리 중국 매장수는 2016년 330개에서 2017년 443개, 지난해 516개로 사업이 어려울 때도 가파르게 늘었다. 온라인 채널에 힘을 쏟고 있는 여타 중저가 브랜드와 대조적으로 이니스프리 중국 사업은 매출의 75%를 오프라인에 의존하면서 확장을 거듭해왔다.

회사는 올해도 중국에서 100개 내외의 신규 점포 출점을 계획 중이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을 비롯해 클리오, 토니모리 등 경쟁 로드숍업계가 지난해까지 중국 점포를 대거 철수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문제는 중국 지역에서 공격적인 점포 확장이 곧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니스프리 중국 실적은 이니스프리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판매법인(AMOREPACIFIC Trading Co. Ltd)에서 거두는 상품 매출에서 간접 추정할 수 있다.

중국 판매법인에 대한 이니스프리 상품매출 규모는 지난 2년간 급격히 감소했다. 2016년에는 1055억원어치의 상품 매출을 올렸지만 2017년 827억원으로 22%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상품 매출은 384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에서 중국 계열사로 수출되던 물량의 일부가 그룹 계열사(AMORE Cosmetics (Shanghai) Co.,Ltd.)를 통한 현지 생산으로 전환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이니스프리 법인에 반영되는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다른 해외 계열사를 통한 이니스프리 '브랜드 매출'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지 생산비중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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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수가 늘어나 중국 사업이 성업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임대료가 비싼 1선, 2선 도시에서 폐점하는 점포가 임대료가 싼 3선, 4선 도시로 옮겨가 개점하기 때문이다. 중국 대도시에서는 온라인 채널로의 대대적인 소비 채널 이동과 중국 로컬 화장품업체들의 공급 격화로 한국 로드숍 화장품이 예전같은 인기를 잃은지 오래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하이를 비롯한 1선 도시에서는 이니스프리 매장 폐점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1·2선 도시에서 축소된 매출을 3선, 4선 도시에서 메우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니스프리가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하기에는 이미 점포가 늘어났고, 현지 사업 구조도 철저히 오프라인 중심이라는 점이다. 올해 출점분까지 합치면 600개가 넘는 점포를 거둬들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회사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국 지역에서 판관비를 대거 투입해 마케팅에서 승부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리뉴얼과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신규 화장품 라인도 출시한다.

최근 4일에는 이창규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전략실 상무를 이니스프리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배치하도록 했다. 이 신임 이사는 해외 법인을 총괄하는 홍콩 소재 지주사에서 신시장 전략을 십수년간 담당해온 해외 시장 전략통이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니스프리가 이달 결전을 치르는 듯 하다. 2분기 매출이 올라오지 못하면 시장에 실망감이 퍼지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점포수 증가에 따른 고정비 지출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마케팅비가 많이 투입돼 이익률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3-4선 도시 진입 확대는 오프라인 사업 확장만을 위함이 아니며, 해당 지역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활용해 이커머스까지 이를 연계하기 위한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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