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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11번가 분사 과정서 차입금 전액 승계 11번가는 현금만 흡수…IPO 성공률 높이기 목적

김장환 기자공개 2019-04-18 08:15:43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7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가 지난해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하며 차입금은 전혀 승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상장(IPO) 절차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목적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모기업 SK텔레콤은 SK플래닛 정상화를 위해 11번가 IPO를 추진하고 있고, 분사 역시 이를 위해 단행한 일이다.

SK플래닛은 재무 부담이 커졌다. 차입금을 그대로 남겨둔 채 11번가 분사가 이뤄지면서 사업부 분할로 인한 부채 경감 효과가 그만큼 반감된 탓이다. 11번가의 IPO가 실현되기 전까지는 SK플래닛의 이 같은 재무 부담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금융권 차입을 전혀 들고오지 않은 덕분이다.

반면 분할 과정에 현금은 대거 유입됐다. 지난해 말 기준 11번가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067억원이다. 현금성자산 대부분은 SK텔레콤과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유입됐다. 11번가는 분사와 동시에 5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SK텔레콤은 여기에 참여해 지분 80.26%를 확보했다. 나일홀딩스도 우선주 18.18%를 가져갔다.

11번가 관계자는 "SK플래닛에서 분사 당시 가져온 현금은 많지 않고 국민연금이 투자를 해주면서 현금성자산이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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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이 이 같은 방식으로 11번가를 분사한 건 IPO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롯데 등에 11번가 매각을 추진하던 SK텔레콤은 지난해 이를 철회하고 IPO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참여를 결정하면서 IPO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이 투자자로 들어오면서 5년내 IPO를 약속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사 과정에 차입금을 가져오지 않은 것도 향후 IPO 성공 확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덕분에 차입금 '0원' 회사로 탄생했다. 11번가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1조459억원, 부채총계는 4959억원이다. 자본총계는 5500억원으로 90.2%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아직까지 수익은 '적자'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2280억원, 영업손실 196억원, 당기순손실 95억원을 기록했다. 분사가 이뤄진 9월 이후 4개월 동안 실적만 집계된 수치다.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자본총계가 깎였을 수밖에 없다. 11번가 측은 올해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11번가 분사로 SK플래닛의 재무 부담은 오히려 확대된 상태다. SK플래닛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 4365억원, 자본총계는 3177억원으로 137.4%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전년 말보다 12.5%포인트 가량 축소된 수준이지만, 11번가를 분사하지 않았을 경우 부채비율보다는 높다. SK플래닛과 11번가의 지난해 말 자산과 부채를 모두 합한 수치는 각각 1조8001억원, 9324억원으로 이 경우 부채비율은 107.5%다.

SK플래닛의 재무 부담은 11번가 IPO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사업을 11번가로 넘긴 만큼 올해 역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다, 사업 매각 외에는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을 만한 유인이 없다는 평이다.

SK플래닛은 2011년 10월 1일 SK텔레콤이 분사해 설립한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OK캐쉬백, 시럽월렛(Syrup Wallet) 등 전자상거래 커머스와 콘텐츠 유통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장 확대 여력이 높다고 보고 분사를 결정했지만 최근 몇 년 새 적자만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260억원으로 전년 보다 26.3% 줄었고 이 기간 영업손실 1926억원, 당기순손실 436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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