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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해운업계]'성장 정체' 팬오션, 외부 악재 대비 여력은'장기계약·스팟영업' 순항…'환경규제·회계기준 변경' 수익성 악화 우려

이광호 기자공개 2019-04-23 10:54:31

[편집자주]

국적 해운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해운사들은 새 기준을 따르기 위한 방안을 올해 안에 결정해야 한다. 국제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관리도 당면 과제로 부상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해운업이 겹악재를 맞은 상황이다. 더벨이 각 해운사의 ‘실적·재무’ 자료를 토대로 위기 대응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9일 13: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업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선사들의 대응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단기 성장보다는 생존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 역시 '내실경영'을 강조하며 안정적인 실적 증대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장기화물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스팟영업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팬오션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건화물선운임지수(BDI) 하락으로 스팟영업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이다. 더불어 내년부터 적용될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책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스크러버 설치에 따른 대규모 시설자금이 투입될 경우 애써 안정화 시켜놓은 재무구조가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방안은 매출원가 상승 부담이 있어 쉽게 결정할수 없다.

실적

◇전용선 기반 '스팟영업' 확대 전략 강화…BDI 지수 하락 '리스크' 지목

팬오션의 사업부문은 크게 해운업(벌크·비벌크), 곡물사업, 기타(선박관리업)로 나뉜다. 주력 분야인 해운업은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한다. 해운업 중에서도 벌크선부문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벌크선부문에서만 2조2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76%를 차지한다.

벌크선부문 매출은 2015년 1조8193억원, 2016년 1조8740억원, 2017년 2조3362억원, 2018년 2조6683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석탄,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한 반면 선박공급량(선복량) 증가세 둔화하면서 운임이 상승한 덕분이다. 대부분 글로벌 화주로부터 대량의 화물을 인수해 운송하는 장기화물운송계약(CVC)으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장기화물운송계약은 대량 화물을 가진 화주와 특정 기간에 일정 구간을 정기적으로 운항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장기화물운송계약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현물수송(스팟) 영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화주의 물량을 받아내기 때문에 비정기선사업으로 분류된다. 화주가 급하게 물량 운송을 요구하는 만큼 운임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스팟 영업을 확대하면서 매출을 불리고,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맞춰 BDI가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실적 확대를 거들었다.

BDI

하지만 최근 BDI가 하락하면서 팬오션은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1271포인트로 마감했던 BDI는 올해 들어 지난 2월 600포인트까지 내려간 뒤 4월 기준 710포인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해운사 이익을 결정짓는 운임이 반토막 가까이 떨어진 상황이다. BDI에 영향을 덜 받는 장기화물운송계약은 타격이 덜 하지만 직접적으로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스팟영업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팬오션 관계자는 "각종 비용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부정기선영업본부를 중심으로 스팟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팬오션이 아프리카 등 신시장 물량을 늘리지 않으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다고 지적한다.

◇환경규제 시행, '스크러버·저유황유' 모두 부담

팬오션은 최근 3년 간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에서 성과를 내왔다. 2016년 1조5204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을 지난해 1조1272억원 수준까지 낮췄다. 차입금의존도를 낮추면서 부채비율도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68.7%에서 54.85%로 낮아졌다. 차입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금융리스부채는 2016년 1조513억원, 2017년 8020억원, 2018년 5952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외생변수로 인한 리스크는 올해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환경규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팬오션은 규제에 맞추기 위해 기존 벙커C유 대신 저유황유(Low Sulphur Marine Gas Oil·LSMGO)를 사용하거나, 선박에 매연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벙커C유 보다 비싼 저유황유를 선택하면 그만큼 유류비가 증가해 매출원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려면 대규모 시설자금이 필요한 만큼 재무구조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팬오션은 현재 154척(사선 59·용선 95척)의 드라이벌크선(dry bulk)과 29척(사선 20·용선 9척)의 웨트벌크선(Wet Bulk) 등 총 183척의 선단을 운영하고 있다. 선대 규모가 큰 만큼 IMO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

문제는 저유황유가 기존 벙커C유보다 더 비싸다는 점이다. 2019년 4월18일 현재 싱가포르 급유 기준(SG SIN) 선박용 저유황유(Low Sulphur Marine Gas Oil·LSMGO)는 628.50달러, 선박용 C중유(380CST)는 425.00달러를 기록중이다. 저유황유가 벙커C유 대비 약 47.88% 비싸다. 이러한 시세 차이를 기반으로 팬오션이 저유황유를 썼을 때를 가정하고, 지난해 팬오션의 유류비 지출(5831억원)을 기준으로 추산해 보면 유류비 지출은 최대 약 8622억원으로 불어난다. 기존 5831억원대비 추가 지출이 2791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유류비 추가 지출은 매출원가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이 감소를 초래한다.

유황스크러버를 택할 경우에는 시설비용이 불어난다. 스크러버 가격은 척당 평균 500만달러(약 57억원) 수준이다. 현재 팬오션이 운용하는 선박은 183척이다. 선박 크기에 따라 설치 가능 여부가 달라지고 사선과 용선의 비용차이가 있지만 전부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신규 시설투자비용은 1조431억원이 든다. 현재 팬오션의 보유 현금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만큼 대규모 외부차입이 필요하다. 스크러버를 차입금을 통해 확보할 경우 부채비율은 55%에서 94%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은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선박들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계획이다. 설비투자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장기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선박들의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비용 부담이 달라진다. 스크러버 설치에 따른 투자비용을 화주와 협의해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6) 적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금까지 비용으로 처리하고, 부채로 계상하지 않았던 운용리스부채를 향후 차입금으로 계상해야 한다. 향후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팬오션의 운용리스부채는 지난해 12월31일 현재 1349억원이다. 새 회계기준을 따라 이를 모두 차입금으로 인식할 경우 팬오션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1조2621억원으로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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