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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가격 올린 하이트진로, '테라' 지원 실탄 준비? 소주, 매출·영업이익 연 600억 증가 예상…맥주, 카스 추격 대규모 판촉 출혈 불가피

박상희 기자공개 2019-04-29 12:30:05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을 인상했다.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전략을 추종하지 않는 대신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소주시장에서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6년 만에 출시한 야심작 '테라'의 초기 판촉 및 마케팅 비용 등으로 확대될 맥주 사업 적자 폭을 메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주부문의 수익성을 개선시켜 맥주부문의 영업비용을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1일부터 대표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공장 출고가격을 병당 1015.70원에서 65.5원 오른 1081.2원으로 변경한다고 최근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가격 인상은 3년 5개월 만이다. 인상 폭은 6.45%다.

하이트진로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소주 가격인상은 수익성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이 6.45% 인상됨에 따라 연간 매출액은 580억~61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인상으로 순매출이익률이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 역시 비슷한 비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 지난해 소주부문 매출액은 1조64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일본 등 수출물량을 제외한 국내 매출액은 9000억~9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올해 소주 국내 매출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감안하고 가격 인상폭을 반영하면 약 600억원 안팎의 매출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판관비 등 나머지 비용 요소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소주부문 영업이익은 17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소주부문 영업이익은 117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가격 인상이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는 연간 추정치의 절반인 6개월 분만 반영된다. 그럼에도 소주가격 인상 폭(6.45%)이 지난달 오비맥주 주요 맥주 제품 공장 출고가 인상률(5.3%)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주 가격 출고 인상분에는 세금이 포함돼 있다. 현 주세법 하에서 세금율은 72%에 달한다. 세금을 제하면 소주가격 인상분(65.5원) 가운데 하이트진로에게 떨어지는 실질 이익금은 약 20원 정도다. 출고가에 세금이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해 영업이익에서 세금이 적용되는 금액을 사전에 제하면 가격 인상으로 하이트진로는 소주부문에서만 추가적으로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준 하이트진로 전체 매출에서 소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5.15%로 절반이 넘는다. 맥주비중은 37.86%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소주부문의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주 가격 인상은 6년 만에 출시한 신제품 '테라'를 밀어주기 위한 실탄 마련 목적도 있어 보인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통상적으로 상당한 비용을 판촉 및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 붓는다.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테라는 '소맥(소주+맥주)'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카스'를 겨냥해 출시됐기 때문에 판촉 및 마케팅 비용에 훨씬 더 많은 자금을 쏟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 발표 약 2주 전에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도매상을 중심으로 사전에 '카스' 등을 쟁여두는 사재기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인상 이전 카스 재고 물량이 소요되는데 2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카스 재고 물량이 소진된 이후에는 카스와 테라의 진검승부다. 카스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는 테라가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 관건은 하이트진로가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침투할 수 있느냐다. 판촉 및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는 판관비 증가로 이어져 영업이익을 감소시킨다.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은 적자 상태다. 지난해 289억원, 2017년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적자 폭 확대는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을 인상한 것은 야심작 테라를 앞세워 맥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소주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 테라의 대규모 판촉 및 마케팅 출혈을 감수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세법 개정을 염두에 둔 가격 인상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 기재부에서 개정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바뀔지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면서 "주세법 개정을 염두에 둔 인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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