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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주 영입에 구조조정설 '난무'…진짜 노림수는 [베일에 싸인 쿠팡]④노사관계 협상의 달인…HR 전문가 갈증 해소

양용비 기자공개 2019-04-30 15:47:00

[편집자주]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최고의 화두는 쿠팡의 성공 여부다. 쿠팡은 국내 기업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통해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의견은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나뉘고 있다. 쿠팡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어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맞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더벨은 쿠팡의 지배구조와 재무여력, 사업 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6일 07: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쿠팡은 경영진에 변화를 줬다. 1인 대표이사에서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김범석 대표의 부담을 덜어줬다.

고명주 대표와 정보람 대표가 합류해 각각 HR(인사), 핀테크 부문의 수장을 맡는다. 두 대표가 인사와 핀테크 부문을 총괄하면서 김 대표는 투자 유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은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선택한 이유를 '전문성 강화'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업계에선 쿠팡의 경영진 변화가 전문성 강화 이외에 노림수가 더 있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이번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쿠팡의 미래를 바꿀만 한 커다란 변화로 여겨진다.

변화의 중심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고 대표다. 그는 대우자동차와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하이트진로에서 인사·HR 등을 담당했던 '인사통'이다.

쿠팡 대표들

◇'지난해 합류' 고명주, 구조조정 신호탄인가?

고 대표의 합류가 눈길을 끄는 것은 정 대표가 핀테크 부문 수장에 오른 과정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지난해 12월 쿠팡에 합류해 불과 4개월 만에 HR 부문의 총지휘자가 됐다. 정 대표가 2014년 입사해 5년간 쿠팡에서 일하다가 핀테크 부문 수장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 대표의 입사 시기가 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시점과 맞물리면서 그의 영입 배경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업계는 쿠팡이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 본격적인 수익 개선에 나서기 위해 고 대표를 영입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가 대우자동차 재직 시절 GM으로 매각될 때 근로자들이 정리해고 되는 과정에서 인사 부문에 몸 담고 있었다는 게 이런 추측의 근원이다.

작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자 시기와 고 대표의 입사가 맞물린 것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실는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조건으로 구조조정 전문가 영입을 내걸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구조조정 보단 노무 관계 전문가

그러나 고 대표의 과거 이력과 그에 대해 정통한 관계자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그는 '구조조정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그는 노무 협상 부문에 특출난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 대표는 이력은 특이하다. 1980년대 서울대 재학 시절 노동 운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우중 회장이 이끌던 대우그룹에 입사했다. 대우자동차를 거쳐 하나로텔레콤, 하이트진로에서 일했다. 수 년 전에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고문 역할을 맡은 적도 있다.

그는 대우차 인사 부문 실무진으로 일하던 시절부터 소통 능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전해진다. 당시 국내 최고 강성 노조로 꼽혔던 대우차 노조를 상대로 인사 부문 차장으로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으로 전해진다. 임원이 아닌 실무진이 노사 관계 협상에 관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가 대우차 근로자의 정리해고 과정에 관여한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도 실제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고 대표는 GM대우 시절 닉 라일리 전 GM대우 사장과 함께 근로자의 복직을 주도한 인물이라는 게 그와 정통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고 대표가 GM대우 근로자의 복직을 주도한 점, 노무 관계에서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했던 것을 감안하면 쿠팡이 고 대표를 영입한 목적이 구조조정보다 노사 관계 진전·조직 관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는다.

◇직간접 고용인 2만4000명, 인사 전문가 필요성 '대두'

쿠팡은 이제 명실상부한 거대 기업이다. 직간접 고용인원만 2만4000명. 쿠팡의 덩치가 커질수록 수 많은 임직원을 관리해야 하는 김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투자 유치와 함께 쿠팡의 수 많은 업무를 담당하기가 버거워 진 것이다. 고용 인원을 관리하기 위한 인사 전문가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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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
인사 부문에서 고 대표에 가려져 주목을 받지 않는 인물이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쿠팡 글로벌 HR 총괄을 맡은 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사진)이다. 그는 아시아와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하며 채용 프로그램 개발, 인사 관리 시스템 시행, 보상 체계 설계, 조직 신설 등 HR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만 HR 부문에서 2명의 임원을 영입한 것을 비춰볼 때 쿠팡이 그간 인재 관리 및 HR 부문 전문가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

최근 쿠팡 노사의 상황에서도 인사 전문가의 중요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쿠팡맨 노조는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쿠팡 내에서 쿠팡맨이 차지하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쿠팡만의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쿠팡맨이라는 인적 자원이 풍부했기에 가능했다. 쿠팡 내에서 쿠팡맨 같은 인적 자원에 대한 관리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이런 과정에서 쿠팡은 고 대표가 쿠팡맨과 노사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 내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오히려 고 대표의 영입은 사전에 노사 갈등이 없도록 방지하고 거대해진 조직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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