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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차, 차'…사업 무게추 옮기는 현대제철 [Company Watch]1분기 차량용 강판 판매량 16% 증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조금씩 성과

구태우 기자공개 2019-05-02 13:20:18

이 기사는 2019년 04월 30일 1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 약진을 위한 현대제철의 노력이 눈부시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자동차 강판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그 성과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전사적으로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줄이고, 자동차 부품사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사업 전략 이동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30일 1분기 실적 IR 자료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16만3000톤의 차량용 강판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14만1000톤을 판매했는데, 판매량이 2만2000톤(16%) 늘었다. 이 수치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아닌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현대제철에서 생산된 자동차 강판은 아직도 계열사인 현대·기아차가 90% 이상을 소화하는 게 사실이다. 현대·기아차의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자동차 강판 시장 약진 정책이 힘을 받으며 갈수록 계열사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57만6000톤의 차량용 강판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판매했다. 2016년 21만1000톤, 2017년 36만9000톤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팔렸다. 매년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차량용 강판 80만톤을 글로벌 업체에 판매하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번 분기 20만톤을 판매해야 하는데, 1분기 목표치를 달성하진 못했다. 현대제철이 정한 판매 목표는 2020년까지 연간 120만톤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파는 것이다. 지난해보다 2.1배 더 판매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 경우 현대·기아차 판매량과 글로벌 업체 판매량이 '4대1' 가량이 된다.

현대제철은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순천 3CGL) △판매망(아난타푸르 신규 SSC) △미래차(수소차용 금속분리판) △브랜드(H-SOLUTION) 등 4가지 축을 중심으로 하는 판매 전략을 마련했다. 현대제철 순천공장에 2856억원을 투자해 아연도금강판설비(3CGL)를 신설했다. 지난해 가동에 들어가 판재류 생산량이 늘었다. 인도 아난타푸르 스틸서비스센터도 지난 3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현대제철의 미래차 대응전략은 수소차와 전기차로 나뉜다. 그룹의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FCEV 비전 2030)에 맞춰 금속분리판 공급에 투자한다. 당진공장이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갔고, 2공장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해외 업체의 전기차 수요에 대비해 동급보다 가볍고 튼튼한 차량용 강판 제품을 갖췄다.

그럼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현대·기아차가 경쟁 구도인 점은 현대제철이 거래처를 다변화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는 계열사이자 핵심 거래처라는 지위로 인해 현대제철과 제품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는 현대차를 견제하기 위해 현대제철과 거래하지 않는 업체도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로 인해 얻는 장점도 있지만, 마켓셰어를 확대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하지만 이번 1분기를 포함해 최근의 성과는 이런 우려가 조금씩 씻어질 수 있는 미약한 증빙이다. 현대·기아차 비중이 줄고 글로벌 완성차로 강판 거래량이 다원화한다면 현대제철 전체 매출 외연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날 IR에서 현대차와 현대제철의 강판 가격 협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에서 시장 논리가 작동되는지 의문"이라며 "양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연 300만톤 이상을 구매하는 구매자와 가격 협상에서 원가 상승을 제품가에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지적이 IR에서 나온다는 건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시장 판매 확대 전략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조선업체 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한 영업이 강화될 경우 실적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다는 예상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날 1분기 매출 5조715억원, 영업이익 21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10만9000톤 더 팔았지만, 철광석값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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