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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4년차 KL파트너스, 외형도 내실도 '쑥쑥' 김범수 대표 "선택과 집중…성장은 현재진행형"

진현우 기자공개 2019-05-08 08:54:0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7일 07: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L파트너스를 찾는 클라이언트들에게 로이어(Lawyer)가 아닌 카운슬러(Counselor)로 비춰지고 싶습니다. 눈앞에 처한 법률적 사안을 해결하는 데 일단 중점을 두되 이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이슈가 무엇인지 고객의 입장에서 몇 번이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겠습니다."

김범수 대표 변호사
설립 4년차에 접어들고 있는 로펌 KL파트너스의 김범수 대표(사진) 변호사가 인터뷰 도중 가장 힘주어 말했던 단어 ‘카운슬러'엔 여러 의미가 내포돼 있다. 여기엔 KL파트너스가 법률시장에서 표방한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이 담겨있다. 대형 로펌과 달리, KL파트너스의 파트너 변호사들은 리서치를 비롯한 전체 업무에 빠짐없이 관여하는 만큼 이슈를 대하는 태도와 접근속도, 의사결정이 신속하다.

물론 카운슬러가 갖춰야 할 필수 전제조건은 단연 실력이다. KL파트너스는 2015년 설립될 때부터 기업법무(Corporate M&A)와 국제중재(Dispute Resolution) 업무만 수행했다. 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두 가지 분야에 한정한 터라 해를 거듭할수록 성과는 배가 됐고 전문성은 강화됐다. 한 가지 사안이라도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내공이 쌓인 셈이다.

김범수 대표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후배들과 독립할 때 국제분쟁과 M&A를 제외한 나머지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며 "굳이 다뤄보지 않는 분야에 불필요한 역량을 소모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KL파트너스는 김범수 대표와 이성훈 변호사가 국제중재와 기업법무의 헤드 역할을 맡아 투트랙 형태로 하우스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세종에서 독립한 뒤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간 유대감과 신뢰감을 형성해 온 대기업들도 내부적으론 대형 로펌부터 찾는 경향성이 있어, 신생 로펌이 이러한 시장의 컨센서스를 깨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KL파트너스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엔 기존에 끈끈한 거래관계를 유지해 왔던 외국계 로펌과의 전략적인 협업과 상생이 꼽힌다.

실제 국제중재와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의 상당수는 외국계 로펌에서 많이 수임한다. 외국계 로펌도 실력 있는 로컬 법무법인과의 협업 니즈가 있었고, KL파트너스는 꼼꼼한 법률서비스뿐만 아니라 파트너로서 다른 하우스와 협업하는 신뢰감 있는 자세를 보여주며 외국계 로펌과 상생·보완 관계를 구축해 나갔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KL파트너스가 최근 세 명의 변호사들(오동석·박영석·김선호)을 새로 영입했다. 처음 KL파트너스를 설립할 때 규모의 경제로 승부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지만 기존 인력만으로는 업무를 수행하기 벅찰 만큼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변호사 수도 늘어났다. 처음 네명으로 출발한 KL파트너스는 현재 변호사 수만 25명에 달한다. 김 대표는 변호사 영입을 통한 회사의 외형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 설명했다. 업계 최고의 대우를 약속할 만큼 KL파트너스와 함께할 수 있는 변호사들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법조계에 들어선지 어느덧 30년차가 된 김범수 대표도 사실 처음부터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는 아니었다. 그는 1998년 판사로 법조인의 삶을 시작했다. 자부심을 갖고 근무했던 대법원을 돌연 그만둔 건 1996년 미국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온 직후였다. 언어의 높은 장벽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간 전부라고 생각해 왔던 법의 영역에도 물음표가 따라왔다.

파견기간 1년은 그에게 너무나도 짧았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를 그 시기야말로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고, 김 대표는 퇴직금으로 연수 비용을 반환하고 미국으로 다시 넘어갔다. 미국 내 현지 로펌에서 기업법무 영역을 처음 접하고 몸으로 부딪혔다. 김 대표는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고 내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됐다"며 당시 3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대표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기업법무 변호사로 다시금 설계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그의 나이 37세. 외환위기(IMF)를 겪은 직후라 그런지 해외 자본의 국내 진출이 봇물 터지듯 일어났고, 덩달아 발생하는 투자자들 간 국제분쟁 업무도 많이 수임했다. 2012년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Investor State Dispute)의 법률자문을 맡기도 했다.

시장의 추이를 곰곰이 살펴보던 김 대표는 국제분쟁 분야의 전문성 강화가 향후 생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같은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던 후배 변호사들과 독립해 차린 로펌이 KL파트너스다. 이성훈 변호사와 김준민 미국변호사, 이은녕 변호사가 KL파트너스의 시작을 알린 창립 멤버다.

김 대표는 "국내 기업에 투자한 해외 주주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이슈가 불거졌다"며 "이에 이해상충은 피해가면서 대형 로펌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법률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로펌을 클라이언트들이 찾기 시작한 게 KL파트너스가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KL파트너스는 지난 4년간 기업법무와 국제중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트랙레코드를 차분히 쌓아왔고, 이는 다양한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국제중재 전문지인 GAR(Global Arbitration Review)이 집계한 세계 100대 로펌에 선정되며, 국내 대형 로펌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발표하는 M&A 리그테이블에서도 2년 연속 10위권에 들며 저력을 과시했다.

김 대표는 "KL파트너스는 대형 로펌의 득세 속에서 소비자들의 법률 후생과 선택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왔다"며 "한번 찾아온 고객들이 잘 떠나지 않는다는 점도 일정한 품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의 대체재(Alternative)가 아닌 KL파트너스만의 하우스 색깔을 브랜드이미지로 다져나가겠다는 김 대표의 목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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