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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와 균형' 김미섭·서유석 자산운용 각자대표 [미래에셋을 움직이는 사람들]⑥'내부' 챙기는 김미섭, '외형' 키우는 서유석

서정은 기자공개 2019-05-15 13:00:00

[편집자주]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로 출범한 미래에셋은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박현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의사결정 체제는 미래에셋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이 모든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박 회장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오랜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미래에셋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6년부터 김미섭·서유석 각자대표(사진)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김 대표는 2014년, 서 대표는 2016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올해 추가 연임에 성공했다. 각자대표는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발전한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결과다.

미래운용
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좌측부터)
두 사람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업무는 각각 마케팅2부문과 혁신부문으로 제한돼있다. 각자대표를 도입한 타사들이 경영총괄, 운용총괄 등으로 크게 업무를 나누는 것과는 구분된다. 이런 이유로 회사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영향력이 대표이사가 주는 무게에 비해 크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지속적인 신임을 받으며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인물들로 꼽힌다.

김미섭 대표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미래에셋 설립 초창기인 1998년 입사해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인사, 기획, 재무 등 경영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사업 초석을 다진 인물로도 꼽힌다. 그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싱가폴 법인 CEO를,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브라질법인 CEO를 지냈다. 해외 경험이 풍부한만큼 박현주 회장이 구상하는 글로벌 사업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국내로 복귀한 뒤인 2014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글로벌경영 및 경영관리부문 대표를 역임하다 지난해부터 혁신부문 총괄을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 유능하다고 판단되는 인력들을 해외법인 등 전혀 상관없는 분야로 보낸다"며 "좌천보다는 검증대에 올려놓기 위한 차원이 더 많았는데, 이 때 노고를 확실히 인정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분야를 보면 해외사업을 포함해 재무, 인사, 경영관리 등이 그의 손 안에 있다. 그는 새로 직원들이 오면 직급에 관계없이 일일이 식사 일정을 잡고, 회사에 대해 상세히 알려줄 정도로 세심하게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뜻한 리더십을 통해 조직원들의 신임을 얻은 것이 현재까지 대표직을 지킬 수 있는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회사의 전략을 구상하고, 내부를 관리하는 역할이라면 서유석 대표는 마케팅을 통해 외형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 대표는 1962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투자신탁을 통해 금융권에 발을 디뎠다. 서 대표 또한 1999년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해 초창기 멤버로 분류된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지점 영업과 퇴직연금 부문 등을 고루 거쳤다.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옛 미래에셋증권의 연금 사업을 업그레이드 시킨 인물이라면, 서 대표는 연금 사업의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 그가 연금 사업을 맡았을 당시 퇴직연금 적립액 1조원을 넘기는 등 외형을 키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1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대표로 이동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합병된 뒤부터는 상장지수펀드(ETF) 부문 대표를 맡았다. 그는 존재감이 없던 타이거(TIGER) ETF의 점유율을 20%대, 업계 2위까지 끌어올린 인물이다.

그의 진취적인 리더십은 ETF 시장에서 자주 회자된다. 2017년 토털리턴(TR) ETF 상장을 두고 특정 운용사를 둘러싼 특혜 논란이 있었는데, 당시 서 대표는 직접 한국거래소를 찾아가 항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까지 맡았던 ETF 마케팅 업무는 최경주 부회장에게 넘어간 상태로 현재는 기금, 법인영업 등을 담당하는 마케팅2부문을 총괄 중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각자대표 체제를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왔다. 박 회장 또한 "내부 견제 있어야 회사가 유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언급해왔다. 여러명의 대표가 각자 분야를 맡도록 해야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1년 단위로 연임을 결정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에서는 이 두사람에게 힘이 실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글로벌, 멀티전략을 맡고 있는 이준용 사장이나 부동산부문 대표를 맡는 최창훈 사장 등이 중요 인물로 부상하는 분위기"라며 "임원들이 많은데다 각 부문별로 대표가 있기 때문에 각자 대표 임에도 두각을 보이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일부 그룹 안팎의 이같은 평가에도 두 사람을 중심으로 한 투톱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두 사람 모두 여러 계열사를 거치면서 업무 역량을 보인만큼 박현주 회장으로부터 신뢰를 꾸준히 얻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효율적인 의사결정 등을 위해 부문대표제를 도입하고 있다"면서도 "이 가운데에서도 두 사람은 회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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