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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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우리은행, 비결은 '헤지펀드'…'수익성' 과제 [펀드판매사 대격변]교보증권·라임운용펀드 '드라이브'…안정형 수요공략, 잔고 20조 눈앞

최필우 기자공개 2019-05-16 08:23:38

[편집자주]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펀드 시장 핵심 플레이어다. 이들은 막강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대형펀드를 키워낼 키(key)를 쥐고 있다. 최근 업권별 1위 펀드 판매사가 바뀌며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더벨이 대격변 속의 펀드판매사 현황과 판매 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0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판매 시장에서 존재감이 떨어졌던 우리은행이 빠르게 성장하며 1위에 등극, 파란을 일으켰다. 헤지펀드를 공격적으로 판매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 고객 투자 성향이 보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안정형 상품에 초점을 맞춘 헤지펀드를 주로 판매했던 게 주효했다. 다만 떨어지는 수익성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정종숙 WM그룹장 추진력 '부각', 채권형펀드 세일즈 집중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우리은행 펀드 판매잔고는 19조5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에만 1조4606억원(8%) 늘리며 약진했다.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순위 최상단에 올랐을 뿐 아니라 지난 1분기 판매잔고 증가폭도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펀드 판매 능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우리은행의 전신이 기업 대출을 주력으로 삼았던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이다. 자산관리 비즈니스 업력이 긴 KEB하나은행이나 리테일 고객 저변이 넓은 KB국민은행에 비해 고객들의 펀드 가입 수요가 떨어졌다. 역량을 갖춘 PB 수가 부족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지난 2017년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장(부행장보)에 취임한 이후 펀드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정 그룹장은 영업본부장 시절 2년 연속 핵심역량지표(KPI) 1위를 차지한 영업통이다. WM그룹장 취임 후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지난 3월 말까지 펀드 판매잔고를 3조4950억원(21.8%) 늘렸고,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초 부행장보가 됐다.

우리은행wm
*출처:금융투자협회

우리은행은 채권형펀드 중심으로 외형을 키웠다. 채권형펀드 판매잔고는 8조290억원으로 전체 유형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사모펀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15년말 2434억원에 불과했던 사모 채권형펀드는 지난 3월 3조6644억원까지 증가했다. 3년 3개월 만에 외형이 14배 늘어났다.

상품별로 보면 헤지펀드의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교보증권의 레포펀드가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의 교보증권 레포펀드 판매 잔고는 2조5000억원 안팎이다. 이는 교보증권의 인하우스 헤지펀드 설정액 중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레포펀드 판매로 400억원 안팎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잔고는 5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라임자산운용은 메자닌을 비롯한 대체투자 자산군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우리은행은 보수적인 고객 성향을 감안해 아직 멀티전략이나 이벤트드리븐 헤지펀드를 판매하기 이르다고 판단, 사모사채 편입 펀드를 주로 판매했다.

올해 자산관리 특화 점포 투체어스(TC)프리미엄센터를 설립하는 등 자산가 대상 영업을 강화한 것도 사모펀드 판매가 늘어난 요인이다. 우리은행은 기존 3개 센터에 더해 잠실에 점포를 신설하는 등 신규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투체어스프리미엄센터는 자산규모 3억원 이상 고객만 이용 가능해 PB들이 자산가 전용 사모펀드 판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공모 채권형펀드도 선전했다. 지난해 사모 채권형펀드보다 낮은 판매잔고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7469억원(20.6%)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국내펀드 판매를 늘려온 것에 더해 해외 채권형펀드 세일즈에 박차를 가한 게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 이밖에 머니마켓펀드(3조9152억원), 특별자산펀드(1조3376억원)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잔고를 유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헤지펀드를 판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적금 금리를 웃도는 안정형 상품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며 "고객 성향에 부합하는 공사모 채권형펀드가 인기를 끈 덕에 외형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존재감 없는 주식형펀드, 수익성 개선 '과제'

우리은행 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2조5300억원으로 2015년말에 비해 5253억원(17.2%) 감소했다. 2017년과 올해 1분기 상승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주식형펀드 판매를 늘릴 기회가 있었지만 환매를 선택한 고객이 더 많았다. 채권형펀드 판매잔고가 지속 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우리은행이 안정 성향 펀드를 유독 선호하는 배경에는 지난 2008년 불거진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가 있다. 파생상품을 편입하는 이 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큰 폭의 손실을 냈다. 우리은행은 이 상품을 불완전판매 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고객과 소송전이 벌어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결국 손실의 50%를 배상하며 사태가 종결됐지만 우리은행 판매 채널에는 여전히 고위험 상품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이같이 안정형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펀드 수수료수익은 882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펀드 수수료 수익은 14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은행이 외형은 따라잡았지만 아직 실속은 KB국민은행이 더 나은 셈이다.

우리은행은 PB지점장 제도 적용을 확대해 펀드 판매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PB지점장은 영업본부로 출근해 같은 본부 소속 PB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영업성과 상위 PB가 주니어 PB를 관리하게 해 세일즈 노하우를 전수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하반기 영업본부 10곳에 제도가 처음 적용됐고, 올해 21곳으로 확대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형이 커진 것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주식형펀드 판매를 급하게 늘리면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PB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에 맞춰 상품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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