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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엑시트 그후]한화그룹 편입 SIT, 시너지는 '미미'배당 확대 눈길…삼형제 승계 도구될까 주목

박시은 기자공개 2019-05-14 08:16:24

[편집자주]

사모펀드의 목표는 기업에 투자한 뒤 이를 되팔아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일도 중요하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매각한 기업들은 새 주인을 만나 뿌리를 잘 내리며 온전히 커가고 있을까. 주인이 바뀐 기업들의 실적, 재무구조, 경영 전략의 변화 등을 다각도로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3일 07: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장 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 에스아이티(SIT)가 한화그룹에 피인수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대기업 편입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계열과의 시너지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됐던 초반 예상과 달리 아직까지는 전 주인이었던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시절에 비해 성장세는 다소 더딘 편이다. 모회사인 한화에너지의 배당 규모 확대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에스아이티(SIT)는 2001년 설립된 통합 제어 시스템 전문 기업이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 유틸리티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유틸리티 제어 소프트웨어는 전력과 오·폐수, 냉공조 등을 자동 제어해 제조 설비의 원활한 가동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최첨단 공장에 적용된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이 회사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했다.

◇공장 자동화 기술력에 매력…경영권 인수 후 시너지는 높지않아

SIT는 현재 한화에너지의 완전 자회사다. 2015년 11월 한화에너지가 사모투자회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SIT 경영권 지분(92%)을 인수했다. 거래가는 1200억원. 이후 우리사주조합을 비롯한 잔여 지분을 매입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부문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M&A였다. 한화는 전력 생산, 공급, 계량 등 태양광 발전소 운영 전반에 SIT의 제어 기술이 접목될 시 시너지가 크다고 봤다.

실제로 SIT는 그룹 편입 이후 한화S&C, 한화에너지, 한화큐셀코리아 등 태양광 관련 계열사와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작년 SIT 연결 감사보고서상 계열간 거래는 155억 정도. 이 가운데 한화건설 관련 매출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적투자자(FI)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관리하에서 SIT는 주고객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전자·IT·에너지 기업에 설비 운영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었다. 100% 자회사인 SIT테크를 통해 자동화 관련 컨설팅, 엔지니어링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에너지 효율 극대화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로 매각되기 전까지 한화에너지와 SIT는 사업적으로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다. 그룹 내에서 SIT와 거래관계가 있던 계열사도 없었다. 그만큼 한화 입장에서 SIT 인수는 신사업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아직까지 실적으로 표출되는 시너지는 그리 크지않지만 SIT는 한화그룹 계열사 공장 자동화 일감을 수주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매출 성장 높지 않은데…매년 꾸준한 배당 움직임 '주목'

SIT는 한화그룹에 편입된 지 햇수로 5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성장폭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시절 SIT는 매년 평균 700억원 안팎의 매출액과 15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한화그룹에 피인수 된 후에도 실적에 의미있는 변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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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 때 연결기준 매출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늘지 않았다. 매출액 증가율은 인수 당시였던 2015년 -3%를 기록한 이후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다 작년에는 다시 10% 넘게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5년 20% 수준으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에는 17% 수준으로 다소 하락했다.

재무구조는 비교적 탄탄한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2015년 5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작년 42%로 떨어졌다. 무차입 기조는 한화그룹 아래에서도 이어져 현재 차입없이 100억원 가량 순현금을 보유중이다.

다만 배당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피인수 직전 해인 2014년 50억원에 불과했던 배당금은 1년만에 314억원으로 6배 넘게 뛰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가 매각 직전 100억원을 빼갔으며, 한화에너지가 인수 직후 인수대금의 일정부분을 SIT 배당으로 가져간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에도 130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간 한화에너지는 작년과 재작년 100억원씩 배당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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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투자 회사의 이익을 배당으로 향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약 130억원)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FI 시절 흔치 않았던 배당이 한화그룹 편입 이후 꾸준해 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SIT의 배당성향은 △2016년 98% △2017년 78% △2018년 80%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해 버는 돈 대부분이 모회사인 한화에너지를 거쳐 최상위 지배기업인 에이치솔루션(전 한화S&C)으로 고스란히 넘어가는 셈이다.

또 한가지 달라진 점은 적극적인 해외사업 확장이다. 2017년 SIT는 베트남 하노이에 세 번째 해외 거점을 세웠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거점 구축의 색깔이 짙었다. SIT는 2015년 말 삼성전자로부터 통합 제어 시스템(FMCS·Factory Monitoring&Control System)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본격적인 시스템 적용에 맞춰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법인 설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수처리 사업을 비롯, 각종 제어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사와의 즉각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기반이었다.

베트남 법인은 SIT의 3번째 해외 생산 거점이자, 한화가 인수 후 처음 설립한 해외 법인이다. SIT는 베트남 외에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에 법인을 운영 중이다. 미국 법인은 2009년 설립됐지만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때까지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다만 한화로 피인수된 시점과 맞물려 SIT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사의 해외 사업이 늘면서 SIT의 해외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미국 법인의 경우 최근 연간 50억원 가량 매출액을 올리는 등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 내 계열사와의 거래도 꾸준히 늘고 있다. M&A 이전에는 한화 계열사와 이렇다 할 거래관계가 없었던 SIT지만, 한화건설과 ㈜한화, 한화테크윈을 비롯, 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 비중을 꾸준이 늘려오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이 20%가량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룹 승계 구심적 역할…중심엔 에이치솔루션

한화그룹의 SIT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사안이었다. 한가지 의문점은 큰 연관도 없는 한화에너지가 왜 SIT의 인수주체로 나섰느냐다. 이는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IT의 모기업인 한화에너지 지배구조 정점에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등 오너 3세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3형제는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한화에너지를 지배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전량을 들고 있는 회사로, 과거 그룹 오너일가의 편법승계와 관련해 도마에 올랐던 한화S&C가 전신이다.

SIT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당시 시장에서는 인수 주체로 한화S&C를 지목했다.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삼형제가 소유의 한화S&C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오너 지배회사로 수년간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2016년 기준 한화S&C의 내부거래 비중은 70%에 달한다. 다만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한화그룹은 한화S&C를 물적분할해 ICT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통합시키고, 사명을 에이치솔루션으로 바꿨다.

하지만 삼형제들은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을 활용해 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 지배력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에이치솔루션 지분은 김동관 전무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전 팀장이 각각 25%씩 나눠갖고 있다. 따라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가치를 높이는 것이 오너일가의 당면 과제일 수 밖에 없다.

한화에너지의 SIT 인수 등 M&A 행보가 특히 주목받았던 이유도 한화에너지, 그 위에 있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그룹 후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화에너지와 자회사인 SIT의 성과가 중요하다. 한화에너지는 에이치솔루션의 완전 자회사인데다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그룹 내 사업 확장과 가치제고를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SIT는 손계춘 대표가 이끌고 있다. 손 대표는 한화그룹 화약부문 상무보와 한화큐셀 상무를 거쳐 2018년 SIT 대표직에 올랐다. SIT의 최상위 지배기업인 에이치솔루션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손 대표는 한화큐셀 상무로 재직하던 시절 김동관 전무 가까이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오너일가 소유기업인 SIT 대표를 맡게된 것도 당시 쌓은 신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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