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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지주 전환 그 이후]3세경영 오너십 강화+ 4세승계 밑그림 '일석이조'[샘표그룹]②박용학 팀장, 박진선 사장 이어 지주사 개인 2대주주로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24 16:29:12

[편집자주]

내수에 기반한 식음료(Food&Beverage) 회사는 대부분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출자구조가 단순하다. 이로 인해 상호·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지주사 전환 니즈가 크지 않지만 최근 몇년 새 지주사 전환은 붐을 이뤘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도 지배구조 개선을 서둘렀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 이전에 수혜를 받기 위한 조치였고, 결국 기존 오너십 강화와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효과도 누렸다. 더벨은 식음료 회사의 지주사 전환 과정과 이로 인한 명암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2일 14: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샘표그룹 시작은 1946년 8월 창업주 고(故) 박규회 사장이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 맞은편에 위치한 삼시(三矢)장유양조장을 인수해서 창립한 샘표장유양조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샘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상표로 통한다. 동시에 2016년 출범한 샘표그룹의 지주회사 이름이기도 하다.

샘표그룹 최대주주는 현재 박진선 사장이다. 할아버지인 창업주, 그리고 아버지 고(故) 박승복 회장의 뒤를 이은 3세 경영이다. 2006년 시작된 사모펀드와의 경영권 분쟁 당사자이기도 했던 박 사장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본인의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장남 용학 씨의 지분율도 2배 이상 상승했다. 3세경영 오너십 강화뿐 아니라 4세 경영권 승계도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이미 시동을 건 셈이다. 용학 씨는 현재 샘표식품 연구기획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박진선 사장, 경영권 분쟁 트라우마…장남 경영권 승계 서둘러 시작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박진선 사장의 오너십 승계는 힘겨웠다. 샘표(분할 이전 샘표식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사장이 아버지 고 박승복 회장의 뒤를 이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건 2002년이다. 당시 박 사장의 지분율은 8.41%에 그쳤다.

사모펀드인 '마르스 1호'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위협이 가시화 된 2006년말 기준 박 사장의 지분율은 13.97%였다. 그로부터 6년 후인 2012년 자사주 공개매수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된 시점 기준 박 사장의 지분율은 16.46%였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봤자 최대주주의 지분율(30.96%)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일까. 박 사장은 본인의 오너십 강화뿐 아니라 장남인 박 팀장의 경영권 승계까지도 염두에 두고 지주사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혹독한 경영권 분쟁 트라우마가 있는 박 사장이 아들만큼은 그런 악몽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박용학 지분율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가장 오래된 샘표(분할 이전 샘표식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팀장의 지분율은 1998년 6월말 기준 0.17%에 불과했다. 할아버지인 고 박 회장의 지분 증여를 통해 박 팀장의 지분율은 2000년 6월말 기준 1.29%, 2003년 6월말 기준 2.36%로 상승했다. 고 박회장이 장손인 박 팀장(1978년 생)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경영 후계자로 점 찍었던 셈이다.

박 팀장의 지분율은 이후 10년 넘게 변동이 없었다. 변화가 찾아온 건 샘표식품이 지주사 전환 이후 요건 충족을 위해 단행한 현물출자 유상증자 때였다.

◇지주사 요건 충족 유상증자…박진선 사장·박용학 팀장만 참여, 지분율 2배 껑충

2016년 샘표식품은 지주사 샘표와 사업회사 샘표식품으로 분할했다. 2017년 초 샘표는 지주사 전환 후속 조치로 현물출자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지주사인 샘표가 분할신설회사(샘표식품)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성립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였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쉽게 설명하면 지주사인 샘표㈜와 사업회사 샘표식품 주식을 맞바꾸는 것이다. 샘표㈜가 샘표식품 주주들로부터 샘표식품 주식을 받고, 그 대가로 샘표㈜ 신주를 주는 구조다. 앞서 샘표식품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주주가 샘표㈜와 샘표식품 지분을 동률로 보유했기에 가능한 거래였다.

샘표 최대주주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오너일가 중에서 유상증자에 참석한 사람은 박 사장과 박 팀장 두 명에 그쳤다. 그 결과 두 사람의 샘표㈜ 지분율만 크게 뛰었다. 2016년 말 기준 16.46%에 그쳤던 박 사장 지분율은 2017년말 기준 34.05%로 2배 이상 뛰었다. 박 팀장 지분율 역시 같은 기간 2.36%에서 4.8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박 사장의 부인인 고계원 씨나 처남 고영진 씨, 그리고 둘째 아들 용주 씨는 샘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샘표㈜에 대한 지분율이 감소했다. 2016년말 기준 5.73%의 지분을 보유해 남편 박 사장과 함께 5% 이상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렸던 고계원 씨의 지분율은 2017년말 기준 3.33%로 감소했다. 고영진씨와 용주 씨의 지분율도 각각 4.62%, 0.17%에서 3.47%, 0.13%로 줄었다.

이같은 지분율 변화는 박 사장이 아들 박 팀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박 팀장보다 지분율이 높았던 친인척이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박 팀장의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현재 박 사장에 이은 개인 2대주주다.

샘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이후 샘표 유상증자에 박진선 사장과 박용학 팀장 둘만 참여한 것이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볼 순 없다"면서 "아직 박진선 사장이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샘표가 보유한 자사주가 향후 4세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될지도 주목된다. 30%를 웃돌았던 샘표의 자사주 비중은 유상증자 이후 22.8%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발행주식의 5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박진선 사장이 향후 본인이 보유한 지분을 아들인 용학 씨에게 사전 증여할 때 증여세 부담 등으로 인해 지분 희석이 불가피 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자사주는 용학 씨의 오너십을 강화하는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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