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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엑시트 그후]간판 바꿔단 정수공업, 휴비스 품에서 역성장수익성 악화·시너지도 미미…TSK와 협력 기대

최익환 기자공개 2019-05-27 07:58:11

[편집자주]

사모펀드의 목표는 기업에 투자한 뒤 이를 되팔아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일도 중요하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매각한 기업들은 새 주인을 만나 뿌리를 잘 내리며 온전히 커가고 있을까. 주인이 바뀐 기업들의 실적, 재무구조, 경영 전략의 변화 등을 다각도로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10: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과 삼양사의 합작법인 휴비스가 4년전 JKL파트너스로부터 인수한 한국정수공업의 현재는 어떨까. 휴비스로의 인수 이후 ‘휴비스워터'라는 이름으로 야심찬 출발을 알렸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등 외형의 감소와 함께 내실 약화가 눈에 띈다. 사모투자펀드(PE)의 품을 떠나 역성장한 휴비스워터는 최근 태영그룹의 TSK코퍼레이션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휴비스워터는 1959년 한국정수공업으로 설립된 국내 대표적인 산업용 수처리 기업이다. 반도체 공장과 석유화학,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등의 수처리 시스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0년 공동GP 산은캐피탈과 함께 한국정수공업을 인수했던 JKL파트너스는 2014년 한국정수공업을 휴비스에 매각했다.

◇ 미수금·공사중단에 '발목'…대체에너지 관심 증가도 '한몫'

앞서 지난 2000년 SK그룹과 삼양사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던 휴비스는 소재 전문성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수처리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었다. 휴비스는 자체적인 수처리막(멤브레인) 기술 역량을 갖춰나갔지만 차츰 인수합병(M&A)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에 눈을 돌렸다. 2012년에는 웅진그룹 계열이었던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으나 무위에 그친 뒤에도 꾸준히 수처리 회사에 눈독을 들여왔다. 결국 2014년 말 휴비스는 1318억원에 한국정수공업 지분 95.27%를 인수하면서 마침내 숙원을 풀었고, 한국정수공업의 사명을 ‘휴비스워터'로 바꿨다.

휴비스워터는 발전소 수처리의 4대 핵심기술인 △순수제조기술 △복수탈염 △해수전해 △증기화학세정 등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소재기업인 휴비스는 여기에 멤브레인에 대한 자사의 원천기술을 접목해 공공정수처리장 등의 O&M(유지보수) 시장에 휴비스워터를 진출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휴비스는 삼양사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 신인율 씨를 새 대표로 휴비스워터에 파견했다.

그러나 O&M 사업의 성과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염색과 섬유공장이 밀집한 베트남의 한 산업단지에 오폐수 처리 및 정수시설을 공급한 휴비스워터는 176억원의 도급을 지난 2017년 모두 완료했다. 그러나 산업단지의 입주가 늦어져 약 73억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채 미수금으로 남겨둔 상황이다. 이외 산업용 수처리 부문에서의 미수금은 147억원으로 해당 부문 도급 총액의 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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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비스워터는 국내에서도 공사중단에 발목을 잡혔다. 원전 수처리 기술을 보유했으나 지난 2017년 새 정부가 들어선 뒤 '탈원전'을 기치로 내걸면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가 신고리원전 5·6호기의 공사를 일시 중단한 뒤, 공사 진행 여부를 공론화위원회에 맡기며 휴비스워터의 프로젝트 진행 역시 늦춰졌다. 이에 2018년 상반기까지 휴비스워터에도 일부 공사손실이 반영되었다.

일부 공사에서의 미수금과 원전 공사중단이 맞물리면서 휴비스 피인수 이후 휴비스워터에 의미있는 변화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회사의 외형은 사모펀드(PE)의 경영 마지막해인 2014년의 매출 1058억원·영업이익 108억원 수준에서 2018년 매출 818억원·영업손실 382억원으로 역성장한 상태다.

원자력발전소 등의 플랜트에서 사용되는 용수 전·후처리에 강점을 보여온 휴비스워터의 외형 축소는 2010년대 이후 대체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는 데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휴비스워터를 유의깊게 살펴봤다는 한 IB업계 관계자는 "같은 수처리업체라고는 하지만 휴비스워터는 사실상 발전소용 수처리가 주업"라며 "탈원전과 청정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이어지는 한 휴비스워터는 해외사업과 산업용 오폐수 처리사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높아진 미청구공사 비중…무차입기조 유지하며 선방

잠재적인 부실로 평가받는 ‘미청구공사'도 휴비스워터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존재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해놓고도 공사비를 달라고 요구하지 못한 금액이다. 발주처와 시공사의 공사진행률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생하지만 당장은 발주처가 지급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건설업 등 수주산업의 잠재적 부실로 인식된다.

휴비스워터의 미청구공사 비중은 휴비스로 경영권이 넘어간 다음해 크게 감소했지만, 이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5년 휴비스워터 매출액 중 28.9%의 비중을 차지한 미청구공사금은 이듬해 25%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 중 미청구공사 비중이 다시금 25%로 뛰어올랐다. PE의 경영 당시보다 매출은 줄었지만 미청구공사액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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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휴비스워터는 아랍에미레이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프로젝트와 신고리 원전 5·6호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호기와 2호기가 완공된 바라카원전의 일부 정산이 끝나면 휴비스워터의 미청구공사액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2021년 종료 예정인 신고리 5·6호기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 36억원(지난해 12월)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보인다는 지적이다.

다만 휴비스워터는 사실상의 무차입기조를 유지하며 재무적 측면에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기준 22억5000만원의 차입금을 기록한 휴비스워터의 차입금의존도는 2.7%에 불과해 사실상의 무차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36.6%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이었던 휴비스와 달리 휴비스워터는 무차입에 가까운 경영기조를 유지하며 재무적 측면에서 매출축소 등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점차 수주잔고의 비중이 발전소에서 화공플랜트쪽으로 옮겨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지출과 미수금에 대해서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두 번째 '손바뀜'…이번엔 시너지 낼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휴비스워터는 한 차례 더 소유구조의 변화를 겪었다. 모기업 휴비스가 TSK코퍼레이션의 지분 16.5%를 취득하는 대신, TSK코퍼레이션이 휴비스워터를 100% 소유하는 포괄적 주식양수도 방식의 M&A가 이뤄진 것이다. 해당 거래를 통해 현재 휴비스워터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은 TSK코퍼레이션의 지분 62.6%를 가진 태영건설로 바뀌었다.

지난 3월 분기보고서부터 휴비스워터를 연결실체에 포함한 태영건설은 그간 TSK코퍼레이션 을 통해 수처리사업을 영위해왔다. 국내 O&M 사업 최다 실적을 보유한 TSK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수처리부문을 TSK워터와 TSK엠엔에스(소재사업)로 물적분할하며 수처리사업 강화를 도모해왔다.

거래가 마무리된 지난 1월 휴비스워터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통합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후 휴비스 워터와 TSK워터는 TSK코퍼레이션 산하에서 독립법인으로 운영되며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TSK워터는 그간 강점을 보여온 O&M을, 휴비스워터는 발전소 수처리설비를 중심으로 한 산업용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한덕수 신임 휴비스워터 대표이사는 지난 2016년 태영건설이 수처리업 강화를 위해 설립한 TSK워터의 초창기 멤버로 전해진다. 한 신임 대표는 한양대학교에서 상하수도 시스템에 대한 석사를 받은 뒤, 최근까지도 학계와의 교류를 이어가는 등 수처리업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인물로 전해진다. 한 신임 대표는 향후 TSK코퍼레이션 산하의 TSK워터 등 유관 업종의 계열사와의 시너지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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