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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현 대표, '우연과 필연' 이유 있는 11년 장수경영 [한투파를 움직이는 사람들]①'비전 보고서' 계기 합류, '친화적 리더십' AUM 2.9조 성과

박창현 기자공개 2019-05-27 08:04:15

[편집자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벤처캐피털(VC)로 성장했다. 척박한 투자 환경 속에서 금융지주와 협업, 탄탄한 소싱 파이프라인 확보,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 구축 등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왔다. 업계 최고 수준의 맨파워를 기반으로 글로벌 VC로 진화도 꿰하고 있다.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한투파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4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여현 대표이사(사진)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11년째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를 이끌고 있다. 오너 경영자를 제외하면 최장기 CEO 타이틀을 다툴만한 경력이다. 백 대표와 한투파는 우연과 필연을 오가며 인연을 맺었다.

백 대표는 1986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으로 입사했다. 그 해 한투파의 모태가 된 한신기술개발금융도 설립됐다. 같은 해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일원이 된 셈이다.

◇'동원창투의 비전' 보고서 인연…'최고 VC 만들자' 미션

증시 호황기에 입사한 백 대표는 지점 근무를 하며 영업 현장을 배웠다. 대리로 승진한 후에는 채권부에서 자산운용 실무를 담당했다. 채권부 근무 시절 만난 '김남구 부회장(당시 대리)'과의 인연은 훗날 인생의 변곡점이 된다. 이후 특유의 성실함과 추진력을 인정받으면서 기획실과 업무개발팀, 투신사 설립준비팀장 등 전략·기획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1997년에는 그룹 경영관리실로 이동, 금융 자회사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백여현
이곳에서 백 대표는 한투파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99년 코스닥에 상장한 한투파는 그 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둔다. 이 때 백 대표는 VC산업의 중요성과 확장성, 그룹 시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동원창투의 비전' 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를 받은 김남구 부회장은 백 대표를 직접 불렀다. 오랜 기간 백 대표를 눈여겨 봤던 김 부회장은 그 자리에서 '한국 벤처캐피탈 업계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보자'는 미션을 준다. 곧 액션 플랜이 가동됐다. 백 대표는 이듬해 한투파 부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백 대표와 한투파의 동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백 대표는 한투파에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살림꾼 역할을 자처했다. 투자 부문은 철저하게 전문 심사역들에게 맡기고 대신 투자 운용과 회수, 인력 관리 등 VC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많은 공을 쏟았다. 그 결과 리스크 관리실과 컴플라이언스실, 펀딩 담당 등을 업계 최초로 도입됐다. 당시 내부에서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관리 능력 향상으로 오히려 효율성이 높아지자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받았다. 현재는 다른 VC들도 해당 부서를 필수 조직으로 두고 있다.

◇운용자산 3조 시대 코앞…'글로벌 VC로 성장' 목표

백 대표 체제 11년 동안 한투파는 외형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입성 당시 한투파 전체 인력은 20명, 전체 운용자산(AUM)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전문 인력은 95명, AUM은 2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AUM을 더 구체적으로 쪼개보면 벤처펀드가 1조7000억원으로 가장 크고, 사모펀드(PEF)와 해외펀드 규모가 각각 6000억원 수준이다. 풍부한 실탄을 등에 업고 매년 4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창사 이래 700개 이상의 창업 벤처 및 중소·중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특히 백 대표는 한투파를 글로벌 톱티어(Top-Tier ) VC로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 투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투자 도전은 하나둘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연간 투자액이 1000억원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130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 운용 펀드 역시 광저우펀드를 포함해 6곳에 달하며, 결성금액도 4741억원을 찍었다.

해외 거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투파는 현재 해외 인력만 25명을 두고 있으며, 2008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 광저우, 실리콘밸리 등에 사무소와 법인을 설립했다. 네트워크 확대와 딜 소싱, 사후관리 지원, 직원 관리 등을 고려할 때 현지 인력 채용과 거점 구축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올해는 싱가포르 사무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향후 이스라엘과 유럽, 인도, 선전(중국 심천) 등에도 해외 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백 대표는 해외 펀딩 과정에서 직접 기관투자가들을 방문, 끈끈한 스킨십에 나서며 영업활동 최선봉에 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미 중국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된지 오래다. 시진핑 중국 수석과 흡사한 외모 덕분에 '시 큰형(시따따)'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다. 백 대표는 "이제 한국에서도 글로벌 톱 티어 벤처캐피탈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반드시 그 꿈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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