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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엑시트 그후]미디어렙-검색광고 1위 결합, 시너지 '폭발'한앤코 울타리 나온 엔서치마케팅, KT 밑에서 승승장구

한희연 기자공개 2019-05-28 08:05:33

[편집자주]

사모펀드의 목표는 기업에 투자한 뒤 이를 되팔아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일도 중요하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매각한 기업들은 새 주인을 만나 뿌리를 잘 내리며 온전히 커가고 있을까. 주인이 바뀐 기업들의 실적, 재무구조, 경영 전략의 변화 등을 다각도로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레이디(구 엔서치마케팅)는 반복된 인수합병(M&A)의 결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처음 네이버의 검색사업부문으로 시작해 사모투자펀드운용회사(PE)를 최대 주주로 맞이했다가 다시 나스미디어에 매각돼 KT 계열사로 편입됐다.

최대주주가 바뀌는 과정마다 플레이디는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모기업의 효자 포트폴리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6년 온라인 광고계의 거물로 불리우는 나스미디어에 피인수된 이후 플레이디는 모회사의 검색광고 대행 부문을 보완하며, 최근 뜨고 있는 '퍼포먼스 광고 마케팅(목적에 따라 과금 방식을 선택하는 광고)' 분야의 주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네이버→한앤컴퍼니→KT로…M&A 통해 '일신우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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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네이버의 검색사업부문으로 설립된 엔서치마케팅은 2010년 물적분할을 통해 네이버의 100%자회사로 분사됐다. 2013년 광고 취급액 1700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취급액 기준으로 국내 1위의 검색광고 대행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2014년 엔서치마케팅은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피인수된다. 한앤컴퍼니로의 인수는 엔서치마케팅에겐 네이버의 그늘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채널 확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엔서치마케팅의 광고 채널 영역은 다음, 네이트, 구글 등으로 확대됐다.

한앤컴퍼니는 엔서치마케팅 인수 이전인 2012년 이미 메이블이라는 온라인 특화 미디어렙을 보유하고 있었다. 엔서치마케팅 인수 직후 한앤컴퍼니는 특유의 볼트온(Bolt on) 전략을 발휘, 메이블과 엔서치마케팅의 합병을 단행한다.

엔서치마케팅의 몸값은 최신 광고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더욱 올라갔다. 최근 들어 광고주들은 기존의 전통적 매체(지상파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에서 모바일, IPTV 등 뉴미디어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타깃에 맞는 광고 전략을 짜고, 소비층에 집중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엔서치마케팅은 검색광고의 선두기업의 입지를 갖고 있었는데 디스플레이광고계의 1위 기업이었던 나스미디어는 퍼포먼스 마케팅으로의 중심축 이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엔서치마케팅을 인수할 유인이 있었다.

그 결과 KT 계열사인 나스미디어는 지난 2016년 엔서치마케팅을 전격 인수한다. 나스미디어가 66.67%의 지분을 사고 KT가 33.33%의 지분을 인수하는 구조였다. 모기업이 KT가 지분 일부를 함께 인수하면서 그룹의 성장전략 상 중요한 M&A임을 가늠케 했다. 인터넷 디스플레이 광고 위주였던 나스미디어의 사업영역이 해당 인수로 인해 대폭 확장, 디지털 통합 광고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에 근거한 투자였다.

당시 KT는 "나스미디어와 엔서치마케팅의 시너지를 활용해 통합 광고효과 측정 및 보고 기능을 강화하고, 퍼포먼스 광고(목적에 따라 과금 방식을 선택하는 광고)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었다.

◇ 인수 직후 나스미디어 검색광고, 실적 견인…1위 DA+1위 SA, 강력 팀워크

1위 디스플레이광고 기업(DA)의 1위 검색광고기업(SA) 인수 효과는 인수 다음해부터 실적을 통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광고에 검색 광고를 결합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서서히 발생했다.

2017년 연결기준 나스미디어의 매출액은 1203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매출액 699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 154억원에서 2017년말 249억원으로 늘었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같은기간 168억원에서 373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엔서치마케팅 인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나스미디어의 사업부분은 크게 네 개로 구분된다. △디스플레이 광고 △검색광고 △IPTV광고 △디지털 사이니지 등이다. 이중 디스플레이 광고의 경우 기존 나스미디어의 주 사업분야였는데 엔서치마케팅의 메이블 부문이 더해지며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메이블은 특히 페이스북 퍼포먼스 광고를 주로 영위했는데 나스미디어의 영업력이 접목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강화됐다.

검색광고부문은 엔서치마케팅을 통해 새로 진출하게 된 부문이다. 나스미디어가 기존에 보유했던 디스플레이 고객사에 검색광고 대행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하게 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결합판매를 시작한 이후 엔서치마케팅의 2017년 취급고는 29.3%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검색광고계의 2위 업체인 이엠넷의 취급고가 5.9%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한 셈이다.

2018년에는 실적이 잠시 주춤했다. 엔서치마케팅의 2018년 매출액은 3471억원으로 전년대비 13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69억으로 전년대비 30억원, 에비타는 80억원으로 전년대비 28억원 줄었다. 광고 취급고는 늘었지만 이익이 줄어든 것은 몇 가지 외부효과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우선 대형 광고주 유입에 따라 할인폭이 확대됐고 검색광고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는 얘기다. 3분기 진행됐던 대규모 채용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은 상당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엔서치마케팅의 매출액은 113억원을 기록했다. 검색광고부문이 74억원과 디스플레이 광고부문이 39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성장했다. 쿠팡을 광고주로 유치하며 야기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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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영역 확대·데이터, 인력 등 통합으로 전문성 강화 등 효과

수치상으로 엔서치마케팅 인수 3년간의 성과가 일부 보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도 정성적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는 나스미디어로의 피인수 후 △광고 시장 내에서의 인지도 상승과 입지 강화 △광고 사업 영역 확장 △전문성 강화 △광고주의 범위와 서비스 제공 가능성 확대 등을 주요 정성적인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위 미디어렙사와 검색광고회사가 합쳐지며 매체가 다양해진데다 신규매체 발굴의 역량도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양 회사의 전체적인 영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됐다. 또 전문성 강화의 경우 솔루션 고도화와 전문인력, 데이터 등이 한데 모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 분야의 직원들을 기능별로 재배치 하면서 전문성이 강화됐고 이는 궁극적으로 나스미디어와 플레이디가 추구하려 했던 퍼포먼스 광고 운영 역량 강화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엔서치마케팅 관계자는 "시장 내에서 최다 광고주와 다양한 업종 캠페인이 가능해지며 협업을 통한 영업력 강화를 실무적인 측면에서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서치마케팅은 나스미디어로의 피인수 이후에도 기존 허욱헌 대표이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허욱헌 대표는 지난 2014년 6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는데 네이버 검색마케팅센터장,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SA센터 영업부장, 파트너지원실장 등을 거쳤다. 한앤컴퍼니가 엔서치마케팅을 인수할 때 대표로 선임된 이후 나스미디어로 인수된 뒤에도 대표이사로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 온라인 광고시장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상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어 최대주주의 변경과 무관하게 회사를 책임지는 적임자로 여전히 평가받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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