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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지주 전환 그 이후]동양사태 '타산지석'…오너십 강화 '전환점'[오리온그룹]①2017년 지주사 체제 도입…오너일가 지분율 28%→64% '껑충'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30 07:48:00

[편집자주]

내수에 기반한 식음료(Food&Beverage) 회사는 대부분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출자구조가 단순하다. 이로 인해 상호·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지주사 전환 니즈가 크지 않지만 최근 몇년 새 지주사 전환은 붐을 이뤘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도 지배구조 개선을 서둘렀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 이전에 수혜를 받기 위한 조치였고, 결국 기존 오너십 강화와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효과도 누렸다. 더벨은 식음료 회사의 지주사 전환 과정과 이로 인한 명암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7일 15: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그룹은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 된 형제그룹이다. 오리온그룹 오너일가는 2013년 동양사태 당시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의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동양그룹에 오리온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자칫 오리온그룹의 경영권과 지배구조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동양사태 이후 4년 만인 2017년 오리온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오너일가의 지주사에 대한 보유 비중은 기존 28%에서 64%로 훌쩍 상승했다. 무려 30%포인트 이상 지분율이 뛴 것이다. 동양사태 불똥이 오리온그룹으로 튈까 걱정하던 오너일가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오너십을 대폭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2001년 계열분리…이혜경·담철곤, 오리온 주주명단서 빠져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은 뿌리가 같다.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양구 회장이 1956년 풍국제과를 인수한 것이 시작이다. 이 회장은 풍국제과를 인수한 뒤 동양제과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후에 오리온제과로 다시 이름을 바꾼다. 오리온은 2011년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 돼 오리온그룹이 출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가장 오래된 오리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말 기준 오리온의 최대주주는 이화경 부회장이다. 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남편인 담철곤 회장 지분율은 8.7%였다. 언니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 5.7%, 형부인 현 전 동양그룹 회장이 3.8%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화경 부회장은 창업주 고 이 회장의 차녀, 이혜경 전 부회장은 장녀다. 담 회장과 현 전 부회장은 동서지간이다.

담철곤-이화경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이화경 부회장(왼쪽부터)

2001년 계열분리를 계기로 동양그룹의 현 전 회장과 이 전 부회장은 오리온 주주명단에서 빠진다. 2001년 말 기준 오리온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11.75%)을 비롯해 특수관계인 담 회장(10.58%), 이관희 씨(이 부회장의 어머니, 3.0%), 담경선 씨(딸, 0.6%), 담서원 씨(아들, 0.6%) 등이다.

이후 오리온 오너일가 지분율은 10년 넘도록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신주인수권행사나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소폭의 지분율 변화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 보면 30% 안팎의 지분율을 유지했다.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에 노출되거나 시달린 적은 없었다. 다만 2013년 동양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오너십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동양사태 지원 요청 거절…오리온그룹 경영권·지배구조 불똥 우려

동양사태가 발발한 2013년 위기에 몰린 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손아랫동서인 담 회장에게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위한 담보 제공을 요청했다. 오리온그룹은 고심 끝에 불가 결정을 내렸다. '그룹과 대주주(담 회장 및 이화경 부회장)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다. 추후에도 지원 계획은 없다'는 게 그룹의 공식 입장이었다.

당시 담 회장 부부가 보유하고 있던 오리온 개인 지분은 약 1조6000억 원 규모였다. 담 회장 부부가 현 전 회장의 요청대로 동양그룹에 오리온 주식(약 3000억원)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를 돌려받지 못할 경우 오리온그룹의 경영권과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오너일가의 지분이 과반에 이르지 못하는 상태에서 담 회장 부부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이었다.

2013년 말 기준 오리온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84%로 30%에 이르지 못했다.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14.49%, 담 회장의 지분율이 12.91%였다. 담 회장 부부가 각각 10%대 초중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인척 사이라해도 엄연히 계열사가 아닌 타 기업에 오너일가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 부담을 수반하는 거래였다.

혈연관계인 동양그룹 오너일가의 제안을 거절한 오리온은 4년 만인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최대 수혜자가 지분율을 배로 끌어올린 오너일가 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주사 전환의 마법…오너일가 지배력 급상승

오리온그룹은 2016년 11월 지주사 전환계획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2017년 3월 오리온홀딩스를 투자회사로, 오리온을 사업회사로 기업분할했다. 이어 7월7일 두 회사를 분할 상장했고 같은 해 11월17일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율 정리를 마쳤다.

오리온홀딩스 최대주주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지배력도 강화됐다. 담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는 현물출자를 통해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을 기존 28.47%에서 63.8%로 늘렸다.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무려 35.33%포인트(p) 상승했다.

오너일가 지분율도 배로 뛰었다. 이 부회장의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지주사 전환 이전 14.56%에서 32.63%로 높아졌고 2대 주주인 담 회장 지분율도 12.83%에서 28.73%로 확대됐다.

지분 확대 비결은 오리온 주식 공개매수다. 오리온홀딩스의 오리온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해 지분율을 높였다. 보유하고 있던 오리온 주식을 오리온홀딩스 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공개매수 참여 이후 오너일가의 오리온 지분율은 28.46%에서 7.93%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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