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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실적 부진 中법인 '다른 전략' 왜? 기존사업 매각, 분할사업 강화…고부가가치 사업 베팅

최은진 기자공개 2019-06-04 08:58:24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3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중국 자회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광둥성에 위치한 자회사 두 곳의 운명이 엇갈려 눈길을 끈다. 약 8년 전 한 회사에서 분할한 이들 자회사는 모두 최근까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기존사업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분할한 사업은 적극 드라이브를 거는 등 전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돈 안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되 고부가 가치 사업은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중국 광둥성에 도금강판 생산·판매 자회사인 'POSCO(Guangdong) Coated Steel'과 자동차 강판 생산 및 판매를 영위하는 'POSCO(Guangdong) Automotive Steel'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보유한 지분율은 각각 87.04, 83.64%이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차이나도 각각 10.04%, 1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두 자회사에 대한 포스코의 지배력은 각각 97.08%, 93.64%이다.

이들 광둥성 자회사는 당초 하나의 회사였다. 지난 1997년 'POSCO(Guangdong) Coated Steel'이라는 이름의 건축자재용 아연도금강판 생산목적으로 설립됐다. 당시 국내기업으로는 첫 중국 광둥성 진출 사례로 주목 받았다. 건축자재용 아연도금강판에 초점을 둔 생산품목도 전기강판 및 컬러강판 등으로 확대하며 외연을 키워나갔다.

그러다 지난 2012년 10월 법인 분할을 결정, 자동차 강판 생산에 주력하는 'POSCO(Guangdong) Automotive Steel'을 신설했다. 당시 중국 철강시장이 공급과잉에 접어들었지만 자동차 판매 확대로 자동차 강판 시장은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사업과 별개로 신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법인 분할을 결정했다. 해당 공장은 이듬해인 2013년 4월 준공식을 열고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회사 분할 후 양사 실적은 모두 부진했다. 분할 직전인 2010년까지만 해도 매출액 2500억원, 당기순이익 256억원을 기록했지만 분할 이후 양사 모두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POSCO(Guangdong) Coated Steel'의 경우 매출액은 꾸준히 10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몇해를 제외하곤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POSCO(Guangdong) Automotive Steel' 역시 300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지만 2017년을 제외하곤 계속 당기순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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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실적으로 따지면 똑같이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두 회사에 대한 포스코의 전략은 다르게 펼쳐지고 있다. 기존법인인 'POSCO(Guangdong) Coated Steel'을 처분하고 'POSCO(Guangdong) Automotive Steel'은 키우기로 했다. 아연도금강판과 같은 저가제품은 공급과잉 여파로 사업성이 줄어드는 데 반해 자동차 강판은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자동차 및 전자 소비가 늘어나는 데 따라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고부가 가치 강판 사업에 베팅하고 성장정체를 보이고 있는 사업을 접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8월 포스코를 이끄는 수장으로 최정우 회장이 취임하면서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신성장 사업을 확실히 키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철강사업만큼 2차전지 사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것 역시 이의 일환이다. 조만간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POSCO(Guangdong) Automotive Steel'에 강드라이브를 걸기로 한 것 역시 이와 연관 돼 있다. 지난달 최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며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22년간 명맥을 이어온 'POSCO(Guangdong) Coated Steel'은 장부가액(313억원)을 훨씬 밑도는 250억원 가격으로 중국 현지 기업 'Jiangsu Wcan Technology Co., Ltd.'에 지분 전량을 넘기기로 했다. 당초 외국인 투자유치 등도 고려했으나 아예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매각을 단행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자회사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신사업으로 키울만한 곳은 드라이브 걸고 그 외 부진한 곳은 정리하는 차원에서 광둥성 자회사도 다른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라며 "자동차 강판 사업은 특히 중요한 성장산업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기존 도금강판 사업은 실적 부진이 이어진 데 따라 정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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