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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사 입찰 3파전]AK플라자, 서부상권 사수에 '베팅'④8월 구로점 폐점 앞두고 사업장 확보 절실…자금력 상대적 열위

정미형 기자공개 2019-06-10 07:39: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K플라자가 민자역사 운영 노하우를 앞세워 영등포역사 운영권 입찰에 출사표를 던졌다. AK플라자 구로점 폐점을 앞두고 '알짜 매물' 입찰에 참여하며 서부상권 사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영등포역 상업시설 신규 사용자 선정 공모에 사업 제안서를 지난 3일 제출했다.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 S&D를 비롯해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입찰 제안서를 내며 3파전을 벌이게 됐다.

AK플라자 로고
AK플라자는 현재 영등포역사 운영권 획득이 절실한 상황이다. 1993년부터 운영해온 구로점 철수를 8월로 앞두고 있어 영등포역사 운영을 통해 서부 상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과거 구로점은 서울 서남권의 유일한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목동과 신도림 현대백화점, 영등포 롯데·신세계·타임스퀘어가 들어서면서 AK플라자 구로점은 타격을 입었다. 다른 백화점과 달리 명품 등 바잉 파워에서 밀리면서 고객의 발길이 뜸해진 탓이다. 결국 AK플라자 구로점이 계속된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점을 결정하면서 영등포역사 운영권 입찰에도 뛰어들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AK플라자가 민자역사를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현재 운영 중인 △구로본점 △수원AK타운점 △분당점 △평택점 △원주점 등 총 5개 점포 중 4곳이 역사 매장이다. AK플라자가 민자역사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백화점인 만큼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AK플라자는 자금력 측면에서 롯데나 신세계보다 열세에 있는 게 현실이다. 민자역사 공모는 최고가 입찰제로 자금력이 뒤처지는 업체는 사업을 따낼 수 없는 구조다. 일단 제안된 사업제안서를 평가해 적격업체가 선정되면 적격업체끼리 가격입찰을 벌여 최고가를 써낸 업체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어 AK플라자가 자금 지원을 받기 애매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AK플라자 측은 이번 영등포역사 운영권 입찰이 그룹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아시아나 인수 건과는 별건"이라며 "영등포역사 입찰은 그룹 차원에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AK플라자가 고민해야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AK플라자가 높은 금액을 베팅해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인근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근 타임스퀘어에 신세계백화점이 입점해 있고 내년이면 여의도에도 현대백화점이 서울 시내 최대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AK플라자가 바잉파워나 브랜드파워에서 밀릴 것으로 보여 승자의 저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종 입찰은 롯데와 신세계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영등포역사가 알짜 부지인 만큼 AK플라자가 통 큰 베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 입점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연 매출 5000억원 수준으로 전국 매장 매출 5위권에 드는 점포다.

업계 관계자는 "AK플라자가 구로점을 접으면서 서부 상권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고가 입찰이라 사실상 돈만 많이 부르면 되기 때문에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선 AK플라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민자역사 점포 운영을 통해 이곳에 방문하는 고객들을 대하는 데 특화돼 있다"며 "영등포역사는 누구나 욕심내는 사업장인 만큼 사업권 획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시설공단은 제출된 사업제안서를 평가해 적격자를 선정하고 11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적격업체를 상대로 17일 가격 입찰을 벌이고 28일 최종 사업자가 확정된다. 선정된 사업자는 내년 1월부터 최대 20년간 영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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