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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HMG·네오밸류·안강개발, '젊은피'…2세대 주도녹십자·보령제약· KT&G 등 제3섹터 행보 관심

신민규 기자공개 2019-06-13 08:22:03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디벨로퍼는 개발사업 성패에 따라 명운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군소업체들이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게 부지기수인 편이라 꾸준히 실력을 검증받아 한 세대를 구축한 곳은 손에 꼽힐 정도다. 신영의 정춘보 회장, MDM의 문주현 회장, 피데스개발의 김건희 회장·김승배 대표는 대표적인 디벨로퍼 1세대로 꼽힌다.

전통의 강호를 1세대로 본다면 2010년도 들어서부터는 '젊은피' 중심의 신진 디벨로퍼도 나타나고 있다. HMG, 네오밸류, 안강개발은 업계 등장 초반 '다크호스' 에서 이제는 엄연한 2세대로 디벨로퍼 업계 지형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40대 젊은 후배, 분양 완판 '새바람'

HMG(Humanism of Maru Group)의 김한모 회장(48)은 시행사에 몸담았다가 분양 대행사 '프런티어 마루'를 설립하면서 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분양대행사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HMG를 설립한 지 3년밖에 안됐지만 실적은 수직상승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매출을 포함하면 지난해 전체 외형은 6000억원에 육박했다. 여기에 임대분양매출도 9373억원에 달했다. 의왕백운제일풍경채(2617억원), 제주한신임대(2957억원), 성남고등임대(3799억원) 등의 임대 아파트 사업장이 모두 분양 완료됐다.

안강개발의 안재홍 대표(41)는 20대 시절 의류상가를 운영하며 사회경험을 쌓다가 분양대행업으로 부동산 업계에 발을 들였다. 상가 분양마케팅업체를 설립해 쇼핑몰이나 오피스텔과 같은 임대투자상품을 팔다가 30대에 들어 오피스텔 직접 개발에 눈을 돌렸다.

2009년 안강개발을 설립해 2011년부터 직접 시행에 나서기 시작했다. 초반 시행착오로 수업료도 적잖게 지불했지만 마곡지구에서 오피스텔 개발사업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사세를 키울 수 있었다. 이후 다산, 김포 등지로 영역을 확장했다. 시행사로 자리매김을 한 뒤 건설사를 인수해 안강건설도 가지고 있다.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44)는 옛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IB사업부 출신으로 디벨로퍼 가운데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5년 네오밸류를 설립한 이후 2010년도 들어 강남 세곡지구, 위례신도시, 광교신도시 등에서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켜 조단위 매출을 이뤄냈다.

손 대표는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디벨로퍼를 꿈꾸고 있다. 사람을 위한 공간을 창조한다는 일념으로 개발사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네오밸류 자체 브랜드 쇼핑몰인 '앨리웨이'를 통해 복합문화 공간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유휴부지 활용, 부업으로 도전…수익 '쏠쏠'

본업이 부동산 개발은 아니지만 쏠쏠하게 수익을 보고 있는 곳도 있다. 제약업체인 GC녹십자그룹과 보령제약을 비롯해 KT&G는 시행업에 진출해 주목을 받고 있다.

GC녹십자그룹은 보유 공장부지의 용도가 바뀌면서 시행사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용인시 기흥구에 있던 신갈공장이 도시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된 게 단초가 됐다. 그룹은 2009년 신갈공장에서 생산하던 품목들은 충북 오창(혈액제제), 전남 화순(백신)으로 이전하고 유휴 자산이 된 신갈공장 부지를 주상복합 아파트로 분양해 수익을 냈다.

보령제약그룹 역시 공장이 이전돼 부지만 남아있던 지역을 주상복합으로 개발해 성공했다. 경기 군포시 소재 공장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세웠다.

KT&G는 담배공장 유휴부지를 부동산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자체 자금력과 회사 신뢰도를 바탕으로 분양 성공률을 높였다. 안동원료공장 부지나 전주공장 부지를 개발해 분양을 완료한 바 있다. 지난해 대구공장 부지에는 대구역센트럴자이 아파트 1005세대, 오피스텔 240세대, 상가 80세대를 분양했다. 올해는 수원부지 개발사업, 세종 복합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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