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펌 KB를 그리는 '브레인' CSO 이창권 전무 [KB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 ⑦M&A기획·시너지 담당 전략통…외환銀 인수, 지주설립, 카드분사 등 담당
원충희 기자공개 2019-06-19 09:30:00
[편집자주]
무형의 상품을 생산하고 서비스하는 금융회사에서 '맨파워'만큼 중요한 자원은 없다. 자산 500조원 규모의 거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경영진 불화, 관치 외풍 등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새롭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있다. 2014년 11월 윤종규 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리딩금융그룹을 향해 달리는 KB금융. 그곳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7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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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이때 TF멤버들은 현재 KB금융그룹 주축으로 포진해 있다. 이창권 KB금융지주 전략총괄 전무(CSO·사진)도 그 중 한명이다. CSO는 인수합병(M&A) 전략, 계열사 시너지 전략, 대관 및 대외협력, 기획조정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요직이다.
그룹의 중장기전략을 주도하는 '원펌(One-firm) KB 전략부'가 이 전무의 산하에 있다. 원펌 KB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하나의 회사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체계를 구축하자는 KB금융의 대표 중장기전략이다. 이 전무는 원펌 KB 전략을 통솔하는 그룹의 '브레인'이라고 보면 된다.
1965년생인 이 전무는 고려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통합 전 국민은행에 입행하면서 뱅커(Banker)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략기획부서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덕분에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함께 KB금융 대표 전략통으로 불린다. 이 사장과는 외환은행 인수 TF에서 만난 이후 국민은행 전략기획부에서 부장과 팀장으로 손발을 맞췄다. 고려대 선·후배였던 이들은 2008년에도 KB금융지주 설립을 추진하던 지주회사설립사무국에서 국장과 팀원으로 재회했다.
지주사가 설립된 후 2년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팀장으로 일했던 이 전무는 2011년 카드사설립기획단 팀장의 직무를 받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당시 KB국민은행은 카드사업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사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었다. 1987년 설립된 국민신용카드는 16년간 별도회사로 존재했으나 2003년 카드대란의 직격탄을 맞아 은행에 흡수된 바 있다.
KB국민카드 분사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는 KB국민카드로 자리를 옮긴 뒤 전략기획부장, 신사업부장, 생활서비스부장을 지냈다. 4년간 카드사에 몸담았으면 독립 설립된 KB국민카드 정착에 이바지했다. 이때 얻은 비은행 계열사 경험은 훗날 그룹 시너지 전략을 수립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
이 전무가 다시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로 돌아온 것은 윤종규 회장 체제가 들어선 2015년 1월의 일이다. 양종희 당시 전략총괄 부사장(현 KB손해보험 사장) 산하에서 전략기획부장으로 LIG손보 인수 사후업무를 처리했다. 그리고 1년 후 양 부사장이 KB손보 사장으로 영전하면서 후임으로 온 이동철 사장(당시 전무)과 다시 만났다 . 수년간 다져진 이들의 호흡은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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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실무부장으로 활약했던 이 전무는 M&A 성공에 크게 일조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 재매각 등 통합 KB증권 출범을 위한 사후작업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초 KB금융지주 CSO 자리를 꿰찼다.
KB금융 관계자는 "(당시) 그룹 내부에선 CSO 자리는 당연히 이창권 전무(당시 상무)에게 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며 "그만큼 전략기획라인에서 그의 입지가 확고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그룹 M&A전략 총괄책임자로 시장의 주시를 한 몸에 받는 인물이다. KB금융그룹은 그룹 포트폴리오 보강을 위해 생명보험사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사 매물을 계속 물색하고 있는 만큼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대상이다. 이 같은 업무의 특성 탓에 언론에서 접촉하기 어려운 임원으로 꼽힌다. 주변 사람들이 전하는 세평 역시 비슷하다. 과묵하지만 우직하게 밀어부치는 성격은 한 기업의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변인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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