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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0년물' 호텔롯데, '강제상환' 멍에 지웠다 [Deal story]사모채 일변도 탈피…실적 반등 등 기반 자존심 회복

김시목 기자공개 2019-06-20 09:15:4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AA0, 안정적)가 설립 이래 첫 10년 장기물 공모채 발행을 성사시켰다.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한 후 잇따라 '강제상환' 옵션 사모채로 장기물을 찍던 행보에서 벗어난 것만으로 의미가 있었다.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인 점, 추가 신용도 하락 우려가 축소된 점 등이 장기물 수요를 대거 모은 요인으로 꼽힌다.

◇ 장기물 공모채 '처음', 자존심 만회

호텔롯데는 6월 21일 2000억원 공모채를 발행한다. 1100억원(3년, 5년, 10년물) 공모로 제시한 결과 8600억원에 육박하는 청약 수요를 모았다. 최종 두 배 가까운 증액 조달을 결정했다. 조달 금리는 증액 이후에도 모두 개별 민평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주목할 점은 호텔롯데가 처음으로 10년 장기물 공모채를 배정해 대규모 수요를 끌어모은 대목이다. 300억원 모집액 중 2400억원이 유입됐다. 단기물인 5년물보다 경쟁률이 높았다. 특히 금리의 경우 개별 민평보다 50bp 가량 낮은 수준에서 정해졌다.

통상 장기물 회사채는 우량 신용도는 물론 안정성과 견조함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야 가능하다. 물론 최근 시장 내 금리 하락이 심화하면서 수익률 제고에 나선 기관들의 영향도 있지만 이를 충분히 넘어설 만큼 유효한 수요를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롯데는 장기간 신용도 하방 압력에 노출되면서 단기물 중심 공모채나 필요 시 사모시장에서 만기가 긴 회사채를 발행해 왔다. 지난해는 10년물 이상 장기물 조달 과정에서 일정 노치 이상 등급 하락 시 즉시 상환하는 '강제상환' 옵션을 달고 조달을 끝냈다.

실제 발목을 잡던 차입단기화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전방위적으로 강제상환 옵션의 사모사채를 찍었다. 수 차례에 걸쳐 350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AA+'와 'AA0' 사이에 위치한 이슈어로서 '강제 상환'이란 옵션은 자존심에 상처를 내기 충분했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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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반등, 회복 기대감 영향도

호텔롯데의 장기물 회사채 성사는 주력 사업의 실적 회복이 결정적이었다. 2017년 실적 부진을 씻고 2018년 영업 흑자를 내는 등 반등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호텔롯데는 실적 악화와 재무건전성 훼손 등으로 장기간 보유했던 'AA+' 등급을 2017년 반납했다.

당시 실적 회복과 신용등급 변동성 등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등급 아웃룩이 '안정적'으로 계속 유지되는 사이 회복에 청신호를 켰다.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재무 지표는 소폭 하락했지만 EBIDTA 등은 수익창출력 면에서 기대심리가 커졌다.

시장 관계자는 "'강제 상환' 일변의 장기물에서 벗어났다"며 "10년 장기물 공모채가 조달 자신감과 기대감을 배가하는 데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중 풍부한 수급을 받치고 있는 시장의 힘도 컸지만 자체 수익창출력 변화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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