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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식 리스크관리문화 전도사 CRO 신현진 전무 [KB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 ⑧위험관리 한우물만 판 RM전문가…지주·은행·손보 두루 섭렵

원충희 기자공개 2019-06-20 10: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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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상품을 생산하고 서비스하는 금융회사에서 '맨파워'만큼 중요한 자원은 없다. 자산 500조원 규모의 거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경영진 불화, 관치 외풍 등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새롭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있다. 2014년 11월 윤종규 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리딩금융그룹을 향해 달리는 KB금융. 그곳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15: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 인수는 KB금융그룹 역사는 물론 보험업계 역사에서도 한 획을 그은 M&A였다. KB금융은 손보업을 처음 접해본 상황이었고 손보업계 측면에선 4위 규모의 대형 은행계 손보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농협손보가 자동차보험, 퇴직연금을 취급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KB손보 출범은 국내 유일의 은행계 종합손보사 탄생이기도 했다.

당시 KB금융그룹 안팎에선 보수적인 은행지주 경영문화와 수십 년간 오너경영에 맞춰진 기업계 금융회사가 큰 불협화음 없이 섞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특히 은행계 특유의 세밀한 리스크관리 문화를 KB손보에 어떻게 이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KB손보 내부로 들어가 KB금융의 리스크관리 문화를 정착시켜야 했다. 그 총대를 멨던 인물이 신현진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전무(CRO·사진)다.

신현진

1965년생인 신 전무는 고려대 경제학 석사와 카이스트 금융공학 MBA를 취득한 수재로 리스크관리 한길만 걸어왔다. 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팀장, 리스크관리부 팀장 등을 지내면서 은행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경력을 쌓은 그는 2008년 김기홍 당시 수석부행장(현 JB금융지주 회장)이 이끌던 지주회사설립기획단에 합류했다.

이후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장으로 5년간 재직하면 그룹 위험관리업무를 통솔했다. 당시 KB금융은 증권, 손보, 캐피탈을 인수하기 전으로 그룹이라 해봤자 은행·카드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룹 리스크관리는 결국 은행 위험관리업무의 연장선상이었다.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급격히 확장된 시점은 2014년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을 인수할 때부터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LIG손보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업계 상위권의 종합손보사 M&A가 처음이었던 KB금융은 양종희 당시 지주 부사장(현 KB손보 대표)을 중심으로 손보PMI 추진단을 조직, LIG손보를 KB손보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지점장으로 일하던 신 전무가 리스크관리 업무에 복귀한 것도 이 때쯤이다.

2015년 6월 KB손보로 이동해 리스크관리본부장(상무)를 맡게 된 그는 옛 LIG손보 시절 대거 팔았던 80세·100세 장기보험(세만기 상품)의 리스크를 줄이고 회사 위험관리체계 개편에 공을 들였다. KB금융의 리스크관리 DNA를 KB손보에 이식하는 것은 고생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우선 판매경쟁력은 좋지만 재무건전성에 위협이 되는 '세만기' 상품을 대폭 줄이고 '연만기' 상품으로 대체했다. 이는 영업조직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으나 향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자본규제(K-ICS)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딜라이브 매각실패 사태가 불거질 때도 인수금융에 900억원 정도 참여하고 있던 KB손보는 국민은행(1200억원)과 함께 선제적으로 자산건전성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은행계 금융사로서는 이 같은 조치가 당연한 일이었지만 채권단에 있던 다른 보험사들로부터 섣부른 행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신 전무의 선제적 행보가 옳았다는 게 여실히 증명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권의 리스크관리 문화는 기업계 금융사보다 보수적이고 세밀한 편"이라며 "은행지주와 오너경영에 익숙한 기업계 금융사 간의 리스크관리 문화를 융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진 프로필

신 전무를 직접 겪어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그의 푸근한 인상과 달리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에 놀랐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리스크 관리라고 해서 마냥 통제하는 것이 만사가 아니라는 게 신 전무의 지론이라고 한다.

또 다른 KB금융 관계자는 "신 전무는 리스크를 성과로 연결 짓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자주 얘기했다"며 "무엇보다 규제여건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조직 내 설득과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리스크관리 의식이 기업문화로 정착하는 게 CRO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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