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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1조대 적자 속 투자 마이웨이 걷는 이유는 [이커머스 생존전략 점검]②자체기술로 물류 시스템 다지고 핀테크로 미래 먹거리 선점

정미형 기자공개 2019-06-21 07:15:00

[편집자주]

이커머스업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와 수익 악화로 생존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이커머스업체들은 투자 확대와 수익 확보의 기로에서 각자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기로에 놓인 이커머스업체의 청사진과 생존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은 천문학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물류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성장 전략의 핵심을 물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직매입을 고수하며 자체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고 보관 즉, 물류센터가 필수적이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의미한다. 실제 투자비 부담에 쿠팡은 지난해 매출 4조4227억원을 기록하고도 영업손실 1조3549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쿠팡의 ‘계획된 적자' 정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매출 증대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그로 인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까지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들어 직매입 비중을 줄이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실적에 대한 쿠팡의 자신감을 뒷받침해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술이다. 쿠팡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를 통해 로켓배송을 구현하고 있다. 전국 24개의 물류센터에서 520만개의 로켓배송 상품에 대한 직접 물류도 독자적인 물류 시스템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만큼 기술 개발에도 상당 부분 투자를 하고 있다. 사무직 직원 중 약 40%, 1000명 이상이 개발자일 정도다.

쿠팡실적추이

◇자체기술로 '로켓배송'…물류 차별화 기반

쿠팡 물류 시스템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랜덤 스토우(Random Stow)' 방식이다. 랜덤 스토우는 다양한 제품을 구분 없이 소량씩 곳곳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는 각 상품별로 정해진 공간에 배치하던 기존의 물류시스템과는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는 쿠팡이 보유한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알고리즘이 담겨 있다. 제품이 보관될 위치는 빅데이터를 통해 정해진다. 주문이 들어오면 출고 담당 직원이 있는 위치로부터 가장 가까운 진열대를 알려줘 이들의 동선을 최소화해 작업 시간을 줄인다. 언뜻 제품이 뒤죽박죽 보관된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물류 시스템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랜덤 스토우 방식은 쿠팡맨의 배달에도 적용된다. 쿠팡맨이 그날그날 배달해야 하는 동선도 시스템이 정해주는 식이다. 매일 같은 구역을 담당하는 쿠팡맨이라도 시스템이 파악한 동선에 따라 배송 우선순위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내비게이션이 같은 목적지라도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최적의 노선을 보여주는 것과 유사하다.

쿠팡의 기술력은 온라인상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쿠팡의 데이터 플랫폼은 매일 3억건 이상의 각기 다른 상품 검색 결과를 소비자에게 제시한다. 또한 소비자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추천한다. 모두 쿠팡이 설계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쿠팡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 최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쿠팡의 물류 사업을 책임지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는 당기순이익 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326억원으로 298%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를 지속하던 아마존이 흑자로 돌아섰던 배경 중 하나가 풀필먼트센터의 흑자전환이었다"며 "쿠팡도 풀필먼트 부문에서 턴어라운드 한만큼 적자를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핀테크'로 신성장동력 확보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쿠팡의 기술 개발은 미래 먹거리로도 확장되고 있다. 현재 쿠팡이 제2 성장 동력으로 꼽는 것은 핀테크다.

지난 4월 쿠팡은 단독 대표 체제에서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핀테크 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핀테크 사업을 이끌 인물로 정보람 대표를 선임하면서다. 정 대표는 쿠팡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로켓페이'를 만든 사람으로 핀테크 전문가로 꼽힌다.

정 대표가 자리한 이후 쿠팡은 핀테크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로켓페이 이름을 '쿠페이' 바꾸고 현금 예치금 제도인 '로켓머니'는 '쿠팡캐쉬'로 통합했다. 핀테크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리브랜딩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쿠페이는 기존의 복잡한 개인인증, 결제과정 등을 간소화한 것이 특징으로, '결제하기' 버튼만 누르면 결제가 완료되는 원터치결제 시스템이 적용됐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간편한 쿠페이를 앞세워 핀테크 사업 강화에 나서며 다양한 유통 채널과 결제 기술을 연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금융업, P2P금융(개인 간 금융거래) 등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쿠팡은 당장 출시를 앞둔 음식 배달 서비스(앱)인 '쿠팡이츠'에 쿠페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향후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나가며 해당 기술들을 쿠팡 서비스에 접목시킨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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