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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덫 걸린 면세점 생존전략]'후발'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광객 다변화로 승부⑤단일 사업장, 보따리상 의존도 높아…적자행보 장기화 우려

정미형 기자공개 2019-07-04 08:28:23

[편집자주]

관세청이 면세품 국내 불법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 인도를 단계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중국 보따리상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면세점 중국인 매출 14조원 중 80% 이상이 보따리상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면세사업자의 위기 정도를 진단하고 이에 따른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면세업계 후발주자다. 그동안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통한 면세점 호황에 현대백화점면세점도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현장인도'에 제동이 걸릴 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계획된 적자 모드로 출혈을 감내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선 실적 개선이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있는 시내면세점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재수 끝에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하고 2년 만인 2018년 11월 정식으로 면세점을 오픈했다. 면세점 특허 취득과 중국 사드 사태가 겹치면서 면세점 오픈을 계속해서 늦춰오며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것이다.

출범 당시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는 다소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내걸었다. 올해 매출 6700억원을 달성하고 2020년에는 매출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공시)은 699억원으로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3분기 동안 드라마틱한 매출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보따리상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보따리상에 의존한 매출 성장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출혈경쟁을 불사하고 매출 확장에 '올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줄자 매출을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며 이들 유치를 위한 각종 판촉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보통 15~25% 수준인 여행사 송객수수료를 매출의 40%까지 올리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보따리상 매출에 힘입어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은 계속해서 느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일평균 매출은 1월 14억원, 2월 15억원, 3월 18억원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19억원 수준의 양호한 추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무리한 출혈경쟁을 통한 매출 증대에 손실 규모도 불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30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매출보다 더 큰 41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699억원에 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초기 투자비용 등이 포함된 계획된 적자로, 향후 면세사업이 안정기에 들어서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청의 현장인도 제한 정책이 확대될 시 안정기는커녕 면세점 사업 진출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명품 브랜드 유치 지연도 보따리상 매출 의존도를 더욱 키우는 요소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로 대표되는 3대 명품브랜드 유치에 실패하며 경쟁력에 타격을 입었다. 다행히 프라다와 까르띠에 입점이 예정되어 있지만 강남권 면세 경쟁점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등과의 경쟁 우위를 위해선 추가 명품 유치가 필수적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실적

◇다국적 개인 관광객 유치 전략 통할까

현대백화점은 보따리상 매출 위기에 대비해 개인관광객(FIT) 유치에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황해연 대표도 지난해 면세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관광객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FIT 고객 유치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리적 입지상 강점을 한껏 살려 중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위치한 강남구 삼성동은 국내 마이스( 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 중심지로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2021년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컨벤션센터 등 대규모 마이스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롯데나 신라, 신세계 면세점에 비해 경쟁력 측면에서 밀리기 때문에 내국인이나 FIT 유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추가 면세점 획득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따리상 매출 하락 위기에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시내면세점 외의 추가 면세 채널 확장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오는 하반기 시내면세점 3곳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8곳 등 모두 11곳의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추가 면세점 입찰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다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공항면세점보다는 시내면세점 추가에 관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내면세점은 보따리상 대량 구매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고 공항면세점은 시내면세점보다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면세점 납품단가 조정이 가능하다는 각각의 강점이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개별관광객에 대한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다"며 "이번에 나오는 추가 시내면세점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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