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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금융 'WM 매트릭스' 실현가능성 있나 은행-증권 조직 불균형, 임직원 반발 만만치 않을듯…독자노선 퇴직연금 부문도 '과제'

서정은 기자공개 2019-07-08 08:21:0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4일 10: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이 자산관리(WM) 부문의 은행·증권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지주에서 강력한 의지로 밀어 붙이더라도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려면 이들을 설득하고 구체적인 조직 구성안을 내놓아야한다. 은행에 힘이 실려있는 타 금융그룹과 달리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간 주도권 다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NH농협금융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계열사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지향하는 WM 사업 방향이 상당부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논의가 나왔다가 중단된 것도 각 계열사들의 반발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지주 주도로 진행되는 각종 협의회가 상호 의견을 공유하는 정도에서 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WM 사업에 한해서는 지주의 계열사 지배력이 크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올해 'WM 서비스의 대중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은행 특성상 고액자산가가 많지 않고, 고객들이 수도권 및 지방에 흩어져있기 때문이다. 시, 군 이하의 지역 단위까지 점포가 진출해 있기 때문에 소위 '돈되는 비즈니스'만 찾기 어렵다. NH농협은행이 올해 공모펀드 확장에 신경쓰고 있는 것도 대중 고객들에게 WM 사업을 전파해야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반면 NH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 중심의 WM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향한다. 영업점에 제공하는 상품 또한 사모펀드 위주로무게를 싣고 있다. 고객층에 따라 점포를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조직 운영을 보면 성과가 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정영채 대표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실리가 없고, 명분만 있는 매트릭스 도입 논의를 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회의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불균형한 조직 구성 때문이다. 매트릭스의 핵심은 각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 부문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수평적 조직 구성이다. 하지만 WM 사업을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보니 조직 구조 또한 큰 차이를 갖는다.

NH농협은행은 부서 형태인 WM연금부가 WM사업을 전체적으로 관장한다. 부서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연금과 WM 관련 업무가 한 곳에 뭉쳐있다. 현재 스무명이 안되는 인력들이 WM 사업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일당백' 상황이다. 올해 부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트릭스 체제가 구축되려면 큰 폭의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NH투자증권은 WM사업부와 자산관리전략총괄을 두 축으로 한 운영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WM사업부는 상무급이, 자산관리전략총괄은 전무급이 이끌고 있다. 두개의 거대한 조직이 각각 영업과 전략으로 분리돼 각자 역할을 맡고 있다. 연금사업을 전담하는 연금영업본부도 별도로 있다.

이처럼 인력 규모, 조직 구성, 역할 등이 다른 상황에서 수평적 조직을 구현하려 할 경우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매트릭스 체제를 활성화시키려면 소속 임직원들의 성과평가 기준 또한 이에 준해 바뀌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등과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트릭스 조직의 핵심인 퇴직연금 사업을 어떻게 잡을지도 관건이다. 올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등은 퇴직연금 사업부문을 그룹 관할 체제로 바꾸며 매트릭스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확대되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서 그룹 차원에서 사업 방향성을 수립하고 계열사별 방침을 구체화해야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연금영업본부 내 부서를 확대하고, 상담지원센터를 내는 등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로 방향을 튼 상태다. 올 하반기에는 상담센터 운영 결과를 토대로 연금상담인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학교 등을 대상으로 지역밀착형 마케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트릭스 조직을 만든 다른 금융그룹만 봐도 은행과 증권의 업권별 특성으로 인해 여러 갈등들이 있었다"며 "각자 노선을 걷고 있는 NH금융 계열사들을 아우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지주가 어떻게 구체화시킬지가 관건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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