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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월마트의 월튼패밀리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9-07-15 08:0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8일 10: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기업은 미국의 할인소매점 월마트(Walmart)다. 2018년 매출이 약 5천억 달러였다. 전 세계에서 약 230만 명을 고용한다. 월마트 매장을 다 합치면 면적이 뉴욕의 맨해튼 보다 더 넓다.

그런데 이렇게 세계 최대 기업인 월마트는 가족경영기업이다. 가족소유 투자회사인 Walton Enterprises가 월마트 지분의 48.7%를 가지고 있고 패밀리가 직접 보유한 지분도 1.4%다. 월튼패밀리는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의 재산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로 재산이 많은 코크(Koch)패밀리와도 큰 차이가 난다.

월마트는 가족경영기업이지만 창업자 샘 월튼 이후 한 번도 가족이 CEO였던 적이 없다. 월마트는 아칸소 출신 샘 월튼이 44세였던 1962년에 출범한 비교적 젊은 회사여서 현직 포함 다섯 명의 CEO가 재임했다. 창업자 외 4인은 모두 전문경영인이다. 현직 CEO는 고등학교 때부터 월마트에서 일한 더그 맥밀론(Doug McMillon)이다.

창업자 샘 월튼(Sam Walton, 1918~1992)은 3남 1녀를 두었는데 현재 생존해 있는 롭슨 월튼, 제임스 월튼, 앨리스 월튼이 그들이다. 그런데 이들 중 회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없고 샘 월튼이 사외이사이고 제임스 월튼의 아들 스튜어트 월튼이 사외이사다.

창업자의 3남 중 차남은 존 월튼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스타 미식축구 선수였고 대학을 중퇴하고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그린베레였다. 실전에 참가했다. 전쟁 후에는 귀국해서 월마트 조종사로 일하다가 남부지방의 목화농장에 비료를 주는 조종사 일을 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스포츠 활동으로 인생을 보내다가 자체 제작한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58세에 사망했다. 미국에서 네 번째 부자인 사람으로서는 특이한 인생을 살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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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에서는 2015년 이래 롭슨 월튼의 사위이자 창업자 샘 월튼의 손주사위인 그레그 페너(Greg Penner, 1969년생)가 제3대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 페너는 스탠퍼드경영대를 나와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 그 후 월마트에 합류해 일본 월마트의 CFO를 거치고 2008년에 월마트 이사회에 진입했다.

월마트의 전임 이사회 의장은 23년 동안 이사회 의장 자리를 지켰던 롭슨 월튼이고 초대는 창업자였다. 따라서 월마트는 샘 월튼 이후에는 가족이 이사회를 담당하고 전문경영자에게 회사 운영을 맡기는 구조를 유지한다. 근년에 이사회 의장을 가족이 아닌 후보에게 맡기자는 주주제안들이 제출되었으나 모두 폐기되었다. 월튼패밀리의 지분이 50%를 넘기 때문에 이사선임에 관하여는 패밀리가 찬성하지 않는 어떤 주주제안도 채택되기 어렵다.

월마트는 회사의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 중량감 있는 사외이사들을 계속 영입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는 페너와 맥밀론, 롭슨 월튼, 스튜어트 월튼 포함 12인으로 구성되는데 맥도날드와 야후의 전현직 CEO도 이사진에 포함되어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클린턴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였을 때 월마트 사외이사로 영입되었었다. 당시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라는 사회적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1986년에 선임되어서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1992년까지 6년 동안 월마트 사외이사로 일했다. 후일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힐러리 클린턴은 월마트 측의 정치헌금을 거절하는 등 월마트와 거리를 두려고 애썼다. 월마트는 종업원과 협력업체 대우 등에서 그다지 평이 좋지 못했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월튼패밀리는 노동조합을 혐오한다. 가족이 CEO 역을 맡지 않는 이유가 악역을 전문경영인에게 대신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창업자 샘 월튼은 한번도 사회에 기부를 한 적이 없다. 할인점을 경영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것 자체가 사회에 대한 기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자서전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문제로 자신의 도움을 기대했기 때문에 그를 다 들어줄 수 없었다고 썼다. 그러나 창업자 사후 월마트는 대대적인 기부활동을 개시했다. 최근에는 연 약 10억 달러를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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