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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해지환급, 4년만에 보험업계 발목 잡나 금융당국, 민원 이유로 규제 강화 검토…염가 매력 상실 가능성↑

최은수 기자공개 2019-07-10 13:52: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8일 14: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5년 처음 출시돼 보험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킨 무해지 및 저해지환급형 상품에 손을 댈 모양새다. 해당 상품은 특정 시점에서 해약 시 기존 상품보다 돌려받는 돈이 적거나 없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당국의 개입은 이같은 구조를 개선해 불완전판매 등 민원을 감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 상황이 더욱 암울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지환급금을 조정하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매력 또한 희석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저해지환급형 또는 무해지환급형 상품의 개발 조건을 강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보험업감독규정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두 상품은 기존 상품 대비 만기 이전에 해지할 경우 돌려받는 금액(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대신 보험소비자는 해지환급금이 줄어드는 대신 납입보험료를 25~35% 가량 할인받는 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검토 중이며 업계와 논의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저해지환급이나 무해지환급으로 인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발 조건을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2015년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하며 납입기간이 기존 20년 이하인 보장성상품에만 무·저해지형을 적용할 수 있던 것을 모든 보장성으로 확대한 바 있다. 당국의 규제 완화 후 오렌지라이프의 전신인 ING생명은 업계 최초로 납입기간 20년 이상 보장성상품에 저해지환급형을 적용한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ING생명이 출시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은 보험업계 역사에 남을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보험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규제 강화, 소비 위축으로 요약되는 뉴 노멀 기조에 대비하자는 위험경영론이 힘을 받던 시기다. 이에 기존 상품경쟁력으론 신계약이 줄어들어 시장 축소와 역성장을 맞이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한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했고 ING생명이 저해지환급형 상품을 첫 스타트를 끊자 전 보험업계에서 상품을 봇물 터뜨리듯 출시했다.

무해지저해지

생·손보업계에 따르면 무·저해지환급형 상품 신계약 건수는 2015년 3만4000건에서 2016년엔 10배 가까이 증가한 32만1000건으로 뛰었다. 2017년 85만3000건, 2018년 176만4000건, 올해는 1분기에만 108만건을 판매했다. 하반기 선전 여부에 따라 연 200만 건 돌파 가능성도 점쳐진다.

저해지 및 무해지환급형 상품의 선전은 보장성 판매를 늘려야 하는 보험업계와 저렴한 보험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때문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보험업계는 이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기존보다 해지환급금을 높이거나 적용 가능한 상품 축소를 검토중이라는 정책기조에 대해 적잖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저해지환급의 경우 출시된 지 시간이 경과해 소비자도 해당 상품이 보험료가 싼 대신 해지환급금이 적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편"이라며 "상품 자체에 문제가 없는데 일부 민원 등을 이유로 해지환급금 등의 조정에 나선다는 것은 침소봉대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감독당국이 당초 무·저해지환급형을 놓고 소비자가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감독규정까지 완화한 지 만 4년만에 입장을 바꾸는 모습이 의아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침체 등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신계약은커녕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기존 보유보험을 해지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책은 보험사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보험계리법인 관계자는 "무·저해지환급금형은 동일한 보장을 일반 상품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그런데 해지환급금을 높이는 등의 규제는 필연적으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선택권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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