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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업 리포트]LG화학 '배터리 시즌3', 급진보다 안정?⑧5조 투자금 93% 캐파 증설에 투입, 수직계열화는 천천히

구태우 기자공개 2019-07-12 14: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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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은 '배터리 전쟁'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동박업체 KCF테크놀로지스(KCFT) 인수를 발표한 이유다.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도 고공행진이다. 더벨이 2차전지 시장의 흐름과 대그룹들의 전략, 그리고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13: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은 2003년 '파익스피크 인터내셔널 힐 크라임' 경주대회에서 우승하면서부터 각광받기 시작했다. 전기차 부문에서 일본 혼다가 수립한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관심을 단번에 받았다. 가파른 오르막과 급커브 구간을 시속 100km로 거침없이 달리는 모습이 고객사에 각인됐다. 이후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는 수주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 품질 결함과 실적 악화로 2차전지 사업 포기까지 고려했지만, 지속적인 투자 끝에 LG화학은 글로벌 톱3 업체로 진입했다. '전기차 붐'이 형성되면서 LG화학도 제3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과거 골칫거리였던 품질 문제도 안정화됐고, '스택 앤 폴딩'(전극을 셀 단위로 잘라 쌓아 얇은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거듭났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완제품 전지의 캐파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 5조원의 투자금을 배정했다. 석유화학 등 전 사업에 투자할 금액이 8조8117억원인데 이중 52.6%(4조6426억원)가 배터리 사업에 들어갈 자금이다. 투자금만 보면 과감한 '베팅'으로 보이지만 면면을 뜯어보면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완제품 전지공장을 증설하는 데 투자금의 93%를 쓰고, 나머지 투자금(3240억원)은 중국에 2차전지 소재 양극재 생산공장을 짓는다. 완제품 공장에 투자를 집중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0년 85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도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완제품 전지업체를 비롯해 소재업체까지 캐파 확대 경쟁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화학
LG화힉 2차전지 생산거점. (출처: NH투자증권)

LG화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완제품과 소재를 육성한다. 완제품 전지는 생산거점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2차전지는 △국내 청주·오창공장 △폴란드 브로츠와프 △미국 홀랜드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르면 내년 중국이 자국 배터리 업체에 지급하던 보조금이 폐지되는데, LG화학도 이에 맞춰 중국 빈강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다. 2조1032억원의 투자금이 배정됐다. 폴란드 공장 증설에는 1조7650억원이 투입된다. 동유럽은 BMW와 토요타 등 완성차 공장이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다. LG화학은 폴란드에 공장을 지어 현지 생산 체제를 갖췄다. 증설을 마치면 배터리 캐파는 2020년 100GWh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재 캐파는 38GWh인데, 시황에 맞춰 추가 증설을 검토한다.

투자금의 대부분이 완제품 전지에 집중된 건 수직계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LG화학은 2016년 GS에너지의 자회사 GS이엠을 인수하면서 양극재 생산이 가능해졌다. 전구체와 양극재,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생산체계를 마련했고, 앞으로 내재화율을 40%까지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 코발트 제조업체인 화유 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양극재를 생산한다. 3240억원의 투자금이 이 법인에 들어간다.

수직계열화에 쏟을 투자금은 충분하지만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양극재 캐파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공급사슬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경우 고품질 양극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다. LG화학은 양극재를 자체 생산하면서도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 엘앤에프와 헝가리 유미코아 등이 LG화학의 양극재 공급사다.

LG화학이 양극재에 공을 들이는 건 배터리 성능과 관련된 소재이기 때문이다. 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과 코발트는 배터리 효율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원료다. 최근 니켈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양극제가 부상하고 있다. 양극재의 기술 변화가 배터리 성능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테스트하고 있다.

이렇듯 LG화학은 안정에 방점을 찍고 배터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생산하는 소재도 양극재 외에 없다. SK그룹 자회사 SKC가 1조원을 들여 동박 제조에 진출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LG화학이 20년에 걸쳐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록이 쌓였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일본보다 20년 늦게 2차전지 사업을 시작하면서 경험 부족으로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2004년 미국 애플사(社)에 납품하던 소형 전지는 충·방전 불량으로 불량이 잦았다. 품질 신뢰도도 떨어졌고, 2차전지 사업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했다. 잦은 품질 문제로 적자가 쌓이자 사업중단까지 검토됐다. 이후 경영진은 품질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제품의 안전성을 경영 방침으로 삼았다. LG화학은 2차전지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BTC(Battery Tech Center)를 설립했고, 미국 콜로라도에 연구 개발법인 CPI(Compact Power Inc)를 세웠다. 이를 토대로 LG화학은 리튬이온전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배터리 사업은 적자가 계속됐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2091억원의 흑자를 냈다.

2차전지 사업의 성장성이 이전보다 커졌지만,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것도 과거 경험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수주량이 상당해 캐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양극재 생산은 기존 고객사를 활용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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