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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올인' 에스모, CB 조달 의존도 심화 '해외·자율주행 투자' 영업 부진 탓 외부 조달, 사채잔액 600억 넘어

박창현 기자공개 2019-07-11 08:19:0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사 '에스모(옛 넥센테크)'가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해외 거점이 핵심 투자 타깃이다. 다만 수년 간 이어진 사업 부진 탓에 투자금은 철저히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외부에서 끌어다 쓴 자금만 600억원이 넘는다. 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 바뀐 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재무 건전성보다는 공격적 투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스모는 올해 들어 투자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성사된 투자만 3건에 달한다. 먼저 올 4월 투자컨설팅 업체 '씨앤원컨설팅그룹'의 전환사채(CB)를 사들이는데 총 157억원을 썼다. 원리금 담보물로 코스닥 상장사인 네패스신소재 보통주 64만5737주도 제공받았다.

지난 달에는 베트남법인 'ESMO VINA CORPORATION'에 총 116억원을 출자했다. 원가 경쟁력 강화와 해외 수요 증대 대응을 위한 투자건이었다. 화룡점정은 프랑스 자율주행 기업 '나브야(NAVYA)' 투자였다. 에스모는 최근 나브야가 발행한 2000만유로(약 263억원) 규모의 CB를 취득했다. 지난해 설립한 자율주행 플랫폼 자회사 '엔디엠'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결단이었다.

이렇게 에스모가 올해 들어 신사업 투자에 쓴 금액만 536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전방 산업 부진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에스모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전방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스모는 자동차 구성 기관에 전기와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장치인 '와이어링 하네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타 자동차 부품사와 마찬가지로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다. 에스모의 경우, 주력 고객사인 르노삼성이 지난해 파업에 돌입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2017년 823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76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20%나 감소했다.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70억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1분기에만 적자가 12억원이나 쌓였다. 성장 정체 타개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년 전 최대주주가 투자조합으로 바뀐 점 역시 공격적 투자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루트원투자조합 컨소시업은 2017년 7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넥센 등으로부터 지분 69%를 650억원에 취득했다. 경영권 인수 후 에스모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자 새로운 모멘텀 확보에 나선 모양새다. 투자조합 입장에서는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차익 실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스모

다만 실적이 악화된 탓에 자체적으로 투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철저하게 외부 자금을 조달해 투자 여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에스모는 2017년 처음으로 CB로 3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에도 2차 CB를 발행해 128억원을 마련했다. 올해 들어 대규모 투자가 연달아 진행되자 다시 한번 CB를 발행해 200억원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최대주주 변경 후 CB 발행으로만 총 628억원을 조달했다.

CB는 양날의 칼이다.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회계상 부채로 계상되지만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1차 CB의 경우, 전환가액이 1894원에 불과하다. 4000원 대에 형성돼 있는 현재 주가와 비교할 때 전환 이점이 충분하다. 반면 다른 CB는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낮게 형성돼있다. 2차 CB는 6141원, 3·4차 CB는 6300원이 전환가격이다. 주가 반등에 실패할 경우, CB 상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올해 CB 발행으로 에스모의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모 관계자는 "CB 투자자들이 예스모의 미래를 보고 장기 투자를 했기 때문에 회사 재무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부채비율 또한 향후 매출 향상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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