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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업 리포트]테슬라 노리는 삼성SDI, 수주 위해 DNA도 바꾼다⑨제조공법·소재 다양화 추진, 2025년 캐파 15배 증가

구태우 기자공개 2019-07-15 12: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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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은 '배터리 전쟁'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동박업체 KCF테크놀로지스(KCFT) 인수를 발표한 이유다.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도 고공행진이다. 더벨이 2차전지 시장의 흐름과 대그룹들의 전략, 그리고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2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변화에 강한 기업이다. 흑백 브라운관에서 PDP와 배터리까지 49년 동안 변화를 거듭하며 성장했다. 신사업에 뛰어 들어 글로벌 1위로 성장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2차전지 사업도 이를 증명한 한 예로 꼽힌다. 삼성SDI는 LG화학보다 1년 늦은 1999년 배터리 사업에 뛰어 들었다. 삼성과 LG의 '라이벌 관계'가 구축되며 경쟁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삼성과 LG의 성장 방식은 달랐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를 집중 겨냥했고, 삼성SDI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소형전지에 주력했다. 삼성SDI는 2006년부터 소형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같은 해 소니(Sony) 배터리가 폭발해 대규모 리콜사태가 발생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 일본의 배터리 산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삼성SDI의 배터리가 부상했다. 이를 계기로 소형전지 시장의 글로벌 1위 입지를 다졌다.

삼성SDI
(출처: 후발 화학기업의 추격 기술혁신 연구사례, 이원재·정재용)
이후 20여년간 유지된 삼성SDI의 배터리 전략이 최근들어 대폭 바뀌고 있다. 전기차에 최적화 된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제조공법과 소재를 다양화 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주를 집중적으로 따내 소형전지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2차전지 제조공법을 바꾸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는 양극과 음극을 말아 만드는 와인딩 방식을 활용했다면 앞으로는 점진적으로 스택 방식으로 바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택은 전극을 셀 단위로 쌓아 배터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스택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SDI가 와인딩 방식을 고수했던 이유는 주력 상품이 소형전지이기 때문이다. 와인딩 방식은 두루말이를 말 듯 배터리를 만들어 조립이 간단하고 생산성이 높다. 반면 배터리 용량이 커질수록 효율성이 떨어진다. 스택 방식은 배터리 소재를 적층해 쌓아 공간 활용도가 높다. 전기차 디자인에 맞춰 배터리 모양을 변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가 다년간 고수했던 제조공법에 변화를 꾀하는 건 고객사를 늘리기 위한 차원이다. 삼성SDI는 2009년 BMW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해외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수주를 늘려왔다. 폭스바겐, 피아트, 재규어 등이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전기차 브랜드별 판매량 상위 10위권 업체 중 삼성SDI와 배터리 계약을 맺은 곳은 BMW와 폭스바겐이다. 매출과 수주를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고객사 다양화 밖에 방법이 없는 셈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미국 테슬라와 일본 닛산·토요타, 중국 BYD가 주도하고 있다.

고객사를 다양화하기 위한 변화는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전지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용 양극재를 제작해 삼성SDI에 공급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동공구와 전기자전거용 소형전지에 들어갈 양극재 위주로 납품했는데, 최근 전기차용 양극재로까지 납품 품목을 확대했다. 이 제품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계열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가 사용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가 NAC용 양극재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현재 파나소닉이 전량 공급 중이다. 업계는 삼성SDI가 테슬라에 납품하기 위해 NCA용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안정적인 생산체계 마련을 위해 공급선을 다양화하고 있다.

해외 생산공장의 캐파도 증설 중이다. 현재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는 국내 울산공장과 헝가리, 중국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성SDI는 유럽의 완성차 업체를 겨냥해 헝가리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캐파는 20GWh다. 전기차 14만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2020년까지 30GWh, 2025년까지 200GWh 수준으로 캐파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캐파를 1GWh 늘리는데 700억원 가량이 들어간다. 삼성SDI는 지난해 증설에 1조9009억원을 투입했다. 이중 대부분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쓰였다. 삼성SDI는 배터리 소재의 내재화율도 확대한다. 현재 분리막과 양극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양극재는 자회사 에스티엠이 생산하고 있다.

한편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약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대형 전지(ESS 포함) 부문 매출은 2조8890억원으로, 전체 매출 8조1869억원(영업이익 5499억원)의 35% 기여도를 기록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를 잠재적인 고객으로 생각해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투자를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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