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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올 자본유치 직전 SG BK 지배구조 변경, 이유는 '계열 분리·사업 이원화' 전략 해석

김병윤 기자공개 2019-07-18 07:54:14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7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부품사 두올산업이 최근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SG BKGroup PTE. LTD.(이하 SG BK그룹)의 최대주주가 공시 하루 전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SG BK그룹은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주식회사 비티씨코리아닷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싱가포르에 구축한 법인이다. SG BK그룹의 최대주주가 김 회장으로 변경되면서 SG BK그룹은 김 회장의 기업집단 내 지주사 지위에 올랐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김 회장의 기업집단은 두 갈래로 나눠졌다. 김 회장은 SG BK그룹 계열을 통해 빗썸 인수를 진행할 전망이다. 기존 최대주주이자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던 BKBM Holdings PTE. LTD.(이하 BKBM 홀딩스)는 다른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 9일 두올산업은 SG BK그룹의 지분 1만3480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후 SG BK그룹에 대한 두올산업 지분율은 57.41%, 취득액은 2357억원이다. SG BK그룹은 김 회장이 빗썸 인수를 위해 설립한 BTHMB Holdings PTE. LTD. 모회사의 모회사다. 두올산업이 SG BK그룹 지분 인수를 통해 빗썸 인수에 참여하게 된 구도다.

◇싱가포르법인 지배구조 정점 'SG BK그룹'

싱가포르기업청(ACRA)에 따르면 SG BK그룹은 지난해 9월 14일 설립됐다. 김 회장이 지분 전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일한 이사(director)로 등재돼 있다.

김 회장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법인 가운데 SG BK그룹과 지분구조가 엮여 있는 곳은 두 개 더 있다. SG BK그룹은 BK SG PTE. LTD.(이하 BK SG)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BK SG는 BTHMB 홀딩스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즉, '김 회장→SG BK그룹→BK SG→BTHMB 홀딩스'의 지분구조다. SG BK그룹은 김 회장이 구축한 싱가포르 기업집단 내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당초 SG BK그룹의 총지분은 BKBM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BKBM 홀딩스 지분 전량을 보유했다. '김 회장→BKBM 홀딩스→SG BK그룹→BK SG→BTHMB 홀딩스'의 지분구조였다.

SG BK그룹의 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김 회장은 BKBM 홀딩스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SG BK그룹의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김 회장의 싱가포르 기업집단은 BKBM 홀딩스 계열과 SG BK그룹 계열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졌다.

김병건 지분구조
※출처:싱가포르기업청(ACRA),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SG BK그룹 최대주주 변경, 자본유치와 관련있나

SG BK그룹의 최대주주 변경은 지난 8일 이뤄졌다. 두올산업의 유상증자 공시 하루 전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SG BK그룹의 최대주주와 자본유치 간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B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같은 자본유치는 이해관계자 간 적잖은 논의를 필요로 한다"며 "두올산업이 유상증자하는 BK SG그룹의 최대주주 변경을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대상이 SG BK그룹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회장은 본인을 중심으로 투자자를 모아 구성한 BK컨소시엄을 통해 빗썸 인수를 진행했다. BK컨소시엄은 김 회장의 싱가포르 기업집단 내 가장 아래 위치한 BTHMB홀딩스다. 두올산업이 빗썸 인수에 자금을 보태려고 했다면 BTHMB 홀딩스에 유상증자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SG BK그룹이 유상증자의 대상으로 낙점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김병건 회장이 빗썸 인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번 유상증자의 협상력에서는 두올산업이 우위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를 4억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억달러 정도만 납부한 상태다. 김 회장은 잔금을 올 2월 중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올 9월로 일정을 연기했다.

그는 이어 "두올산업이 김 회장과 동등한 지위에서 빗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SG BK그룹에 유상증자하는 것으로 읽힌다"며 "두올산업이 BTHMB 홀딩스에 자금을 태우면 지배구조상 김 회장 아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IB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싱가포르 기업집단 가운데 실제 사업을 영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곳은 BK SG가 유일해 보인다"며 "두올산업이 빗썸 인수에 참여하면서 안전장치로 BK SG 경영권을 확보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이 SG BK그룹의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BKBM 홀딩스와 계열을 분리한 것은 BKBM 홀딩스를 중심으로 빗썸과 관련이 없는 사업을 영위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CRA에 따르면 BK SG는 2010년 설립된 의료 서비스업체다. 김 회장의 다른 싱가포르법인이 지난해 빗썸 인수를 공식화한 시점과 맞물려 설립된 것과 구분된다.

BK SG그룹의 주주 변경 사유와 두올산업과의 협업 배경 등을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현재 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더벨은 두올산업에 SG BK그룹의 최대주주 변경 인지 여부를 질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SG BK그룹
※SG BK그룹의 최대주주가 지난 8일 BKBM 홀딩스에서 김병건 회장으로 변경됐다. 변경일은 두올산업의 유상증자 공시 하루 전이다.(출처:싱가포르기업청(AC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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