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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노스 배상혁 상무 '바이 몽골' 바람 일으키다 [thebell interview]고금리 몽골 CD 국내 도입 장본인, 몽골 현지 채권형펀드까지 추진

이효범 기자공개 2019-07-22 08:28:14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9일 12: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의 몽골 진출 선봉장은 배상혁 글로벌사업본부장 상무(사진)다. 그는 KDB대우증권 IB 출신으로 과거 KDB산업은행이 몽골 산업은행 위탁 경영에 돌입한 이후 증권업을 개척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됐다. 당시 열악한 여건에서 쉴새 없이 업무에 매진했던 기억 때문에 대우증권에서 퇴사한 이후 더이상 몽골은 가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는 2017년 전명호 대표의 제안을 받고 라이노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입사할 때 까지만 해도 몽골과 관련된 업무를 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은 시장도 몽골이었다. 당시 몽골은 IMF 구제금융에 돌입했다. 배 상무는 몽골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보고 현지에서 발행된 달러화 채권을 상품화하는데 착수했다.

배상혁 라이노스자산운용 상무

◇'KDB대우증권' 출신, 몽골 파견...TDB CD펀드 흥행 '주역'

배 상무는 더벨과 인터뷰에서 "2017년 몽골이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서 환율과 국채금리가 점차 안정화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고, 대우증권 시절 네트워크를 활용해 몽골 산업은행에 채권발행을 타진했다"며 "특히 2016년 몽골 정부가 산업은행에 출자할 수 있는 산업은행법이 통과됐기 때문에 몽골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이 더욱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2017년 몽골 산업은행이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해 국내에서 판매했다. 편입자산인 CD는 연금리 6.5% 수준으로 6개월 만기였다. 한국 시중은행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초반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었다. 고금리에 매력을 느낀 투자자들이 몰려 올해 4월까지 누적 2억달러 규모로 판매됐다.

그는 KDB대우증권 근무 시절 쌓았던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011년 몽골 산업은행을 위탁경영했다. 산업은행의 필요성을 느낀 몽골 정부는 위탁경영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실시했고 일본과 우리나라 산업은행이 각각 참여했다. 당시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이 우리나라 개발금융을 처음으로 수출한다는 점에서 공을 들였고, KDB산업은행이 위탁경영사 지위를 결국 따냈다.

배 상무는 지난 2013~2015년까지 KDB대우증권 소속으로 몽골에서 파견근무를 했다. 산업은행 산하에 있던 대우증권은 조인트벤처로 현지에 증권사를 설립했고, 배 상무가 파견됐다. 당시 몽골 증시는 호황이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몽골의 주력산업인 광산기업 지분을 앞다퉈 사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업하는 증권사는 10여개 정도였는데 대부분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영업만으로 막대한 수익를 냈다.

2014년부터 광물 가격 변동으로 광산업이 침체되자 주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증권사들도 위축됐다. 배 상무는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이는 기대보다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몽골 무역개발은행(TDB)이 발행하는 달러화 채권을 국내에 중개하고, 달러화로 발행한 6개월 만기 CD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도 주도했다. 우리나라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특판금리가 3~4%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를 한몸에 받았다.

배 상무는 "TDB의 만기 1년, 달러화 CD 금리가 5.4% 수준이었고, 현지통화 예금은 15% 안팎이었다"며 "달러 표시 CD를 특별금리인 6%로 맞추고 대우증권 본사 상품개발실과 협의해 국내 투자자에게 판매해보자고 제안했다. 그 상품이 국내에서만 650억원 규모로 판매됐다"고 말했다.

◇'개척 DNA', 라이노스에 이식..."중앙亞로 뻗어나갈 것"

우리나라로 귀국한 배 상무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을 앞둔 대우증권을 떠났다. 1년 정도 머리를 식힌 그는 2017년 라이노스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고 다시 몽골로 향했다. 배 상무가 몽골에서 쌓았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고스란히 라이노스자산운용으로 이식된 셈이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지난 4월 몽골법인을 설립하게 된 것도 가능성을 본 배 상무가 현지 진출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탄한 길이 될거라고 예상했던 건 아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그동안 최초로 몽골 교환사채(EB) 투자, 기업공개(IPO) 참여 등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배 상무의 개척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몽골 자본시장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다. 입맛에 맞는 상품을 발굴하는데 제도가 뒷받침 되지 않아 금융당국과 협의해 풀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좀더 안정적인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름길이 없었다. 꾸준히 문을 두드리다 보니 몽골 금융당국에서도 라이노스자산운용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현지 운용사 설립 논의가 오갔다.

현지에서 처음으로 채권형펀드를 출시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배 상무는 "펀드투자법이 생긴 뒤 출시된 펀드는 부동산펀드 몇개 뿐인데 수탁은행에서도 관련부서에 직원 1명 밖에 없다. 또 사무관리회사가 따로 없어서 직접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출시한 채권형 펀드에 단일 자산밖에 담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처음으로 현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펀드에 편입하는 사례라 투자 계약서도 우리나라 법무법인을 통해서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배 상무는 또 몽골시장에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하는 상품에는 크게 세가지 원칙을 세웠다. △만기 1년 이하 △달러표시 △신용보강된 확정금리형이라는 조건을 만족하는 상품만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흥행몰이를 했던 몽골 산업은행 CD펀드 역시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품이었다.

그는 단순히 몽골시장 공략을 위해 법인을 세운건 아니라고 했다. 좀더 폭넓은 시각으로 법인을 활용할 생각이다. 배 상무는 "종종 세계지도를 펴보면 투자할 수 있는 국가는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개인적으로 경제, 문화, 사회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때 가장 적합한 곳이 몽골을 비롯한 중앙아시아"라며 "장기적으로는 몽골을 거점으로 만들어 중앙아시아에 있는 여러 국가들로 투자 지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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