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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운용 LDI본부, 한화생명 수익률 제고 '묘수' 될까 외화채권 편입확대·운용기능 이관조치 불구 역마진 리스크, 전문성 강화 차원

김수정 기자공개 2019-07-25 14:0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3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이 최근 LDI(Liability-Driven Investment·부채연계투자)본부를 다시 만든 것은 한화생명 보험료 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이래 수년째 한화생명을 둘러싼 수익 악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외화채권 편입을 확대하고 한화자산운용에 운용 기능을 이관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역마진 리스크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초 유가증권 LDI를 담당하는 LDI증권본부와 대체자산 LDI 운용을 맡는 LDI대체본부를 신설했다. LDI본부는 보험사로부터 수탁한 재산을 운용하는 곳이다. 이와 함께 한화자산운용은 여러 본부에 흩어져 있던 관련 조직들을 신설 LDI 본부 아래 재편했다. 이로써 2017년 해체됐던 LDI본부가 2년 만에 2개 본부로 확대돼 부활했다.

확대 개편된 한화자산운용의 LDI조직은 대형 생명보험사를 모회사로 둔 다른 자산운용사들에 비해 규모 면에서 두드러진다. 한화자산운용 LDI본부 구성원은 LDI증권본부 24명, LDI대체본부 22명 등 총 46명이다. 삼성생명이 모회사인 삼성자산운용은 30여명, 교보생명을 대주주로 둔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대여섯명 규모로 각각 LDI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이처럼 LDI 조직에 힘을 준 것은 한화생명이 당면한 역마진 리스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한화생명 고유계정 운용자산 이익률은 3.6%로 집계됐다. 직접 운용하는 재산과 한화자산운용에 일임한 재산을 통틀어 집계한 수치다. 2014년 5.2%였던 운용 수익률은 2015년 4%대로 낮아졌고 지난해를 기점으로 3%대까지 떨어졌다.

한화생명 고유계정 재산은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 관리자산(AUM, 펀드설정액+투자일임계약금) 90조6771억원 중 73.4%(65조7096억원)가 투자일임 계약금이다. 전체 일임계약금 중 69.8%(46조4691억원)는 보험사 고유계정 자금이다. 일임 재산 위탁자 내역이 공개되진 않지만 업계에선 한화생명 재산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특별계정 자금도 한화자산운용 전체 일임계약금의 23.5%(15조6178억원)를 차지한다. 고유계정과 특별계정을 통틀어 보면 전체 일임계약금의 93.3%(62조869억원)가 보험사 재산이다.

한화운용AUM

특히 한화생명은 직접 운용중이던 보험자산을 2016년 9월 한화자산운용에 이관했는데 이를 계기로 한화자산운용 보험사 고유계정 일임재산과 일임 계약고 총액이 함께 급증했다.

한화생명이 운용기능을 한화자산운용으로 넘긴 것도 운용 수익률 제고 조치의 일환이었다. 한화생명은 역마진 리스크가 부각되자 2014년을 기점으로 외화채권 투자를 부쩍 늘리는 등 공격적인 운용에 나섰다. 이어 전문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로 운용부문을 한화자산운용에 이관했다. 그러나 한화생명의 보험재산 운용 수익률은 악화되기만 했다. 한화자산운용이 한화생명 운용 자산·인력 이관 이후 약 3년 만에 LDI조직 확대·강화에 나선 배경이다.

한화생명이 다른 보험사 대비 역마진 리스트에 크게 노출된 건 금리가 높던 시절 확정금리형 상품을 많이 팔았기 때문이다. 과거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까닭에 저금리 국면에 접어들면서부터 나가는 보험금이 운용수익보다 많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늘려놓은 외화증권은 한·미 금리역전 이후 막대한 헤지비용을 안겨주고 있다.

보험계약 예정이율이 자산운용수익률보다 높아지면 발생하는 이차역마진은 이미 현실화했다. 운용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작년 말부터 2개분기 연속 어닝쇼크에 빠지기도 했다.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빨리 단행된 지금은 역마진 리스크가 더 커진 상황이다.

한화자산운용이 LDI본부를 새로 만드는 등 보험재산 운용 전열을 재정비하긴 했지만 시장에서 볼 때 한화생명 운용 수익률이 단기간 크게 개선될 여지는 작다. 수십조원 규모 운용 포트폴리오를 일시에 손보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문제의 외화자산 롤오버가 끝나고 시중 채권금리가 반등해야 운용성과가 의미 있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보험재산 운용 성과를 개선하는 것이 LDI본부 신설의 주된 취지"라며 "LDI 조직을 분리함으로써 여타 본부들도 고유의 운용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운용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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