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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체력 다진 삼성물산, '부채' 확 줄였다 [Company Watch]총차입금 7.7조→4조, 부채비율 80%로 안정화…자산처분 등 구조조정 효과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26 08:32:0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부채비율을 대폭 감축했다.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보다 부채비율이 약 절반 가량 축소되며 기초체력 다지기에 성공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자산과 자산처분 재원 등을 활용해 차입금 상환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 따른 결과다. 2분기 현재 부채비율은 80%로, 통합 직후인 130%보다 크게 줄었다. 금융투자업계서는 삼성물산이 통합 후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 기반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하거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은 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이 통합한 법인과 2015년 9월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현재 건설·상사·패션·리조트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며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는 종속 및 관계기업이 아닌 투자 상장주식으로 분류된다. 지분율이 5~1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 자산 중 이들 상장주식을 포함해 종속·관계기업 등 투자자산이 53%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체사업보다는 지주 역할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통합이 이뤄진 초창기인 지난 2015년 말 부실한 재무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막대한 차입금과 높은 부채비율 부담이 그룹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당시 삼성물산의 총 차입금은 7조7000억원, 부채비율은 132%였다. 순차입금비율은 30%를 웃돌았고 이자보상배율은 0.4배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의 연결 재무제표에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부분 자체 사업에서 발생한 부채였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건설부문이 한데 모이면서 잠재부실과 함께 부채가 확대됐고, 전 부문에 걸쳐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전반적인 재무비율도 떨어졌다. 전혀 다른 회사가 하나의 회사로 합병하는 데 따른 후유증과도 같다고 평가됐다.

삼성물산은 PMI(합병 후 통합) 절차를 추진하면서 체질개선과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꾀했다. 자체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불필요한 자산을 처분하는 등 최대한 현금 마련에 집중했다. 이와더불어 차입금 상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부채비율 축소에 집중했다. 건설부문을 통합하면서 희망퇴직 등을 거쳐 약 20% 가량의 인력을 감축했다. 건설과 상사부문 등의 잠재 부실도 공격적으로 제거하면서 조단위 빅배스(Big Bath, 대규모 손실반영)가 실시됐다. 호주 로이힐 마이닝 프로젝트, 미주 유전자산 등 부진한 사업들이 한번에 제거됐다.

비용 감축과 빅배스 효과가 서서히 가시화 되면서 실적도 안정세를 찾았다. 통합 초창기엔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원대로 확대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00억원을 웃도는 이자비용을 납입한 데 따라 마이너스 흐름을 나타냈지만 실적이 안정화 되면서 2016년과 2017년 각각 1조3000억원,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물산

개선된 현금흐름과 함께 자산 처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금자산 확보에도 주력했다. 지난해 서울 금천물류센터, 서초사옥 등을 매각해 1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앞으로 한화종합화학 등의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서 추가 현금 재원 마련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계열사 배당이 늘어난 효과로 매년 약 2조원에 달하는 배당수익도 챙기고 있다.

이처럼 안정화 된 현금흐름과 자산처분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부채상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통합 초창기 7조7000억원에 달하는 총차입금은 지난해 4조5000억원, 올해 2분기 4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부채비율은 같은기간 132%에서 80%로 축소됐다. 순차입금비율은 30%에서 단계적으로 줄어 지난해 말 0.4%까지 낮췄다. 올해들어서는 현금성 자산이 다소 줄어든 데 따라 약 3.5%로 계산된다.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말 4~6배 정도로 형성되면서 통합 초창기인 0.4배와 비교해 부담이 크게 개선됐다. 부채가 줄고 영업이익이 안정화 된 효과다.

삼성물산 내부는 물론 투자업계에서도 삼성물산이 통합 후 가장 안정화 된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보고 있다. 현금성 자산도 약 3조원을 쌓아놓으며 두둑한 실탄도 마련해 뒀다. 이를 활용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위한 계열사 지분 매집에 나서거나 추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국정농단 상고심 사건의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는 다음달을 전후해 투자 계획이 발표될 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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