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리스크관리 역량 빛났다 CCR 0.15%, 역대 '최저'…선제적인 부실채권 관리 영향
손현지 기자공개 2019-07-30 08:33:38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6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의 탁월한 리스크관리 역량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적인 건전성 재분류와 이에 따른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의 노력을 지속한 덕에 '부실여신 정리' 식의 충당금 적립 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상반기 대내외 경기침체 기조에 신용손실충당금 적립규모는 소폭 늘었지만,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KB금융은 '2019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대손충당금이 2867억원으로 전년동기(2998억원)대비 4.4% 감소했다. CCR은 누적 기준 0.18%(2분기 0.15%)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올들어 경기둔화 여파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누적)이 4.4%늘었지만 일회성 환입요인이 발생해 이를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분기에는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917억원으로 1분기(1021억원)대비 46.7% 나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7.2% 증가한 9911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시현했다.
자산취급은 우량차주 중심의 질적성장에 포커스를 맞췄다. 양적성장 보다는 잠재부실에 대한 리밸런싱에 주력한 것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59.8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0.9%, 3월말 대비 0.7% 성장했다. 하반기는 이보다 탄력적인 여신 정책을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손비용은 25bp이내 수준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CCR이 최저수준을 기록한 건 꾸준하게 수년간 꾸준히 부실채권을 관리해온 결과"라며 "이번에 일회성 요인인 한진중공업과 오리엔트조선의 대손충당금 환입 영향(세후기준 약 59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경상적 기준으로 순이익은 전분기대비 5.9% 상승, 누적CCR도 0.2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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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리스크관리 역량이 부쩍 강화됐다. 윤 회장은 취임후 체질개선을 전면에 내세운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왔다. 지난 2015년 3월에는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새로운 인물들로 재편하면서 'NPL커비리비율 강화'를 강력하게 주문하기도 했다. 이는 고정이하여신에 대비한 충당금(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버퍼(Buffer)를 늘리라는 얘기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위험관리 기본방침과 전략을 수립하고 여신(투자)안건의 한도를 설정하는 이사회 내 기구다. 윤 회장이 해당 기구가 개최때마다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부실채권 관리를 수차례 강조해왔다는데서 사실상 KB금융의 방향성이 드러난거나 다름없었다. 가시적으로 드러난 실적이 아닌 '건전성'이 핵심이었다.
이에 걸맞게 KB금융은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기업여신을 꾸준히 축소하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해운, 철강, 기계설비 등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왔다. 뿐만 아니라 여신자산개선커밋 도입, 위기경보모형시스템 구축,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대응하는 시스템 등 다양한 리스크체계를 시도하며 선제적인 위기대응 능력을 키워나갔다.
사실 충당금적립 강화는 표면적으로 실적개선과는 상충되는 경영전략이다. 충당금은 부실여신에 대비하기 위해 이익 일부를 떼어내 쌓아두는 자산을 의미한다. 충당금을 많이 적립할수록 이익이 줄어드는데 실적이 직원들의 성과지표(KPI)에도 반영된다는 측면에서는 달갑지 않은 전략이었다. 다만 윤 회장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이를 상시화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그 결과 자산건전성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지난 6월 말 KB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62.4%다. 지난 2014년 말 138%에 비하면 완충능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갖춘 셈이다. 실질 NPL비율은 지난해 말 1.01%로 0%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데 지난 2015년 2%대에 육박하던 것에 비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실질NPL비율이 개선됐다는 건 대손비용(Credit Cost)를 줄여 수익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
KB금융 관계자는 "과거 일시적으로 그레이존(회색지대) 여신이 늘어 고생을 했는데 점차 우량신규대출에 집중하면서 기존 잠재부실 여신 자체가 축소됐다"며 "이에 따라 충당금적립 변동폭도 크지 않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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