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30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주식 시장은 좋으면서 좋지 않다.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나눠 분석하면 그렇다. 소위 IPO(기업공개)로 불리는 발행시장은 예상 외로 좋다. 경기침체 우려로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IPO딜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올 7월까지 진행된 스팩(SPAC)을 제외한 37건의 수요예측 중 34건이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다. 1000대 1을 넘은 수요예측도 8건이나 된다. 흥행하지 않는 딜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달만 해도 6개 상장업체 가운데 5곳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에이에프더블류, 펌텍코리아, 아이스크림에듀, 세틀뱅크, 에이스토리 등이다.
유통시장이 좋지 않은 건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때문에 시장 상황을 감안 않고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 주관사나 발행사에 책임이 있다.
스마트폰 부품사 세경하이테크 사례를 말하기 위해 꺼낸 이야기다. 반대 의미로 주목 받고 있다. 이달 중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8대 1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바닥권 성적이다. 부품업종이 업황과 실적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편견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IPO 연기가 아닌 강행을 택했다. 주당 공모가(3만5000원)를 평가액(7만3258원)의 절반 이하로 낮추는 강수를 뒀다. 성장을 위한 자금확보가 대주주 지분율 희석 강도가 높아지는 것보다 중요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턱걸이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영민 세경하이테크 대표는 더벨 인터뷰를 자청했다. 회사가 저평가된 이유와 극복방안에 대해서 절절히 설명했다.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마당에 엄밀히 말하면 굳이 할 필요나 의무가 없는 인터뷰였다. 세경하이테크를 믿고 투자해준 고객들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 이제 상장사가 됐으니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최소한의 주가관리 의무를 다하려했다. 이 대표는 절치부심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도 했다. 꼴찌로 입성했지만 코스닥 톱50 안에 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IPO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다. 1등으로 입성해 바닥권 성적을 내는 기업이 있다. 그리고 꼴찌 입성을 마다 않고 성장을 택한 기업이 있다. 물론 1년 뒤, 5년 뒤에는 결과가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 대표는 출발점에서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였다. 결과도 창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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