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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중진공 사업 '울며 겨자먹기'…수수료 고충 스케일업금융 협조, 중소기업 평가…건당 수백만원, 인건비도 안돼

이경주 기자공개 2019-08-05 14:10:33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의 중소기업 자금지원 사업인 ‘스케일업금융'을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속앓이도 만만치 않다. 가장 바쁜 정기평가 시즌에 수백개 중소기업 신용평가를 새롭게 병행하느라 진땀을 뺐다. 무엇보다 인건비가 안 나올 정도의 낮은 수수료가 문제가 됐다.

수수료는 중진공이 개입한 결과로 알려졌다. 정부규제를 받고 있는 신평사들은 중진공 평가의뢰나 수수료 개입을 거부할 수도 없다. 이른바 ‘울며 겨자먹기' 사업이 됐다. 업계에선 수익을 동반하지 않은 업무확대는 평가 품질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상가 1000만~5000만…중진공은 300~400만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200여개 중소벤처기업들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를 마무리 했다. 중진공이 연 초부터 추진한 스케일업금융 사업 대상자 선정을 위해 두 신평사에 의뢰한 건이다.

스케일업금융은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이 직접금융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5월 1차 발행(최대 2000억원) 대상자 모집에 248개 기업이 신청했다. 대다수가 첫 발행이기 때문에 대대적인 신용평가 작업이 수반됐다.

문제는 수수료다. 한기평과 나신평은 건당 300만~400만원을 보수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상가의 반값 수준이다. 한기평의 경우 회사채 본평가 기본수수료만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

한기평 수수료
한기평 회사채 본평가 기본수수료(사진:홈페이지)

구간별 자산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비례한다. 자산규모가 1000억원 이하면 모두 1000만원이다. 중소기업(중소기업기본법상)의 경우 여기서 30%를 할인해 준다. 이를 감안해도 중소기업 최소 기본수수료는 700만원이다. 여기에 비례수수료(발행금액의 만분의 일)를 더한 것이 최종 가격이다.

시장자율이 아닌 중진공이 개입한 결과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사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중진공이 나서 신평사와 가격을 협상한 결과"라며 "시장자율에 맡겼다면 나올 수 없는 바닥권 수수료"라고 말했다.

◇사업 취지는 '훌륭'…일방 희생, 평가 경쟁력 약화 초래

신평사들은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해소와 자본시장 확대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스케일업금융 취지 자체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수준인 현 수수료율은 평가 품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평사들은 약 500개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하고 있다. 주요 고객들은 대다수가 자산규모가 2조원이 넘는 대기업들이다. 이들로부터 받는 회사채 본평가 건당 수수료는 최대 5000만원에 이른다. 인력도 이 같은 수익구조에 맞게 갖춰져 있다.

여기에 200여개 중소기업 평가가 추가됐다.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신용평가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똑같은 품이 드는 작업이다. 특히 중진공 사업에 신청한 기업들은 대다수 첫 발행이다. 기존에 구축된 데이터가 없어 보다 시간이 많이 든다.

신평사들은 업무는 대폭 늘어났는데 인력확충은 고려할 수 없다. 수익이 함께 늘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중진공 사업 평정작업도 기존 연구원들이 십시일반 나눠 부담했다. 평가업무를 떠난 연구원까지 복귀시켜야 할 정도로 인력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인 정기평가시즌과 중진공 업무가 겹쳐 고충이 더 컸다. 핵심 업무에 대한 품질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 취지 자체는 높게 평가하지만 연구원들이 혹사되는 구조가 만들어 진 것은 문제"라며 "연구원들은 기본 담당 업체에 더해 완전히 새로 평가해야 업체가 대거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발행사 입장에선 좋겠지만 신용평가를 참고해야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긍정적이지 않은 일"고 덧붙였다.

반면 중진공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 취지에 동참해 신평사들이 협조해 준 측면이 있다"며 "신평사 입장에서도 중소기업 회사채라는 신시장이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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