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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펙사벡 임상중단 쇼크]CB 투자 키움증권·수성운용 대응 방안은키움증권 1000억 인수후 셀다운, 금리 스텝업으로 버티기…만기 상환여력 '촉각'

정유현 기자/ 이민호 기자공개 2019-08-05 08:20:24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6: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이 '펙사벡' 임상 중단 권고를 받으며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하자 메자닌 투자를 감행했던 투자자들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당초 펙사벡 임상 3상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감행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전환사채(CB) 인수자들은 30회차 CB 발행 당시 풋옵션뿐 아니라 펙사벡 무용성 평가 결과에 따라 이율을 상향하는 스텝업(Step-up) 조항을 삽입하며 안전장치를 마련한 바 있다. 운용업계는 신라젠 전환청구권 행사 가능일이 6개월 정도 남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주가가 전환가액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6.0%로 높아진 조기상환이자율을 수취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에 기대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 30회차 CB 주관사 키움증권, 대거 셀다운…일부 PI 투자도 있는듯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3월 1100억원 규모로 30회차 CB를 발행해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비용, 운영비 등을 시장에서 조달했다. 30회차 CB는 2016년 11월 증시 입성 후 신라젠이 발행한 첫 메자닌이었다. 신라젠 초기 메자닌 투자자들이 주가 폭등으로 수백 퍼센트의 수익률을 거둔만큼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펙사벡 3상 진행 결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투심이 냉각됐다.

신라젠의 첫 목표 금액은 3000억원 조달이었지만 불안감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를 취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을 주축으로 몇몇 운용사가 CB 인수에 참여하며 시장에서 1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30회차 CB의 만기는 2024년 3월로 투자자들은 2020년 3월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1%와 3%로 책정됐다.

30회차 CB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키움증권이다. 발행 주관사를 맡기도 했던 키움증권은 1000억원 규모 물량을 인수한 직후 다수 운용사와 금융기관에 대부분 물량을 셀다운한 상태다. 키움증권이 셀다운을 끝낸 물량은 약 900억원 수준으로 현재 100억원에 소폭 미달하는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은 아이온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설립한 투자조합을 통해 메자닌 물량을 일부 담기도 했다. '키움아이온코스닥스케일업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5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외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20억원어치를 담았고 수성자산운용이 '수성코스닥벤처 멀티에셋공격투자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통해 20억원, '수성멀티메자닌P4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통해 1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CB 인수자들에는 발행 2년 이후부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삽입하며 자금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풋옵션 행사시 만기이자율 수준의 조기상환이자율이 가산된다. 반면 신라젠에는 발행 1년 이후부터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부여됐다. 콜옵션은 권면총액의 30%(330억원)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콜옵션 행사에 따른 중도상환이자율은 8.0%다.

CB 인수자들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 결과에 따라 만기이자율과 조기상환이자율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스텝업 조항도 삽입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무용성 평가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경우 만기이자율과 조기상환이자율은 발행 1년 이후부터 6.0%로 상향 조정되는 조건이 있었다. 1일 오전 9시(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간)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 (DMC)가 무용성 평가 결과 신라젠에 펙사벡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며 이자율 상향 조항이 현실화 됐다.

◇ '스텝업 금리'에 거는 기대, '관건'은 만기 상환 여력

이날 임상 결과가 예상과는 다르게 도출되며 투자자들은 CB 발행 조건을 다시 파악하고 신라젠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했다. 키움증권은 신라젠 측과 미팅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이온자산운용과 수성자산운용도 신라젠 측 상황을 파악 중이다. 전환청구 행사일이나 풋옵션 행사일이 도래할 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단기간 큰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운용업계는 당분간 신라젠 주가가 다시 큰 폭으로 회복할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향후 신라젠 측의 대응 방향에 따라 주가가 소폭 회복할 가능성도 있지만 투자심리 위축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CB 인수자들이 전환을 청구할 수 있는 내년 3월까지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도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환을 통한 차익실현은 요원해질 전망이다.

30회차 CB 전환가액은 최근 신라젠 주가 하락에 따라 하향 가능한 최하단인 4만9078원까지 조정(리픽싱)된 상태다. 1일 종가 기준 신라젠 주가는 4만4550원이지만 2일 개장 전 신라젠이 펙사벡 무용성 평가 결과를 공시하면서 이날 하한가인 3만1200원까지 하락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전환 가능일이 6개월 넘게 남았지만 현재 시장 충격 정도를 고려해보면 단기간 전환가액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낮게 보인다"며 "전환권에 대한 가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CB 인수자들로서는 스텝업 조항에 의해 6.0%로 높아진 조기상환이자율을 수취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에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은 2021년 3월부터 행사 가능하다. 다만 이 시기에 이르러 풋옵션 행사분에 대해 신라젠에 상환 여력이 존재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진행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신라젠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035억원 수준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신라젠 측에서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 규모를 잘 관리한다면 조기상환이자율을 반영하더라도 상환재원 마련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은 임상시험에 투입되며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풋옵션 행사 때까지 재무관리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며 "디자인을 변경해 임상을 다시 진행하는 등 신라젠 측의 대응방안이 발표되면 기업가치가 일정 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추가자금 조달을 통해 상환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라젠 측에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고 있다. 운용 업계 측에만 "사태 파악중이다"라는 짧은 답변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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