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05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용하는 한국IT펀드(KIF)는 이동통신 3사가 재원을 출연해 조성한 민간 모펀드(Fund of Fund)다. 태생적으로 다른 정책자금 출자기관과 달리 모펀드 재원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최근 벤처투자 활성화로 정책자금 출자기관들이 몸집을 불려나가면서 KIF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큰 무대일수록 선수들이 모이는 건 당연한 논리다. 연간 수천억원을 출자하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나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 정책기관 모펀드에는 수많은 벤처캐피탈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우수한 위탁운용사를 모으지 못한다면 모펀드 전체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한계에 직면한 KIF는 새롭게 판을 짰다. 체급은 작지만 특화펀드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만들었다. 올해 KIF가 조성하는 자펀드들은 △5G 특화 △지능정보 △초기 스타트업이다. 모두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연관돼있다.
특화펀드이지만 오히려 시장 친화적으로 설계해 운용사에 대한 허들은 낮췄다. 예컨대 지능정보는 빅데이터 등과 같은 ICT 기술을 활용한다면 핫한 바이오·헬스케어도 주목적 투자처로 담을 수 있다. ICT가 아닌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들도 KIF 자펀드 운용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셈이다.
타기관과 자금 매칭에도 문호를 열었다. 벤처펀드 대형화 추세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 차라리 이에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벤처펀드 규모를 키우려는 운용사들이 저마다 KIF를 찾도록 만들었다. 의무투자에 KIF 출자금 대비 2배 이상 주목적 분야 자금집행을 단서로 둬 정책적 목표 달성이라는 실리도 챙겼다.
올해 출자사업 흥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사전 설명회에는 벤처캐피탈 관계자 40여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운용자산(AUM)을 공격적으로 불리고 있는 이들과 새롭게 간판을 연 신생사 관계자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참석했다.
KIF가 택한 승부수는 명확하게 표적을 향했다. 정책자금을 바탕으로 규모를 키우는 이른바 '공룡' 출자기관 틈바구니에서 차별화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KIF가 모험자본 출자에서 만들어나갈 성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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