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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 '시동', 판매사·운용사 '초긴장' [손실위기 선진국금리 DLS]법무법인 한누리가 대리 자격, 우리·하나은행+KB·유경·교보악사·유진운용 등

허인혜 기자공개 2019-08-14 08:08:2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2일 14: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과 영국 등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파생연계펀드(DLF)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법무법인 한누리를 대리로 소송전에 나선다. 한누리는 해당 상품의 판매사들이 독일 국채 등 국제 금리가 하락세를 맞은 상황에서 충분한 설명 없이 상품을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한누리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해 아예 계약을 취소해 원금을 모두 돌려 받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우리파워인컴펀드소송' 등을 담당했던 법무법인 한누리가 해외 금리연계형 DLS·DLF 불완전판매 사건에 투자자 대리 자격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투자원금) 반환의 두 갈래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누리는 독일과 영국 등 해외 금리의 하락세가 뚜렷한 데도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점에 주목했다. 판매 시점부터 금리가 하락기를 맞고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상품 판매를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송성현 한누리 변호사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2019년 3월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인 -0.578%를 기록했다"며 "당시 이와 같은 사실(금리 하락세)을 알았거나 설명을 들었다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상품의 기대수익률은 3~5%였지만 일부 상품에서 최대 90% 가까운 평가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수익과 손실 간의 불균형도 지적했다. 상품의 설계상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더라도 투자자의 이익은 최대 5%에 그치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손실 100%까지도 각오해야 해 공평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쟁점은 '충분한 설명' 여부다. 송성현 변호사는 "이들 상품은 대체로 안정적인 금융상품인 것처럼 설명돼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명과 구조에 유럽 선진국인 영국과 독일, 금리라는 표현이 있어 투자자로 하여금 예금과 같은 상품인 것처럼 오인할 우려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투자자들은 대부분 고령자나 퇴직자, 주부 등 안정적 투자성향을 가지는 사람들로 알려졌다"며 "상품 판매에 있어서 적합성의 원칙, 설명의무 내지는 투자자보호의무 등의 위반 소지가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유사한 사례로 2012년 불거진 '우리인컴펀드'가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700억이 몰린 이 펀드는 미국 금융사의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해 고정 이자를 받는 구조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고꾸라졌었다. 당시 우리인컴펀드의 일부 판매사들이 이 상품을 예금의 한 종류인 것처럼 오인토록한 사실이 인정돼 20~40%의 손실금을 배상했었다. 한누리는 재차 소송에 나선 투자자 340명을 대리해 원리금을 포함해 약 47억원의 승소판결을 따냈다.

한누리는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계약 사기'의 가능성도 열어 둘 방침이다. 단순 손해배상청구와 달리 계약 사기로 분류되면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투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어서다. 불완전판매 판결 시에도 보상은 받게 되지만 원금 전액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했던 '피닉스 펀드'가 계약 취소 인용을 받아 원금손실에 대한 일부 전액 보상을 한 바 있다. 만약 이번 해외 금리연계형 상품으로 계약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법원이 유사한 사례에서 투자자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 첫 사례가 된다.

송 변호사는 "투자자와 판매회사 간의 금융투자상품거래가 사기 등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투자자는 민법 제109조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제110조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제741조 부당이득의 내용 등의 법적 근거로 계약 취소와 그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청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날(12일)부터 소송 참여 투자자들의 신청을 받은 뒤 9월 중순께 1차 소송에 돌입할 방침이다. 한누리는 소송 초안은 완성한 상태로 9월 안에 소장 제출을 목표로 했다. 피해 금액은 최대 1조원으로 추산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4000억의 판매고를 올렸고 기타 판매사들의 실적도 상당하다는 계산이다. 모집 전 주말부터 하루 10여명 이상의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누리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소송은 다수당사자 소송으로 재판 결과는 소송 참여자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송성현 한누리 소속 변호사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포함해 6곳의 자산운용사·증권사가 1차 소송 대상"이라고 말했다. DLF와 연관된 자산운용사는 KB자산운용과 유경PSG자산운용, HDC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DB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이다.

한편 상품을 판매했던 PB는 책임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누리의 소송 대상이 시중은행을 포함한 판매사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으로 PB에게 다시 책임을 물으려면 은행이 일단 패소한 뒤 구상금을 청구해야 한다. 해당 상품의 경우 기획상품의 성격이 짙어 은행 등이 PB에 재차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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