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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에어버스와 합작회사 KAI-EC 청산 합의기간 만료..."독자적으로 마케팅 활동 전개"

김성진 기자공개 2019-08-23 08:55:19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1일 09: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KAI)가 국산 헬기 수리온 수출을 위해 에어버스헬리콥터스(AH)와 설립한 수출전담회사 KAI-EC를 청산했다. 이는 AH와 협업을 통한 수리온 수출 효과가 사실상 전무한 데 따른 판단이다. KAI는 지난 2012년 수리온 개발을 완료한 이후 해외 수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으나 아직 단 한 건의 수출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KAI는 앞으로 독자적으로 수리온 수출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1일 KAI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AI는 올 6월 KAI-EC 청산을 완료했다. 초기 투자금액은 28억500만원이었으나 청산 전인 올 1분기 기준 장부가는 2억70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KAI는 KAI-EC 청산으로 991만1000원의 처분손실을 인식했다. KAI-EC는 지난 2011년 KAI와 AH가 수리온 수출을 위해 51대 49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수리온은 대한민국 국군의 노후화된 헬기 UH-1과 500MD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가 공동으로 사업을 주관했으며,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KAI와 함께 개발에 참여했다. 당시 헬기 개발 경험이 없던 KAI는 AH로부터 기술과 설계 등의 도움을 받아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고 6년 만인 2012년에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비용은 모두 1조3000억원이 들었다.

정부와 KAI는 수리온 개발 단계부터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염두에 뒀다. 단순히 자체적으로 헬기를 만들어 국내 노후 헬기를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국제적 방산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었다. KAI는 수리온을 300대 이상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AH와 마케팅 협업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AH가 전 세계 헬기시장에서 상당한 점유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어 국산 헬기 수출의 첫 물꼬를 트기 위한 맞춤 파트너로 여겨졌다. 또 AH가 수리온 개발에도 참여해 수리온의 상품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러나 KAI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 2012년 수리온 개발을 완료한 이후 현재까지 약 7년 동안 단 한 건의 수출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인도를 비롯해 페루, 이라크, 태국 등이 첫 수출 대상국으로 거론됐으나 실제 수출로 연결되진 못했다.

특히 올 초에는 정부와 KAI가 공들여온 필리핀 수출도 무산됐다. 필리핀이 2500억원 안팎의 예산으로 헬기 구매의사를 나타낸 데 따라 수리온 10대(대당 약 250억원)수출이 기대됐으나, 필리핀은 막판 미국산 블랙호크를 구매키로 결정했다.

수리온 수출 실패 주요 원인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인지도가 낮은 KAI가 새로운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오히려 경쟁업체들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리온 필리핀 수출이 실패한 것도 결국은 가격에서 밀렸다고 봐야한다"며 "아직 국내 방산업체들은 해외 주요 방산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이겨낼 만한 힘이 없다"고 말했다.

KAI는 앞으로 독자적으로 수출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AH와 협업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었으나, 사실상 시너지 효과가 전무한 데 따른 판단이다. KAI 관계자는 "협력관계는 유지하되 KAI-EC는 합의 기간 만료로 청산한 것이다"며 "향후 독자적으로 수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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