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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채 '강제상환' 옵션은 선택 아닌 필수? [Market Watch]비공시 포함시 비중 급증, 수요 풀 한계·기업 신용 불안 등 여파

김시목 기자공개 2019-08-23 09:35:24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2일 15: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기업이 즉시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강제상환' 옵션 사모채의 발행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공시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흐름은 제한된 투자자 풀에서 비롯된 게 큰 것으로 분석된다. 소수의 기관들이 사모채를 매입하면서 이들의 입김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기업 실적 및 신용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등급 하락은 곧 기관의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사모채 '강제상환' 트리거 의무화

올해도 강제상환 옵션이 달린 사모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용도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줄줄이 옵션 조항을 받아들이며 발행을 성사시켰다. 옵션 조항을 밝힌 곳은 한화시스템(600억원), 호텔롯데(500억원), 동화기업(300억원), 현대케미칼(1500억원) 등이다.

강제상환 사모채는 지난해 급격히 그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까지 해당 옵션부 사모채는 드물었다. 발행사나 투자자 여건에 따라 콜옵션이나 풋옵션이 걸리긴 했지만 강제상환 조건의 경우 찾아보긴 힘들었다. 롯데그룹, LG그룹 등도 이를 활용했다.

업계에서는 강제상환 옵션을 공시한 사모채를 비롯 공시하지 않거나 비등록 사모채를 포함하면 사례는 부지기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채 기업은 옵션을 수용하는 대신 보다 유리한 금리를 설정했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금리하락 여파로 쉽지 않다는 평가다.

강제상환 옵션이 사모 시장에 확산되면서 더는 발행사와 투자자 간 거래 조건 등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찾아보기 힘들었던 '강제상환' 옵션이 선택의 차원을 넘어 의무적으로 포함시켜야 하는 쪽으로 변한 셈이다.

IB 관계자는 "강제상환 옵션을 별도 공시하지 않거나 비등록 사모채까지 넓히면 비중은 급증한다"며 "사실 옵션없이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모채가 트리거 조항을 붙어서 나온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 신용 불확실...제한된 투자자 풀 영향

현재 추세는 기업 신용도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영향이 크다. 최근 대기업 계열사의 실적 저하와 신용도 불안 속에 기관 입장에선 등급 하향에 따른 투자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사모채의 경우 공모채와 달리 유통 여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대응에 취약하다.

사모채 투자자 풀(pool)이 제한적이란 점도 '강제상환' 옵션이 확산되는 이유로 꼽힌다. 열 곳 안팎의 사모채 투자자들이 물량을 소화하면서 이들의 입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한두 곳이 먼저 강제상환 옵션을 선택할 경우 적용 대상이 바로 확대되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일부는 투자자에 유리한 옵션에도 불구 금리까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제한된 수요 여건에 기인하는 게 크다"며 "정확한 투자 규모나 포트폴리오 등의 확인은 어렵지만 기업 신용 불안속에 투자자의 입김이 세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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